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의 꿈이 되고 싶다

누군가의 꿈이 되고 싶다한국해양대 해사IT공학부 권영민

글. 최지영 | 사진. 남윤중(AZA STUDIO) | 2021년 1호

2021. 01. 29 488

전부는 아니지만 근사한 제복과 미래의 스마트 선박의 이끌림으로 해사IT공학부를 선택한 권영민 군.
당장의 자유보다는 규율 속에 충실한 배움의 4년을 채운 해양 전문 인력으로서 이미 사회의 부름을 받아두었다.
청소년 복싱 선수라는 이력에 동아리 합창단원이라는 이채로움을 더하며 자신의 길을 닦아가는,
웃음과 장난기와 책임감의 비율이 고른 청년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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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을 꽉 채운 배움의 시간

한국해양대학교 해사대학은 우리나라 해운 산업의 성장을 이끌어갈 전문 인재를 양성한다는 목적으로 설립된 국립 대학이다. 학내에서도 타 계열과는 운영 시스템이 전혀 다르므로, 전공 과정과 진로에 대해 목적이 분명한 이들이 입학한다.

고2까지만 해도 기계공학 분야를 탐색하던 영민 군은 3학년이 되면서 해사대학으로 마음을 정했다. 당시 해사대학 재학생들이 학교 홍보차 나온 설명회가 계기였다. 선배들이 갖춘 제복이 멋져 보였고, 군 복무 대체와 비용 지원 등 다양한 혜택이 매력적이었다. 6개 학부 가운데 해사IT공학부를 선택한 건 앞으로의 스마트 선박에 대해 더 공부해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그 공부가 얼마나 복잡하고 힘든지, 실제로 얼마나 유용한지 몰랐다.
“우리는 졸업하려면 150학점을 이수하는데, 선박의 여러 기기를 이해하기 위한 기초로 물리, 화학부터 역학, 공학 계열은 물론이고 선박 기기와 안전 교육 등 4년간 정말 꽉 채워 배웁니다. C, JAVA, 아두이노 등과 같은 컴퓨터와 코딩 언어, 컴퓨터 네트워크까지 충실히 배운다는 게 가장 큰 특징 같아요. 여러 분야를 병행하니까 배울 때는 정말 복잡하고 곤란했는데, 졸업 과제를 하면서 얼마나 쓸모 있는 공부였는지 알았어요.”

자유를 대가로 필수 능력과 자격 갖춰

해사대학 재학생은 기숙사 생활을 하며 전공 공부도 정해진 과정에 따른다. 흔히 말하는 대학의 자유과 낭만은 유보해야 한다. 1학년부터 6시 30분 기상으로 일과를 시작해 그날의 수업을 듣고 제복과 주변 정리를 마친 후 밤 10시에야 마감되는 생활이다. 외박은 주말에 허용되며 평일에도 일정한 규율에 따른다. 당장은 자유와 선택권이 제한되지만, 그만큼 사회생활에 유용한 필수 능력과 자격을 갖추어 졸업하게 된다. 영민 군은 4년 과정을 무사히 마쳤고, 3급 기관사로서 졸업과 함께 SK해운에 근무하게 됐다. 남학생들은 군 복무를 승선근무예비역으로 대체하기 때문에 졸업 후에는 우선 해운사로 취업해 승선한다.

필수 자격을 취득했기에 영민 군은 직무와 인성으로 나눠 면접에 대비했는데, 공통으로 자신이 회사에 어떤 이익을 가져올 수 있는 사람인지 표현하려 애썼다. 인성 면에서는 자신을 과하게 포장하지 않도록 주의하면서 자신감과 친화력을 전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학부 간부로 활동하는 동안 많은 사람들 앞에서 생각을 표현하는 일이 많았어요. 덕분에 떨지 않고 돌발 질문에도 바로 생각을 정리해서 답했던 것이 좋은 인상을 준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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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 실습과 합창 동아리 활동

3학년 때 다녀온 1년간의 승선 실습은 잊을 수 없는 경험이다. 6개월은 국내 한 해운사에서, 6개월은 학교 실습선에서 체험하며 배운 시간. 이때의 선박은 10층짜리 아파트 한 채를 옆으로 뉘어놓은 스케일과 형세를 상상하면 된다고.
“일본에서 승선해 태국, 아랍에미리트 등 동남아 여러 나라를 거쳐 파나마, 미국 등을 다니면서 기관실에서 땀 흘려 일하며 배운 것들은 평생 잊을 수 없을 거예요. 학교 실습선에서 동기들과 함께한 것도 큰 추억이죠. 필리핀 바다에서 수영도 하고, 다른 나라 해양대학교를 방문해서 축구 시합을 했던 것도 기억에 남아요.”

영민 군은 후배들의 생활을 지도하는 간부 활동과 합창 동아리 활동을 꾸준히 병행했다. 덕분에 학교생활에 더 큰 의미를 찾을 수 있었고, 자신의 미래상도 깊이 생각해볼 수 있었다. 청소년 시절 복싱 선수의 전적이 있어 운동만 좋아하는 줄 알았는데 금세 합창의 매력에 빠져들었다. 다 함께 모여 연습을 한다는 건 꽤 피곤한 일이지만, 매년 11월 말에 열리는 연주회에서 뿌듯함을 한 번 경험하면 빠져나올 수가 없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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싫어하는 과목 재미 붙이기와 시간 관리

여섯 살부터 재능스스로학습을 하면서 혼자 수학 문제를 풀고 맞춰보는 재미를 느꼈던 소년은 독서량도 많아서 국어 공부를 따로 해본 기억이 없다. 중·고등학교 시절에는 수학이 좀 힘들었지만, 많이 풀기보다 틀린 문제를 여러 번 풀면서 재미를 붙이려 노력했다. ‘같은 문제를 반복해서 풀다 보면 확실히 아는 게 보이고, 문제가 풀리기 시작하니까 싫어하던 과목도 재미가 붙었다’라며 경험을 들려준다. 또 같은 시간에 더 많은 양을 공부할 수 있도록 집중하는 데 신경을 썼다. 청소년 복싱 선수로서 부산시 대표로 활약했으니 효율적인 시간 관리는 필수였을 것이다. 그 가운데 자신만의 암기법이 생겼는데, 처음부터 끝까지 정독하면서 노트에 요점을 정리하는 방식이다. 한 과목을 정리하는 데 몇 시간씩 걸리지만 읽으면서 손으로 쓰는 게 가장 잘 외워지더라며 이 방법은 지금도 활용한다고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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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의 굳은 믿음 속에서

부모님은 아들의 공부에 간섭하지 않고 믿어주었다고 한다. 영민 군도 혼자 공부하는 습관이 들어서 학원이나 과외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저는 집중이 안 돼서 집에서는 잘 하지 않고 하굣길에 도서관에 들러 공부했어요. 부모님은 집에서는 푹 쉴 수 있게 도와주셨죠. 부모님 입장에선 불안하셨을 법도 한데 믿어주셔서 저도 지치지 않고 공부했어요.”

자신도 주위 사람들도 웃는 게 좋다는 영민 군은 장난꾸러기로 통하는 듯하다. 하지만 선택의 기로에서는 늘 ‘더 나은 사람’이 되는 길인지가 중요하다. 이제 직장생활을 시작하면서 더 많은 역할을 위해 계속 준비해나갈 것이다. 멋지게 목표를 달성해 누군가 따르고 싶은 모델이 되고 싶어 늘 떠올리는 문구가 있다. 나의 꿈을 이뤄 누군가의 꿈이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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