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행력은 무엇으로 키우나

실행력은
무엇으로 키우나

글. 박민근(박민근독서치료연구소장, 《시냅스 독서법》 저자) | 사진. 이미지투데이, 클립아트코리아 | 2021년 9호

2021. 09. 29 26

아이 스스로 갈증을 느껴야 한다. 그래서 꼭 필요한 것이 모델링,
즉 ‘나도 이렇게 해야겠어’ 하는 마음이다. 부모의 양육 자원은 한정적이므로,
아이의 실행력을 키우기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독서와 글쓰기이다.
무목적성 독서, 유희 독서를 통해 독서 습관이 자라는 ‘긍정적 강화’ 사이클을
아이가 좋아하는 것에서 지속적으로 경험하게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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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마다 통하는 코칭 기술도 다르다

양육 지식이 넘쳐나는 시대이다. 그런데 어디선가 본 양육 방법을 내 아이에게 적용할 때는 무척 신중해야 한다. 내 아이는 각종 미디어에 등장하는 그 아이가 아니기 때문이다. 간단한 몇 가지 검사만으로도 내 아이의 개성을 알 수 있다. 당연히 외향적인 아이와 내성적인 아이의 양육법이 다르다. 낙관적인 아이와 비관적인 아이의 양육 역시 천양지차이며, 둔감한 아이와 민감한 성격의 아이의 양육법은 전혀 별개라고까지 할 수 있다.

부모가 양육에 실패하는 이유, 아이가 잠재력을 키우지 못하고 점점 공부에 흥미를 갖지 못하는 원인 가운데 상당수도 이것이다. 상담에서 심리검사 결과를 들려주면, 많은 부모는 ‘내 아이가 그런 줄 몰랐다’고 고백한다. 그 때문에 벌어졌던 많은 갈등과 문제들에 대해서도 후회의 말을 쏟아낸다. 양육자에게 아이의 내면과 특성을 이해하는 일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 무엇부터 해야 될지 모르겠다면, 아이의 개성을 파악하는 법을 알려주는 믿을 만한 책을 참고하는 것부터 시작하면 좋을 것이다.

석학 브라이언 리틀의 《성격이란 무엇인가》로 배경 지식을 쌓아보자.
클레어 고든, 린 허긴스-쿠퍼의 《하루 10분 엄마표 지능코칭》에는 믿을 만한 다중지능 검사법이 나온다.
석학 마틴 셀리그만의 《낙관적인 아이》에서 내 아이의 우울감, 낙관성을 파악할 수 있다.
박민근의 《시냅스 독서법》은 아이에게 꼭 맞는 책을 찾는 데 필요한 기본 검사들을 소개한다.

당근과 채찍은 쓸모없다

물론 모든 아이에게 통하는 방법도 있다. 그 첫째는 아이에게 당근과 채찍은 통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자신이 바라는 대로 아이를 이끌기 위해 부모는 흔히 당근과 채찍을 쓰지만, 이는 가장 자주 저지르는 실수이다. 잔소리나 상벌은 당장은 통해도 대부분 좋지 못한 결과를 초래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세계적인 동기 전문가 수전 파울러는 ‘선택’, ‘연결’, ‘역량’이라는 세 단어로 동기와 실행력의 핵심을 정리한다. 먼저 ‘선택’은 자신의 일을 스스로 결정하는 자율성을 키우는 것이다. ‘연결’은 주변 사람과의 소통을 통해 건강한 욕구를 키우는 것이며, ‘역량’은 지속적인 성취 활동을 통해 자신이 성장하고 있음을 깨닫는 것이다. 이는 양육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자율성을 키우고, 주변 사람과 끊임없이 소통하고, 능력을 점차 키워나갈 때, 아이도 건강한 욕구, 강한 실행력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선택, 자율성을 키우는 ‘모델링’

아이에게 자율성이 부족한 것이 아니라, 부모나 어른이 자율성을 꺾는 것이 더 큰 문제이다. 부모는 무엇이 아이의 자율성을 꺾는지 자성해야 한다. 말을 물가에 끌고 갈 수는 있으나 물을 먹일 수는 없다. 아이 스스로 갈증을 느껴야 한다. 그래서 아이에게 꼭 필요한 것이 ‘모델링’이다.

모델링은 좋은 본보기를 보고 자발적으로 따르려는 마음이 생기는 심리 과정이다. 감동적인 모델에 동일시를 느끼고 ‘나도 이렇게 해야겠어’ 하는 마음이 저절로 생기는 것이다. 부모가 본보기가 되어도 좋지만, 모든 것을 가르칠 수는 없다. 특히 핵가족의 경우 양육 자원이 크게 부족하므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독서와 글쓰기이다.

