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블리 프렌디 “아빠가 변했어요”

러블리 프렌디
“아빠가 변했어요”글로벌 아빠 육아

글 정리. 편집부 | 일러스트. 김지영 | 2016년 4호

2016. 04. 22 414

평일에 일찍 퇴근해 아이와 놀거나 주말에 아이와 시간을 보내는 아빠들이 늘고 있습니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에겐 스칸디대디, 프렌디, 플래디 같은 말이 더 이상 낯설지 않습니다. 각국의 아빠들은 육아에 얼마나 참여하고 있을까요? 나라별 ‘아빠 육아’의 특징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 프랑스맘
    이름
    오지연
    자녀의 학년
    16세(고 1)
    체류 이유
    프랑스 유학
  • 뉴질랜드맘
    이름
    김건양
    자녀의 학년
    14세(중 2),
    13세(중 1)
    체류 이유
    뉴질랜드 이민
  • 일본맘
    이름
    야마구치 히데코
    자녀의 학년
    17세(고 1),
    15세(중 2),
    12세(초 5)
    체류 이유
    한국 거주 일본인
  • 한국맘
    이름
    박재희
    자녀의 학년
    9세(초 2),
    5세
    체류 이유
    한국인

뉴질랜드맘:엄마 아빠 역할 구분이 약해졌어요뉴질랜드맘:엄마 아빠 역할 구분이 약해졌어요

  • 맘키

    맘키

    한국에서는 과거 가부장적인 아빠에서 친구 같은 아빠, 육아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아빠로 바뀌고 있습니다. 다른 나라 아빠들은 어떻게 변화하고 있을까요?

  • 뉴질랜드

    뉴질랜드맘

    뉴질랜드도 예전엔 엄마와 아빠의 전형적인 역할이 어느 정도 정해져 있었지만 지금은 그 구별이 많이 약해졌어요. 가족 구성원의 시간과 여건에 따라 알맞게 조정하는 거죠. 우리 큰아이 친구는 엄마가 자동차 딜러인데 출장이 잦아 집에 거의 없어요. 그래서 아빠가 집에서 가사를 담당하는데 요리 실력이 좋아 아이 친구들이 무척 좋아한대요. 애들과 관련된 학교 일이나 아이들을 학교에 데려다 주는 일도 다 그 아빠의 몫인데 당사자나 주변 사람들 모두 아주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요.

  • 한국

    한국맘

    한국 아빠들이 과거 가부장적인 모습에서 가정적인 모습으로 많이 바뀐 건 사실이에요. 부러울 만큼 가정에 충실하고 집안일 잘하는 아빠들도 정말 많고요. 하지만 아직도 가사 분담에 대해 ‘돕는다’는 표현을 하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됩니다. 남자가 가사를 하는 건 여자가 해야 할 일을 돕는다고 생각하는 거죠. 우리 집 남편은 집안일을 많이 하는 편이지만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이 아닌 돕는다고 생각해요. 저보다 벌이가 많고 회사에서 더 오랜 시간 일하기 때문에 자연스레 그렇게 생각하는 것 같아요. 남편이 회사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으니 그만큼 제가 더 많은 집안일을 맡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해요. 그래도 가끔 남편이 집안일을 한다고 생색을 내면 화가 나요. 그런데 주위 엄마들에게 제가 이런 불만을 이야기하면 ‘배부른 소리’라며 핀잔을 들을 때가 많아요. 자기 남편은 아직도 손 하나 까딱하지 않는다면서요.

  • 프랑스

    프랑스맘

    프랑스 아빠들의 육아 참여는 이미 오래된 사회 현상이에요. 워낙 맞벌이를 많이 하는 데다 가정 내에서 경제적으로 서로 독립된 부부가 많거든요. 또 부부의 지위도 평등하기 때문에 육아를 함께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있지요. 부인이 경제력이 더 좋을 경우 남편이 육아와 가사를 하는 경우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프랑스에서도 남편의 경제력이 월등히 뛰어나고 자녀가 많을 경우 아내가 전업주부 역할을 하기도 하지만, 대다수의 부부는 각자 경제활동을 하며 육아와 가사를 공동으로 분담하고 있습니다.

일본맘:임신과 출산때부터 '부모교육'을 해요일본맘:임신과 출산때부터 '부모교육'을 해요

  • 맘키

    맘키

    한국의 일부 학교에서는 최근 ‘어머니회’와 별도로 ‘아버지회’를 구성하기도 합니다. 아이와 좋은 관계를 맺고 싶어서 ‘아버지 학교’에서 교육을 받는 아빠도 늘고 있고요. 각국 아빠들은 아이의 학교 행사에 어느 정도 참여하고 있나요? 또 아빠들을 위한 커뮤니티나 교육 기관이 따로 있는지요?

