퍼펙트 골드! 반복의 힘

퍼펙트 골드! 반복의 힘공부 잘하는 아이의 비밀, 반복학습

글. 박민근(마인드클린 심리상담센터 원장) | 모델. 강준혁 |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그림스튜디오 | 2016년 8호

2016. 08. 12 404

양궁 선수가 과녁을 향해 활시위를 겨눕니다.
침 넘기는 소리조차 미안해질 만큼 고요한 순간, 화살이 날아가 과녁에 꽂힙니다.
과녁의 가장 안쪽인 ‘골드’ 중에서도 지름 6.1cm에 해당되는 가장 안쪽 지점, ‘퍼펙트 골드’에 꽂힙니다.
70미터 떨어진 거리에서 페트병 뚜껑 두 개를 합한 정도의 크기를 맞추는 일이 어떻게 가능할까요?
바로 반복 훈련의 결과입니다. 공부도 다르지 않습니다.
목표한 과녁을 정확히 맞추기 위한 최고의 노력은 바로 반복학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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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습 부진아가 된 게으른 천재

유치원부터 초등학교까지 쭉 같이 다닌 윤호와 서준이. 반짝반짝 머리가 좋은 윤호는 처음 접하는 내용도 금세 따라가며 선생님의 칭찬을 받았습니다. 서준이는 윤호보다 한발 늦게 받아들이긴 하지만 성실하게 과제를 해내는 것으로 칭찬을 받았죠. 그런데 두 아이의 성적은 학년이 올라갈수록 벌어졌습니다.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요? 돋보이지 않던 서준이는 영재원에 선발될 정도로 공부를 잘하게 되었고, 정작 ‘영재’ 소리를 듣던 윤호는 공부를 싫어하게 되었습니다. 이 사실을 받아들이기 힘들었던 윤호 어머니는 학습 상담을 받으며 뒤늦게 문제를 알게 되었죠.
“윤호 어머님, 아이의 게으른 습관을 잘 다스리셔야 해요.”
“네에?”
“윤호는 또래에 비해 지능도 높고 이해력도 좋아요. 문제는 이런 아이들의 경우 머리만 믿고 공부에 게으름을 피울 때도 많다는 거죠. 공부는 지능보다 노력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깨닫게 하고, 매일 꾸준히 반복학습을 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는 게 좋아요.
개인차를 고려하지 않은 학습은 위험합니다. 학년이나 교육 과정보다 더 중요한 것은 아이의 수준이죠. 그것을 정확히 파악해서 아이가 조금 어려워할 만한 과제를 내 주고, 이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재미와 성취감을 느끼게 하는 일이 중요합니다. 어릴적 뭐든지 금세 이해하던 윤호는 자기는 머리가 좋고, 조금만 공부하면 얼마든지 잘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하고 있었죠. 그러나 학년이 올라가고 공부의 부담이 커지면서 한계에 부딪쳤고, 공부가 점점 재미없어지고 만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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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꼭 기억에 남아 줘!

“시윤이 어머니, 오랜만에 뵙네요.”
상대는 인사를 하는데, 시윤이 어머니는 난감합니다.
‘분명히 만났던 사람인데, 누구지? 아이 반 학부모인가? 맞다! 유치원 선생님!’
우리의 기억력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사람 이름과 얼굴을 기억하는 데도 노력이 필요하죠. 처음 만난 사람이라면, 만난 뒤 몇 분 내로 다시 한 번 떠올려 보는 것이 오래 기억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인간은 새로 입력된 정보를 얼마 지나지 않아 상당 부분 잊어버립니다. 매 순간 보고 들은 것들을 머리에 꽉꽉 채워 넣고 산다면 우리 뇌는 견디지 못할 겁니다. 그래서 중요한 것들만 남기고 대부분 흘려보내는 겁니다. 그러나 공부한 내용을 그렇게 흘려보낼 수는 없겠죠? 이 내용이 기억에 꼭꼭 남길 만큼 중요하다는 사실을 우리 뇌에 인식시켜야 합니다. 그것이 반복학습입니다. 기억이 완전히 지워지기 전에 복습하면 기억 저편으로 사라지던 내용을 다시 되살려 장기기억으로 저장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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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전략, ‘자체 시험’과 ‘오답노트’

