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아빠와 놀고 싶어요!

엄마 아빠와 놀고 싶어요!

글. 이현미(아동청소년상담센터 지오 소장) | 인포그라픽. 놈스 | 2016년 3호

2016. 03. 25 812

맞벌이 가정이 늘어나고, 아이들의 일과표가 학습 위주로 짜이면서 부모와 자녀가 함께 보내는 시간이 크게 줄어들었습니다.
부모와 함께하며 친밀감을 느끼고 한참 추억을 만들어야 할 어린 시절의 시간들이 안타깝게도 사라지고 있습니다.
우리 아이들은 얼마나 많은 시간을 부모와 보내고 있을까요?
통계를 통해 현실을 알아보고, 어떻게 도울 수 있는지 그 솔루션을 제시합니다.

한국의 저녁식사 가족 동반 비율(보건복지부, 2014)
초 5, 6학년 어린이들이 방과 후 가족과 대화하는 시간(참교육연구소, 2015)

부모와 자녀의 관계는 아이의 자존감, 성격, 인지, 정서적 안정, 사회성 등 모든 면에 영향을 줍니다. 하지만 부모가 퇴근이 늦거나 집안일이 많아서, 아이가 학업에 바빠서 등의 이유로 부모와 자녀 간 대화나 놀이 시간이 부족한 것이 현실입니다. 시간이 되더라도 아이와 어떻게 대화하고 놀아 주어야 할지 잘 모르는 부모도 많습니다. 심지어 놀이가 시간을 허비하는 것이라며 아이의 머리에 한 자라도 지식을 넣으려고만 하는 부모도 있습니다. 우리 아이들은 정말 쉬거나 놀 시간이 별로 없습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부모와 자녀 관계가 점점 서먹해지면서 가족이 모여도 각자 휴식을 취하거나 원하는 활동을 하게 됩니다. 그러나 아이들의 내면 깊은 곳에서 진정으로 바라는 것은 바로 부모와 함께하는 즐거운 시간입니다.
그렇다고 부모가 억지로 놀아 주면 아이는 놀이가 재미없어 부모와 더 놀지 않으려 합니다. 부모가 아이와의 시간을 즐길 수 있어야 아이도 놀이가 즐겁습니다. 친구와 노는 것도 좋지만 부모와 즐겁고 마음 편하게 노는 것은 아이에게 행복 그 자체입니다.

한국의 저녁식사 가족동반 비율
부모의 놀이 실천 비율

놀이의 힘은 세다

‘놀이(play)’는 아이들의 언어이고 생활의 일부입니다. 아이들이 하는 스포츠나 여가 활동, 여행 등도 큰 범위에서 놀이에 해당합니다. 놀이를 통해 아이들은 스트레스를 해소하며 자신감과 주도성, 통제력을 얻게 됩니다. 놀이는 무엇보다 아이들이 내면의 상처와 불안, 공포, 분노 등의 심리를 스스로 치유해 나갈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또한 놀이는 재생산을 위한 에너지를 얻는 중요한 활동입니다. 혼자서 하는 놀이도 이러한 힘이 있지만 부모와 자녀가 함께하는 놀이는 더 큰 위력이 있습니다.
흔히들 부모는 문화센터나 마트, 박물관 같은 곳을 데려가면 놀이를 해 준다고 생각하지만 외부에서 제공해 주는 것을 체험하는 것은 함께하는 놀이로는 의미가 약합니다. 놀이터에 가더라도 부모가 몸을 움직여서 놀아 주어야 하며 같이 공을 차거나 스포츠를 해 주어야 합니다. 실내에서도 부모가 아이와 놀아 주어야 합니다. 어린아이의 경우에는 놀잇감을 통한 놀이나 신체놀이를 같이 해 주고 고학년으로 갈수록 스포츠나 취미 활동을 공유하는 것이 적절합니다.
놀이를 하는 과정 속에서 서로가 친밀감을 느끼게 되며 부모와 자녀 간 애정이 더 두터워집니다. 이렇게 부모와 함께한 놀이 시간은 평생 추억으로 남아서 아이들이 성인이 되어서도 삶의 에너지로 작용합니다.

