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가정교육

글로벌 가정교육

글 정리. 편집부 | 일러스트. 김지영 | 2016년 3호

2016. 03. 25 489

최근 학교 교육 못지않게 가정교육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가정교육은 모든 사회 활동의 밑거름이 되기 때문에 그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세계의 부모들은 가정에서 아이들에게 어떤 것들을 중요하게 가르칠까요? 각국의 엄마들과 가정교육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 봅니다.

  • 프랑스 프랑스맘
    이름
    오지연
    자녀의 학년
    17세(고 2)
    체류 이유
    프랑스 유학
  • 뉴질랜드 뉴질랜드맘
    이름
    김건양
    자녀의 학년
    15세(중 3),
    14세(중 2)
    체류 이유
    뉴질랜드 이민
  • 일본 일본맘
    이름
    고지마 게이코
    자녀의 학년
    17세(고 2),
    15세(중 3),
    14세(중 2),
    11세(초 5),
    8세(초 2)
    체류 이유
    일본인
  • 한국 한국맘
    이름
    박재희
    자녀의 학년
    9세(초 2),
    5세
    체류 이유
    한국인

한국맘 : 가정의 화목이 가장 중요해요. 한국인의 정(情)도 여기서 시작된 듯해요한국맘 : 가정의 화목이 가장 중요해요. 한국인의 정(情)도 여기서 시작된 듯해요

  • 맘키

    맘키

    각국에서는 가정교육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나요? 또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덕목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 프랑스

    프랑스맘

    프랑스에서 아이들에게 가장 중요하게 가르치는 것은 타인에 대한 배려와 질서 지키기예요. 어려서부터 장애가 있는 사람, 어린아이, 노인들에 대한 배려와 양보를 가르치죠. 이는 “모든 인간은 평등하다, 모든 인간은 존중 받아야 한다.”는 생각에서 비롯됩니다. 어렸을 때 배려와 존중을 받고 자란 아이들은 어른이 되면 자기가 받은 대로 사회적 약자에게 베풀게 됩니다. 놀이터에서도 질서 지키기는 아주 중요해요. 힘센 아이가 놀이 기구를 차지하는 것이 아니라 질서를 지켜야 순서대로 놀이를 즐길 수 있다는 것을 가르치죠. 남의 장난감을 빌리고 싶을 땐 주인에게 허락을 받도록 하고, 갖고 논 뒤엔 고맙다는 말을 꼭 하게 합니다.

  • 일본

    일본맘

    일본에는 “아이들은 부모의 등을 보고 자란다.”라는 속담이 있어요. 아이들은 부모로부터 기본적인 생활 습관, 자립심, 타인에 대한 배려, 선악의 판단을 배우고 정서를 키웁니다. 그런 만큼 가정교육에서 특히 중요시하는 것은 자녀와의 친밀한 관계, 원활한 소통입니다. 그래서 저는 아이가 집에 있을 때는 가능한 함께 시간을 보내려고 노력해요. 아이들이 저와 대화를 하고 싶어 할 때는 언제든 하던 일을 멈추고 재미있게 이야기를 나눕니다. 만약 집안일이 밀렸을 때는 아이에게 도움을 청하고 함께 일을 하며 대화를 나누죠. 아이와 시간을 공유하면서 애정을 쏟고, 부모와 자식의 신뢰 관계를 쌓다 보면 아이는 부모가 늘 자기편이라는 느낌을 갖게 되고, 집은 안심하고 편하게 쉴 수 있는 곳이 되겠지요.

  • 한국

    한국맘

    한국은 전통적으로 가족의 행복, 형제간의 우애 등을 중요시 여깁니다. 때문에 부모에게 지켜야 할 예절, 형제간의 덕목 등을 중요하게 가르치죠. 흔히 한국인의 특징으로 정(情)을 많이 이야기하는데 이는 이러한 가정교육이 바탕이 되었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최근 핵가족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이러한 가정교육에 대한 가치관이 많이 변하고 있습니다. 단체나 우리보다는 개인의 행복과 성공 등을 최우선의 가치로 여기는 가정도 많습니다. 무엇이 ‘좋다, 나쁘다’의 이분법적 관점으로 바라볼 필요는 없는 것 같아요. 너무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두 가지의 장점이 잘 어울린다면 훨씬 좋은 가정교육이 이뤄지지 않을까요?

일본맘 : 같은 지역 엄마들끼리 자신의 특기를 살려 '품앗이 교육'을 해요.일본맘 : 같은 지역 엄마들끼리 자신의 특기를 살려 '품앗이 교육'을 해요.

  • 맘키

    맘키

    한국에서는 각 나라별 가정교육의 장점을 찾아 따라하는 가정이 많습니다. 최근에는 오바마, 빌 게이츠 등 유명 인사들이 받은 격대교육이 주목 받기도 했죠. 각 나라의 최근 가정교육 트렌드는 무엇일까요?