학교에 다녀온 아이가 “나 이제 방정식 다 알아.”라고 하는 말, 그대로 믿으시나요? 진실이기도 하고 아니기도 합니다. 수업 내용을 잘 이해한 것일 수는 있지만, 그렇다고 진짜 ‘다 아는’ 것은 아니죠. 정말 안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은 반복학습을 통해 제대로 암기하고 이해하는 과정을 거친 다음에 나올 수 있습니다.
인간의 뇌와 인지 특성에 근거한 학습 이론을 소개하는 책 [어떻게 공부할 것인가]에서는 반복학습과 관련해 우리가 흔히 저지르는 실수와 바른 반복학습에 대해 설명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몇 시간 공을 들여 밑줄을 치며 공부하거나, 열심히 강의를 들으면 자신이 배운 내용을 언제든 다시 떠올릴 수 있다는 감각에 빠진다는데요, 그것을 ‘거짓 감각’이라고 합니다. 실은 그것도 금세 잊힐 수밖에 없기 때문에, 오래 기억하려면 복습해야 한다는 거죠. 올바른 방법으로요.
배운 내용을 점검하며 ‘자체 시험’을 보는 것은 좋은 반복학습 방법입니다. 예를 들어 동영상 강의를 들었다면 배운 내용을 한두 번 정리한 뒤에, 셀프테스트용 문제로 자체 시험을 보거나 ‘∼에 대해 설명해 보라’라는 문제를 내고 답하는 공부 방식을 따라야 합니다.

교재나 슬라이드 자료에 밑줄을 긋고 강조 표시를 하는 것보다는 교재를 보며 스스로 내용을 정리한 뒤 ‘자체 시험을 보는 것’이 훨씬 더 효과적입니다. 우등생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오답노트는 자체 시험을 쳤을 때 틀린 문제를 정리하고 분석하기 위해 필요한 도구입니다. 자체 시험과 오답노트가 생활화된다면, 더없이 든든한 공부 습관을 얻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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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력은 배신하지 않았다

학습 상담을 받은 다음부터 윤호는 매일 한두 시간 동영상 강의를 시청한 뒤 강의 내용을 노트에 정리하기 시작했습니다. 교재를 참고해 가면서요. 그리고 셀프테스트 문제집으로 열 문제 이상 자체 시험을 봤습니다. 그때 틀린 문제는 반드시 선생님께 묻고 다시 설명을 듣거나 답지를 통해 분석했죠. 대신 집중하지 못하고 시간만 때우던 과외, 학원 수업 등은 스케줄에서 뺐습니다. 그랬더니 총 학습 시간은 줄었지만, 학습효율화지수는 크게 높아졌습니다.
참, ‘학습효율화지수’가 뭔지 아시나요? 들인 시간에 비해 얼마나 학업 성과를 내는가를 알아보는 지표를 말합니다. 몇 년 전 OECD 30개국에서 치러진 ‘PISA(국제학업성취도평가)’에서 한국의 등수는 2위였지만 학습효율화지수는 다른 나라에 못 미쳤습니다. 1등인 핀란드와 시험 점수는 거의 차이가 없었지만, 학습 시간은 우리 아이들이 2배 가까이 많았지 뭡니까. 그만큼 공부를 효율적으로 하지 못한다는 것이죠. 이는 아이들이 효과적인 학습의 핵심인 반복학습을 제대로 실천하지 못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몇 달 뒤 들려온 윤호의 소식은 놀라웠습니다. 성적이 많이 향상된 것은 물론이고, 배운 내용은 스스로 스케줄을 정해 복습하는 습관이 자리 잡았다는 겁니다. 공부 습관을 잡았으니, 앞으로도 윤호는 잘 해내리라 믿습니다. 이렇듯 아이의 공부 습관을 잡아 주기 위해서는 ‘노력’이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려 주는 것도 중요합니다. 온전한 공부는 노력의 중요성을 알 때 시작되거든요. 노력은 배반하지 않습니다. 그것을 잘 알고 있는 아이라면 반복학습과 공부의 중요성도 잘 알고 있을 테고요.