  • 일본

    일본맘

    일본에서는 지방자치단체가 적극적으로 ‘아버지 학교’를 운영하는데 주로 임신과 출산 시기에 ‘부모 교육’부터 진행해요. 이 시기 부모 교육은 임신과 출산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육아 경험이 없는 부모에게 정신적인 도움을 주기 위해 마련되었습니다. 젊은 남편은 임신한 아내의 정신적‧육체적 상황을 이해하고 배려함으로써 두 사람 모두 심리적인 불안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또 신생아를 목욕시키거나 돌보는 방법 등 육아에 직접적인 도움이 되는 육아법도 가르쳐 줍니다.

  • 뉴질랜드

    뉴질랜드맘

    뉴질랜드 아빠들은 자녀 교육에 대한 관심과 참여도가 높아요. 졸업식이나 체육대회 같은 학교의 큰 행사뿐 아니라 한두 달에 한 번씩 반에서 하는 작은 행사에도 일정을 조정하고 참가하는 아빠들이 많아요.
    아빠만을 위한 것은 아니지만 뉴질랜드에는 플랑켓(Plunket)이라는 민간과 정부가 공동으로 세운 기관이 있는데 부모를 위한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어요. 만 5세 이하 아이들의 발달, 건강과 웰빙을 도와주기 위해 만들어진 이곳에는 간호사와 잘 훈련된 스태프가 상주해 아이를 낳고 키우면서 어려움을 겪을 때 조언을 하거나 도움을 줍니다. 한국에서 아이를 낳을 때 병원에서 주는 ‘산모 수첩’을 뉴질랜드의 경우 플랑켓에서 줍니다. 아이가 아프거나 전문적인 손길이 필요할 땐 이곳에서 전문기관에 연결해 주기도 하지요. 플랑켓에서 진행하는 부모 교육 프로그램은 선생님, 부모, 이혼 가정을 위한 커뮤니케이션 프로그램 등이 있어 필요에 따라 교육 프로그램을 선택해 참여할 수 있습니다. 실제 플랑켓에서 아빠들은 육아에 필요한 정보를 얻는 경우가 많아요. 그 외에도 특이한 점이 있다면 뉴질랜드는 이민자가 많아 가부장적인 나라에서 온 이민자 가족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도 따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 프랑스

    프랑스맘

    프랑스에서는 학부모들 사이에서 엄마와 아빠가 따로 하는 모임은 없습니다. 부부가 늘 함께 다니기 때문에 어머니회나 아버지회가 없고 학부모회에서 부부가 함께 활동해요. 학부모회 활동 외에도 아빠들은 학교에서 하는 모든 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답니다. 그만큼 아빠의 육아 참여를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어요.

프랑스맘:아들의 성교육을 해주면 좋겠어요global_vol4_3m

  • 맘키

    맘키

    육아 전문가들은 친구 같은 아빠에 대해 우려를 표하기도 합니다. ‘친구 같은 아빠’가 아닌 ‘친구’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지요. 아빠로서 권위는 갖되 친구 같은 아빠는 어떤 모습일까요? 또 아빠로서 바라는 역할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 한국

    한국맘

    저도 언젠가 책에서 비슷한 내용을 보고 남편에게 “이렇게 해 봐.”라며 말해 준 적이 있어요. 그랬더니 친구 같은 아빠도 힘든데 권위적인 모습도 보여 줘야 하냐며 웃더라고요. 힘들다는 건 이해해요. 우리 세대에는 그런 아빠의 모습을 충분히 볼 수 없었으니까요. 그래도 나름의 기준을 세우고 많이 노력하고 있어요. 남편은 회사에 다녀오면 아이에게 “오늘 학교에서 무슨 일이 있었어?”라고 물어요. 그리고 자신이 회사에서 있었던 일을 아이에게 잘 이야기해 줘요. 그런 점은 남편이 잘한다고 생각해요.
    바라는 점이요? 아이와 몸으로 놀아 주면서 아이의 넘치는 에너지를 적절하게 사용할 수 있게 도와주는 거요. 엄마는 남자아이와 놀다 보면 힘에 부칠 때가 있어요. 남자아이는 아빠와 힘 대결도 하고 몸을 부딪치면서 더 건강하게 자라는 것 같아요.