아이는 책에서 세상을 배우고, 글쓰기를 통해 자아를 만든다. 입시나 문해력, 지능 따위를 위한 목적성 독서는 자칫 독서애호감(독서를 즐기는 마음)만 해칠 수 있다. 한 권의 책에서 순수한 기쁨을 느낄 수 있는 즐거운 독서, 무목적성 독서, 유희 독서로 아이를 이끌어야 한다. 매일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아이를 당할 것은 없다. 독서 양육의 첫 열쇠는 부모의 솔선수범이다. 그런 측면에서 여기 소개하는 책들로 부모부터 독서를 하면 어떨까?

채인선 작가의 《아름다운 가치 사전》, 《마음과 생각이 크는 책》 시리즈가 좋다.
아이가 조금 우울하다면, 제임스 J. 크라이스트의 《괜찮아 괜찮아 슬퍼도 괜찮아!》, 품행에 문제가 있다면
존 버닝햄의 《에드와르도》를 권한다. 부모에게는 아이의 개성에 맞는 수백 권을 추려내는 높은 감식안도 필요하다.
부모가 아이의 북 큐레이터가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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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결, 실행력을 높이는 대화법

부모가 응원하고 격려할 때 아이의 동기와 실행력도 쑥쑥 자란다. 이를 위해 부모가 가장 먼저 터득해야 할 지식이 자녀 대화법이다. 아이를 조종하기 위한 ‘심리조종’을 심리학에서는 모든 인간관계에서 금한다. 많은 대화법 가운데 마셜 로젠버그의 ‘비폭력대화’는 가장 추천할 만하다. 이는 상대를 판단하고, 평가하며, 강요하고, 비교하며, 자기 책임을 부인하는 대신에 공감과 공존, 협력을 추구하는 대화법이다.

비폭력대화에서는 판단을 배제하고 현 상태를 담백하게 진단하는 관찰(observation), 감정을 솔직히 전하는 느낌(feeling), 욕구를 부드럽게 전달하는 욕구(need), 바람을 전하는 부탁(request)의 단계를 거쳐 상대의 마음을 움직이게 돕는다. 부모가 비폭력대화로 다가서면, 아이의 마음도 활짝 열리며 좋은 행동, 바른 습관으로 이어진다. 가령 “너, 정말 계속 이렇게 숙제 안 하면 엄마가 혼낸다고 했지!” 같은 협박성 폭언이나 “지수야, 넌 왜 매번 엄마를 이렇게 힘들게 만드니?” 같은 심리조종 대신에 “엄마는 우리 지수가 숙제를 미리 잘하는 멋진 사람이 되었으면 정말 좋겠어” 같이 진심을 담은 말로 마음의 문을 여는 것이다.

감정을 추스르며 대화하기가 힘들다면
앤드류 뉴버그가 《왜 생각처럼 대화가 되지 않을까?》에서 알려주는 ‘연민소통’을 배워보자.
그 바탕이 되는 마음챙김 명상을 배우면 더 좋다.
아직 모른다면, 모든 대화의 기초가 되는 존 가트맨의 ‘감정코칭’부터 배우는 것이 시작이다.

역량, 습관이 자라는 성공 사이클

아이의 실행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이른바 ‘긍정적 강화’가 필요하다. 가령 건강한 독서 습관이 자라는 과정은 다음과 같다. ‘시행착오 끝에 제대로 읽어낸다→발전한다→칭찬받거나 성취감, 효능감을 느끼는 등 대가를 체감한다→도파민이 분비되어 쾌감을 얻는다→행동과 쾌감이 서로 연결된다→뇌가 이를 인지하고 기억한다(시냅스가 만들어진다)→다시 책을 읽고 싶어진다→시행착오 끝에 제대로 읽어낸다.’

물론 강요가 아닌 자발적인 독서일 때 가능하다. 이 과정에서 아이 뇌의 시냅스는 더욱 촘촘해지고, 시냅스를 감싼 미엘린도 두꺼워진다. 미엘린이 두꺼워야 뇌에서 정보들이 이탈하지 않고 빠르게 전달된다. 머리가 좋다는 말을 뇌과학적으로 표현하면 ‘미엘린이 두껍다’이다. 아이가 좋아하는 것들 중에서 미래를 밝혀줄 일을 찾아 지속적으로 이 사이클을 경험하게 해야 한다.

단, 아이가 모든 것을 잘하기를 바라서는 안 된다. 그런 면에서 진로활동을 일찌감치 시작할 필요가 있다. 잘하고 싶은 일을 찾고, 필요한 역량을 조금씩 키우는 것이다. 김연아나 손흥민이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그러기 위해서도 아이의 개성을 제대로 알아야 한다. 양육의 첫걸음은 언제나 아이를 이해하는 데에서 시작된다.

아이가 성취감을 느끼며 성장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으로는
석학 미하이 칙센트미하이의 《십대의 재능은 어떻게 발달하고 어떻게 감소하는가》,
페그 도슨과 리처드 규어의 《아이의 실행력》, 켄 로빈슨과 루 애로니카의 《켄 로빈슨 엘리먼트》가 있다.
석학 에드워드 L. 데시의 《마음의 작동법》이나 미래학자 다니엘 핑크의 《드라이브》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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