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문을 여는 손과 발이 있어

세상 문을 여는
손과 발이 있어고려대 바이오의공학부 이민희

글. 오인숙 | 사진. 남윤중(STUDIO 51) | 2021년 9호

2021. 09. 29 12

이민희 군은 졸업과 취업을 앞두고 바쁜 중에도 매일 산책을 하며 하루 동안 잘한 것과 못한 것을 정리하고 개선 방향을 찾는다.
전공과 더불어 보다 더 잘 맞는 길을 찾기까지 많은 고민과 수고를 두려워하지 않았기에 세상의 문을 여는 손과 눈을 하나 더 추가할 수 있었다.
더 나은 모습으로 성장하기 위한 그만의 생각과 노력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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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으로 부딪치며 얻은 시간들

이민희 군의 대학 생활을 대표하는 두 단어는 실행과 경험이다. 철저하게 준비하고 실행에 옮기기보다는 일단 부딪쳐보고 그 과정에서 겪는 어려움을 극복해나간 시간이었다. 더불어 공부보다는 세상에 눈을 뜨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해 다양한 사회 활동 경험을 쌓으려고 노력했다. 스케이트장 안전요원, 피자 배달, 전단지 배포 등 열 개 넘는 아르바이트를 경험했고, 무작정 부산으로 내려가서는 일자리를 구해 한 달간 지낸 적도 있다. 그렇게 보낸 지난 4년여간의 대학 생활에 후회나 아쉬움은 없다.
“지식보다는 경험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남들이 해보지 못한 많은 것들을 경험해보려고 노력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교류하면서 생각이 넓어지고 긍정적인 마인드를 얻게 됐습니다. 열심히 놀고 활동하고 경험한 것이 다시 공부에 집중할 수 있는 힘이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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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맞는 진로를 찾기까지

민희 군이 진학한 바이오의공학부에서는 다양한 의료기술을 배운다. 체온측정기와 MRI부터 인공심장, 혈액순환로봇에 이르기까지 의료기술이 적용되는 분야는 무척 다양하다. 학부에서는 주로 물리, 화학, 생물, 코딩 등 다양한 학문을 포괄적으로 배운다. 이 과정에서 관심 분야가 생기면 복수 전공을 하거나 대학원에 진학하는 경우가 많다.

민희 군도 기계공학을 복수 전공하면서 대학원 진학을 꿈꾼 적이 있다. 하지만 코딩이 적성에 맞지 않아 진로에 대해 신중히 고민하게 되었다. 적성에 맞는 진로를 적극적으로 탐색하는 동안 그의 꿈과 목표도 계속 변해갔다. 한때는 수학학원을 운영하는 교육자가 되고 싶어 학원 강사와 과외 활동에 집중했다. 또 숫자를 좋아하는 기질을 살려서 회계사를 준비하고, 창업을 꿈꾼 적도 있다. 그런 지난한 과정 끝에 찾은 길이 경영컨설턴트다.
“이과에서 문과로 진로를 바꾸는 과정에서 정말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그만큼 위험 부담도 크고 쉽지 않은 결정이었으니까요. 하지만 그 과정에서 제 자신이 한 뼘 더 성장했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전공에 안주해 적당히 진로를 선택했다면 지금처럼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제 미래를 그려보진 못했을 테니까요.”

내 공부에 집중하는 지금도 좋아

현재 학부 4학년인 민희 군은 지난해부터는 본격적으로 취업 준비를 하며 공부에 매진하고 있다. 실험 수업을 제외하고는 여전히 모든 강의가 온라인으로 진행되고 있지만, 주어진 시간을 잘 활용해보자는 마음으로 현재의 상황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려 애쓰고 있다.
“온라인 수업은 현장감이 떨어지고 친구들을 만나지 못해서 아쉬운 면이 있습니다. 특히 작년과 올해 입학한 새내기 후배들에게는 정말 안타까운 상황이죠. 다행히 저는 마침 공부를 해야 할 시기라 지금 상황을 잘 활용하고 있습니다. 제가 편한 시간에 맞춰 수업을 들을 수 있어서 공부하기에는 좀 더 나은 환경이라고 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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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를 사랑한 아이의 스스로 학습

민희 군은 일곱 살부터 열세 살까지 재능스스로학습으로 수학을 공부했다. 다섯 살부터 계산기를 가지고 놀 정도로 수학 문제 푸는 걸 좋아했다. 초등학생 때는 용돈이 생기면 수학 문제집을 사서 풀었다고 한다. 덕분에 다른 과목에 비해 수학 성적만큼은 늘 우수했다.
“글보다는 숫자를 좋아했어요. 문제를 풀면 정확한 답이 나오고 논리적이니까요. 또 어려서부터 오랫동안 재능스스로학습을 한 덕분에 능동적으로 공부하는 습관을 기를 수 있었습니다. 지금도 저는 남이 시켜서 하는 건 공부가 아니라고 생각해요.”

장난을 좋아하는 말썽꾸러기 학생이었던 민희 군이 본격적으로 공부하기 시작한 것은 고등학교 1학년 말부터다. 당시 물리 문제집을 풀면서 큰 재미를 느낀 것이 계기가 됐다. 그렇게 공부에 흥미가 생기면서 스스로 계획을 세우고 학원에 다니며 능동적으로 공부했다. 영어 지문 읽기가 벅찰 때는 하루에 100개 이상의 지문을 꾸준히 읽었다. 계속 보고 듣고 말하다 보면 결국 습득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사실 특별한 공부 방법이나 노하우는 없었다. 스스로 학습 계획과 목표를 세우고 꾸준히 실행했을 뿐이다.

새로운 눈을 하나 더 얻은 기쁨

현재 민희 군은 졸업과 취업을 염두에 두고 경영전략학회에서 컨설팅에 관해 공부하고 있다. 구조적인 사고와 더불어 영어, 다른 사람을 설득하는 능력 등을 키우기 위해 열중하고 있는데, 놀랍게도 경영 공부는 많은 것을 변화시켰다.
“이과 공부는 나만 잘하면 되는데, 경영은 다른 사람과 소통하는 능력, 이를 통해 얻은 정보를 바탕으로 더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이끄는 능력이 무척 중요합니다. 이러한 것들을 배우면서 저 역시 많이 변한 것 같아요. 전에는 고집이 무척 세고 내 생각이 맞다는 생각이 컸는데, 이제는 다른 사람을 생각하는 이타적인 사고를 많이 하게 됐습니다.”

전공과는 거리가 멀어졌지만, 다양한 경험과 고민을 통해 진로를 결정한 만큼 후회는 없다. 게다가 학회 활동은 대학 생활 중 가장 기억에 남는 활동으로 꼽을 만큼 만족스러운 경험이었다.
“어떤 현상이나 문제를 구조화하는 사고를 배우면서 새로운 눈을 하나 더 얻은 기분입니다. 문제의 본질을 파악하고 해결하고 나아가야 할 방향을 알게 됐습니다. 제게는 학회 활동이 학교생활만큼이나 큰 의미와 가치를 지니고 있어요.”

현재의 모습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배우고 익혀 나날이 발전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민희 군. 내일은 더 나은 모습으로 성장하기 위해 꾸준히, 치열하게 노력하는 그의 앞날을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