  • 프랑스

    프랑스맘

    아빠는 아빠이지 친구가 아니에요. 친구 같은 아빠란 거리감이 없고 아이를 잘 이해해 주는 아빠라고 생각해요. 우리 집은 아빠가 자신의 생각만 옳다고 아이에게 강요하지 않고 아이의 눈높이에서 이해하고, 아이의 이야기를 들으려고 노력합니다. 아이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려고 노력하지요. 그래서인지 아이는 큰 거리감 없이 아빠와 소통합니다. 아빠의 권위는 아빠가 집안의 가장으로서 바르게 사는 모습을 보여 주면 자연스럽게 생기지 않을까요? 여기엔 엄마의 역할도 중요해요. 엄마가 아이 앞에서 아빠를 무시하지 않고 존중하면 아이도 아빠를 존경하고 따르게 될 테니까요.
    다만 제가 아들을 키우다 보니 아들과 이야기하기가 껄끄러운 주제들이 있어요. 예를 들면 이성 관계나 성교육 같은 주제인데, 아빠가 아들과 대화를 통해 조언을 해 주었으면 좋겠어요. 아빠가 아들의 훌륭한 롤모델이 된다면 더욱 좋겠죠.

  • 일본

    일본맘

    가장으로서 권위의식을 버리지 못하는 일본의 아빠들은 아이들과 친구처럼 지내고 싶어도 잘 안 되는 면이 있는 것 같아요. 우리 가족이 여행을 가서 일상적인 대화를 하는데도 큰 아이들은 아빠의 옛날 모습이 떠올라서인지 완전히 마음을 열지 못했어요. 친구 같으면서 권위 있는 아빠의 역할은 인생의 선배로서 경험담을 말해 주고 친근감 있게 다가가면서도, 경제적으로나 정신적인 면에서 아이를 보살필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저는 아빠가 아이들에게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어려운 시기를 극복한 체험담을 많이 들려주면 좋겠어요. 아빠가 자신처럼 어린 시절 무언가를 결심하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노력했던 이야기들을 들려주면 자연스레 아빠와 벽도 허물어지고 존경심도 생기지 않을까요?

사회성을 기르는 데 신경을 많이 써요global_vol4_4m

  • 맘키

    맘키

    각국의 아빠들이 육아에서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것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 뉴질랜드

    뉴질랜드맘

    뉴질랜드에서는 한국보다 공부를 잘해서 좋은 직장에 취직하고 결혼해서 잘 먹고 잘 살아야 한다는 분위기가 덜해요. 하지만 귀에 딱지가 붙게 하는 말이 있어요. 바로 “너 행복하니?”와 “이게 네가 정말 원하는 거니?”입니다. 뉴질랜드는 공부를 통한 사회적 성공보다 개인의 행복을 더 중요시하는 분위기가 강합니다.
    남편은 아이들을 책임감이 강한 아이로 키우기 위해 노력합니다. 만약 아이가 잘못을 하고서 겁을 먹으면 일단 진정을 시키고 ‘힘들구나’라며 마음을 읽어 준 다음 어떻게 된 일인지 물어봅니다. 그러면 아이들은 대부분 사실대로 이야기하죠. 아이들은 그 과정에서 자신의 잘못을 스스로 알게 되고 반성합니다. 그다음 아이와 어떻게 바로 잡을 것인지 의논하고, 누군가에게 피해를 주었다면 사과를 하도록 이끌어 줍니다.

  • 일본

    일본맘

    일본의 아빠(부모)들은 자녀 교육에 있어 남에게 피해를 끼치는 것을 금지 사항으로 교육하는 편입니다. 더불어 규칙을 잘 지키도록 강조하고, 친구들과 싸우지 않고 조화롭게 지내라고 강조하죠.
    한국의 부모들이 일본에 와서 가장 놀라는 것 중 하나가 겨울에 남자아이들에게 반바지를 입히는 거예요. 일본이 한국에 비해 따뜻하기도 하지만 추위에 대한 저항력과 인내심을 키워 주기 위해 일부러 반바지를 입히기도 합니다.

  • 한국

    한국맘

    주위를 둘러보면 한국의 아빠들은 대개 아이의 건강과 사회성을 길러 주는 데 신경을 많이 써요. 그래서 친구들과 사이좋게 잘 지내는 걸 중요하게 생각하죠. 남편이 아이에게 가장 많이 하는 말은 “친구들과 사이좋게 지내라.”, “선생님 말씀 잘 들어라.”입니다. 저도 아이가 입학 전이나 초등학교 저학년일 때는 지나치게 공부를 강요하기보다는 아이의 건강과 사회성을 길러 주는 데 더 신경을 써야 한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아빠들이 아이의 교육 문제에 조금만 더 관심을 가지면 좋겠어요. 남편도 그렇고 주위 아빠들이 아이의 교육 문제는 부부 중 한 사람, 엄마가 전담(?)해서 가르치는 게 좋다고 생각하는 것 같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