지금 우리 아이는 반복학습을 잘하고 있을까요? 다음 체크리스트를 통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우리 아이는 ‘효과적인 반복학습’을 하고 있을까요?

* 아이가 아래 문항에 솔직하게 응답할 수 있도록 편안한 분위기를 조성해 주세요.
만약 아이가 체크한 내용이 부정확하다는 판단이 든다면 부모가 직접 관찰을 통해 체크해 보기 바랍니다.

아래 항목들에 모두 체크해 보시기 바랍니다. (단, 절대 척도는 아닙니다.)

1. 나는 시험에 나올 문제가 무엇일지 늘 생각한다.

 
 

2. 나는 공부한 내용을 잘 이해했는지 알기 위해 스스로 정리한다.

 
 

3. 나는 공부 도중에, 전에 배운 내용이 나오면 다시 한 번 복습한다.

 
 

4. 나는 문제를 풀다가 틀리면 왜 틀렸는지 책을 찾아보고 분석한다(오답노트 작성).

 
 

5. 나는 그날 배운 내용의 요점을 저녁에 항상 노트에 정리한다.

 
 

6. 나는 모르는 내용이 나오면 책이나 예전 교과서를 뒤져 이해하려고 노력한다.

 
 

7. 나에게 시험 공부란 얼마나 아는지 확인하기 위한 것이다.

 
 

8. 나는 지금 공부하는 내용을 전에 배운 내용들과 관련지어 본다.

 
 

9. 나는 주간 단위, 월간 단위로 학습 계획을 짜서 꾸준히 실천한다.

 
 

10. 나는 공부한 내용을 확실히 아는지 자체 시험 등으로 확인한 뒤 다음 공부로 넘어간다.

 
 

11. 나는 책이나 교재를 읽다가 이따금 멈추고 읽은 내용을 되새겨 본다.

 
 

12. 나는 모르거나 이해하기 어려운 내용이 나오면 선생님이나 부모님께 적극적으로 질문한다.

 
 

13. 나는 시험 공부하면서 예상 문제를 만들어 본다.

 
 

14. 나는 시험 준비를 할 때 2~3회 반복해서 공부한다.

 
 

15. 나는 암기할 때 단번에 다 하려고 하기보다 여러 번 나눠서 암기한다.

 
 

복습, 이렇게만 하면 문제 없어!

  1. 1. 매일 정해진 시간에, 일정 시간 복습하는 습관을 갖도록 돕는다.
  2. 2. 자체 시험을 통한 복습을 습관화하도록 지도한다. (예를 들어 매일 수학 열 문제를 스스로 골라 푸는 식으로)
  3. 3. 학습 내용과 테스트는 학년에 구애받지 말고, 절대적으로 아이의 수준에 맞춘다.
  4. 4. 동영상 강의를 들었다면 스스로 배운 내용을 한 번 더 정리하게 하고, 잘 정리했는지 수시로 점검한다.
  5. 5. 자체 시험에서 부족한 부분이나 틀린 문제는 항상 오답노트를 통해 스스로 정리하고 분석하도록 돕는다.
  6. 6. 학습 목표와 분량을 스스로 정할 수 있게 하고, 스케줄표도 스스로 작성할 수 있도록 지도한다.
  7. 7. 스케줄표대로 복습과 자체 시험을 꾸준히 실천하고 있는지 수시로 점검한다.
  8. 8. 기억법, 개념 학습법 등의 학습 기술을 충분히 숙달할 수 있도록 지도한다.
  9. 9. 아이가 너무 힘들어하거나 싫증 내지 않도록 모든 과정에 대화를 하며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