  • 뉴질랜드

    뉴질랜드맘

    뉴질랜드의 가정교육에서 특별한 트렌드 같은 건 없습니다. 하지만 젊은 세대들이,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고 인생 전반에 걸쳐 경험이 풍부한 시니어 세대들의 조언과 도움을 받는 건 어디나 마찬가지가 아닐까요. 할머니 할아버지가 주는 애정은 아이들에게 또 다른 긍정적 에너지를 주겠죠. 뉴질랜드는 일하는 엄마의 비율이 높아서 아이를 돌보는 시설과 방과후 프로그램이 잘되어 있고 정부의 경제적 지원도 많기 때문에 조부모에 대한 의존도가 한국보다 더 낮습니다.

  • 일본

    일본맘

    일본에서는 아동 교육의 교과서로 삼는 ‘시치다식 교육’이란 게 있어서 저도 아이들을 양육할 때 참고했어요. 부모가 성적만으로 아이를 평가하지 않고 아이들의 잠재력을 믿고, 칭찬과 인정으로 숨겨진 재능을 끌어내는 교육법이에요. 그중 제가 마음에 들었던 것은 ‘아이의 놀이 시간=배움의 시간’, ‘엄마 아빠와 놀 수 있는 시간이 아이들에게 최고의 환경’이라는 부분입니다. 일본은 최근 ‘그룹 교육, 서클 교육’이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같은 지역에 사는 엄마들이 모여 교육을 하는 거죠. 예를 들어, 엄마가 직장에 다니는 경우에는 다른 엄마가 자신의 아이들과 그 아이를 함께 돌보는 방법입니다. 이때 엄마들은 자신의 특기를 살려 아이들을 교육하기도 해요. 엄마가 수학을 잘하면 아이들에게 수학을 가르치고, 피아노를 잘 치면 피아노를 가르치는 식으로 ‘품앗이 교육’을 합니다. 내 아이와 함께 지도하면서 약간의 보수를 받기 때문에 저렴한 비용으로 좋은 교육을 제공하는 이점이 있어요.

  • 프랑스

    프랑스맘

    가정교육에 트렌드가 있다는 말이 저는 좀 이상하게 느껴져요. 프랑스도 부부가 맞벌이를 많이 하기 때문에 조부모가 육아를 도와주는 경우가 있긴 합니다. 하지만 한국에서처럼 깊게 관여하지는 않아요. 주당 업무시간이 엄격하게 지켜져서 일하는 엄마도 정해진 시간에 퇴근해서 아이를 돌볼 수 있습니다. 프랑스에서는 부모 자식 간이 한국처럼 밀착되어 있지는 않아요. 결혼해서 독립하면 최대한 간섭하지 않죠.

프랑스맘 : 부모가 모범이 되어 생활 속에서 가르쳐요.프랑스맘 : 부모가 모범이 되어 생활 속에서 가르쳐요.

  • 맘키

    맘키

    가정교육과 인성 교육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경쟁 위주의 현대 사회에서는 인성 교육보다 자녀의 높은 학업 성취나 사회적 성공을 더 중시하는 경향이 강한 것 같습니다. 내 자녀에게 무엇을 중요하게 교육하십니까? 그리고 그 이유는 무엇입니까?

  • 일본

    일본맘

    아이가 자라서 좋은 직장을 갖고 안정된 삶을 살기 바라는 것은 부모라면 다 같은 마음이 아닐까요? 하지만 저는 아이가 공부를 이유로 정해진 규칙을 어기거나 집에서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으면 크게 나무라는 편이에요. 우리 집은 고 2부터 초 2까지 5명의 아이가 신발 정리, 쌀 씻기 등 하루에 한 가지씩 집안일을 분담하고 있습니다. 가끔 본인의 일을 못한 경우는 용돈이 깎이는 등의 페널티를 받죠. 또 중학교에 올라가면 본인 빨래는 스스로 빨아서 널고 관리합니다. 저는 집안일을 통해 배울 것이 너무나 많다고 생각해요. 일의 순서를 배우고, 효율성을 연구하게 되고, 시간을 관리하는 법도 배우죠. 학교에서는 못 가르치는 중요한 내용입니다. 이렇듯 대개의 일본 부모들은 아이들을 독립적으로 키우려고 노력합니다. 사회에 나가서도 능력 있고 생활력이 강한 사람으로 키우려 하는데 그것이 책상에서 하는 공부만으로 이루어지지는 않는다고 생각해요.

  • 프랑스

    프랑스맘

    저는 아이에게 성인이 되어서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을 탐색해 보라고 권해요. 즐겁게 일을 하되 경제적으로도 독립해서 살아갈 수도 있어야죠. 학업 성취는 남과 비교해서 잘하라고 하지 않고 아이의 능력으로 할 수 있는 만큼 열심히 하라고 말합니다. 프랑스 학교는 상대평가를 하지 않기 때문에 가능한 일인 것 같아요. 인성교육도 아이에게 이러쿵저러쿵 가르치는 것보다 부모가 행동으로 보여 주면 아이는 보고 배운다고 생각해요. 타인에 대한 존중과 배려를 생활 속에서 가르치는 거죠. 이웃에게 인사하기, 뒤에 오는 사람을 위해 문 잡고 있기 같은 것들이 그 예가 되겠네요. 저는 아이가 누릴 것을 누리는 행복한 아이가 되길 바라고, 성인이 되어서는 한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다른 사람들과 조화롭게 살아가는 진정한 어른이 되었으면 합니다.