엄마 아빠의 사랑을 못 느끼는 아이

발달심리학자 에인즈워스는 애착은 아동뿐 아니라 한 사람의 생애를 걸쳐 중요한 요소라고 했습니다. 에인즈워스에 따르면 부모와의 애착 관계가 안정되지 못하면 아이들은 외부 대상에 대해서 불신을 하게 됩니다. 부모를 ‘안전기지(secure base)’로 여기지 못하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외부환경을 탐색하기 어려워 소극적이 됩니다. 안정된 애착이 형성되지 못하면 구체적으로 다음과 같은 어려움이 생깁니다.

  1. 첫째, 정서적으로 불안정해지고 행동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외로운 나머지 친구에게 매달리거나 이와 반대로 대인 관계를 단절한 채 스마트폰 등의 매체에 집착합니다.
  2. 둘째, 자존감에 부정적 영향을 미칩니다. 아이는 부모와의 관계를 통해 자신을 보기 때문에 부모와 불안정한 관계가 맺어지면 부모가 자신을 좋아하지 않으므로 자신은 부족하고 다른 사람도 자신을 좋아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3. 셋째, 집중력을 방해할 수 있으며, 인내력과 자기통제력을 부족하게 만듭니다. 또한 두뇌 회전을 방해하면서 인지적인 능력을 위축시킬 수 있습니다. 즉 아이 자신이 가지고 있는 능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없게 됩니다.
  4. 넷째, 사회성이 결여될 수 있습니다. 가장 기본적인 부모와의 관계를 편안하게 맺지 못하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가지 못하고 불안정한 관계를 갖기 쉽습니다.

부모와 친밀감을 키우는 방법

  1. 01. 하루 최소 20분 이상 집중해서 아이와 놀아 주세요. 보드게임은 규칙이 분명히 있는 놀이라 규칙을 지키면서 놀아야 하지만 그 외의 놀이는 아이가 주도하는 대로 따라가 주세요. 부모가 놀이 방향을 이끌어 가서는 안 됩니다.
  2. 02. 숨바꼭질, 보물찾기 등의 놀이는 부모와 자녀의 애착을 강화시키는 데 특별히 좋은 놀이입니다.
  3. 03. 놀이를 할 때 ‘잘했다, 못했다’보다는 ‘열심히 했다, 스스로 했다, 재미있다, 신기하다, 기분 좋다, 행복하다’ 등의 긍정적 감정에 초점을 맞추기 바랍니다. 부모와 아이 모두 놀이가 아주 즐거운 분위기를 만들어 주세요.
  4. 04. 아이와 대화를 나눌 때는 가르치거나 설명하기보다 무비판적으로 들어주기 바랍니다. 아이는 부모가 자신의 이야기를 머리로 분석하기보다 가슴으로 들어주기를 원합니다. 그럴 때 부모가 진정으로 나를 수용해 주는 느낌이 들면서 애착 관계가 단단해집니다.
  5. 05. 집안일을 최소화하고 공부보다는 아이 자체에 관심을 주세요. 공부와 숙제를 했는지 확인하기 전에 “오늘 하루도 수고했구나.”, “학교는 잘 다녀왔니?”, “오늘 힘든 일은 없었니?”, “오늘 너를 많이 보고 싶었어!” 등의 따뜻한 말을 먼저 건네기 바랍니다.
이현미

이현미는 숙명여자대학교에서 아동심리치료 전공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아동청소년상담센터 지오’를 운영하면서 아이들과 부모들의 삶의 파트너이자 멘토로서 역할을 하고 있다. 한국놀이치료학회 이사, EBS <부모 – 육아를 부탁해>, SBS <우리아이가 달라졌어요> 솔루션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