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화동이 들려주는 혜화동 이야기

혜화동이 들려주는
혜화동 이야기 JCC미술관 특별기획전 <혜화동풍경>

글. 편집부 | 2016년 5호

2016. 05. 20 282

혜화동, 그 이름만으로도 그리움에 지그시 눈을 감게 됩니다.
너무도 익숙한, 그래서 더 아련한 그곳에서 한 통의 초대장이 날아왔습니다.
바쁜 일상 속에서 잊고 지냈던 아름다운 유년 시절이 아련히 떠오릅니다.
자, 이제 추억 속으로 떠날 채비를 모두 끝마쳤습니다.
술래를 찾는 아이가 되어 골골샅샅 숨어 있는 옛 추억을 찾아 떠나볼까요?

혜화동이 최근 사람들 입에서 자주 오르내립니다. “오늘은 잊고 지내던 친구에게서 전화가 왔네.”로 시작하는 노래 <혜화동> 덕분이지요. 1980년대의 따뜻한 풍경을 추억하게 했던 인기 드라마에 삽입되어 음원 차트를 휩쓸기도 한 이 노래에는 혜화동 좁은 골목길을 누비고 다니던 화자의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화자는 먼 곳으로 떠난다는 친구의 연락을 받고, 문득 혜화동 그 시절을 떠올립니다. 노랫말처럼 대체 우리는 ‘얼마나 많은 걸 잊고’ 살아왔을까요.
2015년 10월 개관한 JCC미술관은 2016년도 첫 번째 전시로 혜화동 로터리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근현대 문화예술인들과 동시대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혜화동풍경惠化洞風景>을 준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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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화동은 날마다 밤마다
떠났다간 돌아오고
돌아왔다간 떠나는
나의 터미널…

-조병화 시인 연작시 <혜화동 풍경> 中에서

조병화 시인의 시를 보면 혜화동은 사람들이 떠났다 돌아오기를 반복하는 터미널 같은 곳이었나 봅니다. 근현대 문화형성기에는 문학과 미술, 음악, 연극 등 다양한 문화예인들이 교류하며 예술혼을 다졌던 문화발상지이기도 하고요. 이런 혜화동의 명맥은 오늘날까지 이어집니다. 혜화동에는 ‘문화예술의 거리’가 있고, 무수한 공연장과 전시장이 있습니다. 에너지가 넘치는 젊은 예술가들의 모습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고요. 과연 무엇이 이 작은 동네를 유구한 시간 동안 문화예술의 중심지로 만들었을까요?
JCC미술관 특별기획전 <혜화동풍경>은 바로 이 질문에서 비롯되었습니다. 그리고 답을 찾고자 지난 풍경과 지금 이 순간의 혜화동을 살펴보기로 했습니다. 혜화동 골목길을 재현한 전시장에 들어서면 혜화동, 그중에서도 로터리를 중심으로, 한 시대를 풍미한 예술가들과 지금의 혜화동을 살고 있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혜화동에 관한 많은 시와 에피소드를 남긴 시인 조병화, 한국인의 정체성과 역사의식을 치밀하게 담아낸 소설가 한무숙, 명륜동 자택인 관어당과 동양서림을 오갔을 화가 장욱진, 70년 넘는 세월을 혜화동의 터줏대감으로 살았던 화가 이대원. 이들의 흔적을 통해 혜화동이 품은 문화예술의 향취를 느낄 수 있습니다. 더불어 지금의 혜화동에 살고 있는 지역민들의 영상다큐멘터리를 통해 혜화동이 품은 문화예술적 가치와 장소성을 드러냅니다. 일단, 이정표를 따라오세요. 네 가지 이정표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첫 번째 이정표는 매일 아침 그 자리에 있는 ‘혜화동 로터리’입니다. 한때 벚꽃놀이 인파로 가득했던 창경궁, ‘혜화동 할아버지’로 불리던 김수환 추기경이 생전에 머물던 천주교 주교관이 바로 이곳 혜화동 로터리와 이웃하고 있지요. 혜화로와 창경궁로, 대학로와 동소문로가 만나는 로터리를 통해 혜화동의 과거와 현재를 동시에 만나 보세요.
두 번째 이정표에서는 시인 조병화, 소설가 한무숙이 기다립니다. 조병화 시인의 혜화동 관련 작품 및 유품이, 한무숙 소설가의 작품 및 유품이 다수 전시됩니다. 특히 한무숙 소설가의 회화는 일반에 처음으로 공개됩니다. 혜화동을 사랑하기로 유명했던 이 두 작가의 흔적을 보고 있노라면 문화예술의 그윽한 향기가 온 세상에 퍼지는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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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이정표는 혜화동 사람들의 진솔한 흔적들입니다. 대중목욕탕, 동양서림, 3대째 자리를 지키는 맛집 금문, 문화이용원, 혜화동 1번지와 연우소극장, 혜화초등학교 앞 보성문구사 등 혜화동 사람들의 정겨운 모습과 만나 보세요.
네 번째 이정표에서는 화가 장욱진의 명륜동 시기 작품 9점과 비공개 드로잉 및 부채도가 전시되고, 소박하고 아름다운 목가적 풍경을 그린 이대원의 혜화동 시절 초창기 작품 4점을 비롯한 작품이 전시됩니다.

<혜화동풍경>은 지난 시간을 되돌려 혜화동의 화양연화를 추적하는 한편, 지금 이 순간 혜화동 이웃들의 소소한 이야기도 함께 담아내고 있습니다. 우리가 손을 내밀면 굳게 입 다물고 있던 혜화동이 말을 하기 시작합니다. JCC미술관 특별기획전 <혜화동풍경>을 통해 혜화동이 들려주는 이야기에 귀 기울여 보는 건 어떨까요?

혜화동 풍경 포스터

JCC미술관 특별기획전 <혜화동풍경>

혜화동 로터리를 중심으로 근현대 예술인들과
동시대 사람들의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일시
2016년 5월 10일~7월 10일까지(월요일 휴관)
장소
JCC아트센터 1~4층
작가
이대원, 장욱진 (화가), 조병화, 한무숙 (문학가)
김민주 김보람 (영상다큐멘터리), 김상규 (공간디자인)
작품
회화, 문학작품, 혜화동 영상다큐멘터리, 설치 등 100여 점
티켓
입장권 5,000원
문의
02-2138-7373~4(JCC), www.jeijcc.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