  • 뉴질랜드

    뉴질랜드맘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찾으라고 이야기합니다. 좋아하는 일을 하다 보면 경제적 보상도 따라 오고 행복한 삶이 가능할 테니까요. 저는 딱 거기까지만 이야기합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것과 제가 바라는 것이 다르다면 저는 아이들의 길을 응원해 주고 지원해 줘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조금은 돌아가더라도 아이들이 언젠가는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찾기를 진심으로 바라고 있죠. 이곳 뉴질랜드도 사회적인 성공을 바라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지만 인생의 목적이 사회적 • 경제적 성공이라고는 말할 수 없는 것 같아요.

뉴질랜드맘 : 아이들의 이야기를 많이 듣고 최대한 원하는 방향으로 맞추려고 해요.뉴질랜드맘 : 아이들의 이야기를 많이 듣고 최대한 원하는 방향으로 맞추려고 해요.

  • 맘키

    맘키

    자녀와 정서적 교감을 중시하고 자녀에게 친구 같은 말동무가 되어 주고 조력자 역할을 아끼지 않는 북유럽의 아빠들이 ‘스칸디 대디’라 불리며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친구처럼 공감하는 부모이되 부모로서 권위를 잃지 않는 모습은 가정교육에 있어 매우 중요하다고 여겨집니다.

  • 뉴질랜드

    뉴질랜드맘

    이곳 유럽계 이주민 가정에서는 친구와 같은 부모이되 부모로서의 권위를 가진 부모들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우리 부부는 아직은 어른으로서의 권위를 내세우는 부모 쪽에 더 가깝지 않나 싶어요. 우리 세대가 받은 교육 방식 때문인지 마음과는 다르게 행동하는 부분이 많습니다. 부모와 아이들이 가족 내에서 동등한 위치에 있고 서로 존중해야 한다는 걸 알지만 일방적으로 존경을 강요(?)하고 아이들이 부모가 제시한 길로 따라 오길 원하고 있으니까요. 아이들이 어렸을 때는 많은 시간을 같이 보내고 여행도 함께 갔는데 돌이켜보면 그 과정이 민주적이지만은 않았습니다. 아이들이 엄마 아빠는 자신들의 말을 듣지 않는다고 느끼고 있으니까요. 우리 부부는 아이들의 의견을 최대한 많이 듣고 원하는 방향으로 해 주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말이죠.

  • 일본

    일본맘

    요즘 일본의 이상적인 아버지상은 ‘포용력이 있는 다정한 아버지’인데 제 남편은 가정의 경제를 책임지는 가장으로서는 최고인데 아이들과 소통하는 아빠로서는 조금 더 노력해야 할 것 같아요. 저는 친구 같은 엄마가 되고 싶습니다. 그래서 딸들의 학업이나 친구 관계에 대해 고민을 나누면서 친구 같은 부모 노릇을 했다고 생각하는데 아이들 생각은 어떤지 모르겠습니다. 제가 직장 생활을 한 지 2년이 되어가는데 시간이 갈수록 아이들과 식사 시간, 대화 시간은 줄어들고, 아이들이 스마트폰을 하는 시간은 늘어서 잔소리가 많아진 느낌입니다. 그래서 나라도 집에 있으면서 아이들과 대화를 조금씩 시도하지 않으면 안 되겠구나 하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친구처럼 다정하면서 권위 있는 부모가 되기는 참 어렵습니다.

  • 한국

    한국맘

    한국에서는 최근 텔레비전에서 아빠와 아이가 함께 여행을 하거나 일상생활을 하는 프로그램이 인기를 얻으면서 친구 같은 아빠가 유행하고 있습니다. 아빠가 아이의 교육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경우도 눈에 띄게 늘었어요. 저도 남편이 아이의 교육에 많은 관심을 갖고 친구처럼 놀아 주기를 바라고 있어요. 하지만 한편으로는 아이 교육에 남편이 관여하면 ‘잘 모르면서’라며 제 주관대로 아이를 이끌고 싶어 합니다. 유독 아이에 대해서 남편에게 이중 잣대를 들이대는 이유는 잘 모르겠어요. 사실 아이 교육에 대한 이중 잣대는 엄마인 제 자신도 포함됩니다. 저는 아이에게 엄마는 무조건 네 편이다. 네가 무슨 일을 해도 엄마는 너를 사랑한다는 느낌을 주려고 노력하죠. 하지만 어쩔 때 보면 저도 권위적이거나 아이의 입장보다는 제 입장에서 아이의 행동을 판단하려고 합니다. 얼마 전 인기리에 방영된 드라마의 대사가 생각나네요. “엄마도 엄마가 처음이라서 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