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에게 설명하는 아이들

선생님에게
설명하는 아이들수지지국 김옥화 재능스스로선생님

글. 이슬비 | 사진. 남윤중(AZA STUDIO) | 2020년 10호

2020. 10. 28 13

“저는 아이들을 가르치는 선생님이 아니라 아이들이 배운 걸 제게 설명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재능선생님입니다.”
수지지국 김옥화 선생님이 학부모에게 자신을 소개하는 인사말이다.
회원들에게도 가장 많이 하는 말은 “자, 이걸 선생님한테 설명해볼까”이다.
학부모와의 탄탄한 신뢰 속에서 ‘스스로 학습’을 하는 아이로 인도하는 비결이다.

엄마의 채점이 아이의 학습을 돕는다고요?

김옥화 선생님은 재능스스로학습은 회원과의 충분한 친밀감과 학부모의 신뢰 속에서 이루어져야 효과적이라고 강조한다. 누구보다 어머니의 호응이 중요하다. 그래서 첫 상담 때부터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노력하면서 채점만큼은 꼭 어머니가 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다. 어머니의 채점은 재능선생님의 일을 돕는 게 아니라 아이의 학습 효과를 위한 매우 중요한 과정임을 그렇게 인식시켰다. 덕분에 어머니들의 채점율은 95퍼센트가 넘고, 지국에서 채점 이벤트가 있을 때마다 단연 선두를 달린다.

얼굴 보기 힘든 직장맘을 위해서는 관리 전에 반드시 ‘어머니, 지금 시작합니다’라는 메시지로 알리고, 끝나면 그날의 주요 내용이나 아이의 반응과 긍정적 변화 등에 대해 한두 줄이라도 문자를 남긴다. 사소한 것 같지만 학부모와 소통하고 신뢰를 얻는 중요한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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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선생님한테 설명해볼래?”

김옥화 선생님이 관리 시간에 가장 많이 하는 멘트가 있다. “네가 선생님한테 설명해볼래?” 아이가 분명하게 잘 설명했을 때는 “정말 잘했다”, “너, 완벽하게 이해했구나!” 등등 칭찬과 감탄으로 호응을 해줘서 성취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한다.
“저도 처음에는 설명을 많이 해줄수록 아이가 잘 이해할 것이라 여겨서 열심히 설명하는 방식으로 진행했어요. 하지만 요즘은 그 반대입니다.”
개념도 아이가 혼자 소리내어 읽도록 한 후 선생님에게 설명하도록 한다. 아이가 설명을 하다 보면 어떤 부분을 이해하지 못했는지 스스로 깨닫게 될 뿐만 아니라 재능선생님도 아이의 취약점을 쉽게 파악할 수 있다. 재능선생님은 아이의 부족한 부분을 분명하게 짚어주면 된다. 김옥화 선생님이 관리하는 회원들 대부분이 학년이 올라갈수록 공부 힘을 발휘하는 비결이기도 하다.

‘설마 선생님이 그러시겠어?

가끔 스스로학습교재가 계속 밀리는 회원이 있다. 이유를 물어보니 바빠서 못했다고 한다. 어떻게 해야 할까. 이런 경우 대개 ‘다음부터는 밀리지 않게 하자’라고 할 테지만 김옥화 선생님은 다르다. “많이 바빴구나. 괜찮아, 그럼 지금부터 선생님이랑 같이 할까?”

몇 년 전, 초등학교 5학년과 1학년 자매도 비슷한 상황이었다. 몇 차례 밀렸을 때 “자꾸 밀리면 선생님이랑 밤새며 할 거다”라고 했더니, ‘설마 선생님이 그러시겠어?’ 하는 눈치였다. 한두 번의 경고 메시지를 준 후에는 반드시 실행에 옮겨야 효과가 있다. 마침 그날의 마지막 관리이기도 했다. 무려 네 시간 만에 밀린 학습 분량을 모두 끝낼 수 있었다. 회원의 학습이 밀렸을 때 김옥화 선생님이 대처하는 방식이다.

“학습지 공부가 효과가 있으려면 밀리지 않도록 지도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거든요. 아이들이 이렇게 한 번 어려움을 겪고나면 대개 이후부터는 스스로 노력하게 됩니다. 그 후로 자매의 학습 태도도 많이 바뀌었는데, 언니가 나중에 말하더라고요. 그날 크게 깨닫고는 ‘이렇게 무계획적으로 공부하면 큰일 나겠구나’라고 일기를 썼다는 거예요. 그 아이가 벌써 중학교 3학년인데 만날 때마다 성적이 몇 점 올랐다며 인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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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이랑 공부할 때 정말 좋았어요

재능선생님으로 일한 지 올해로 벌써 13년째 접어들었다. 회원 중에는 중학생은 물론 대학생이 된 경우도 적지 않다. 그렇게 품을 벗어나도 그 동생들이 재능스스로학습을 계속하는 경우가 많아서 소식을 계속 들을 수 있다. 한번은 아파트 단지를 걷고 있는데 저 멀리서 웬 청년이 큰소리로 인사하며 뛰어온 적이 있었다. “와, 선생님은 그대로시네요. 저, 이번에 대학 붙었어요. 선생님이랑 공부할 때 정말 좋았어요. 고맙습니다.”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재능스스로학습을 했던 아이였다. 너무 일찍부터 영어 공부를 시작해 영어에 대한 거부감이 생긴 탓에 아직 알파벳을 떼지 못한 상태였다. 재능스스로학습을 시작하면서 영어 공부도 다시 하고 싶다고 했던 아이였기 때문에 더욱 선명하게 기억에 남아 있었다. 그 아이가 벌써 대학생이 된 것이다. 가끔 힘들 때면 “선생님이랑 공부할 때 정말 좋았어요”라고 했던 아이의 말이 떠올라 힘을 얻고는 한다.

회원의 성장에서 보람과 에너지를 얻고 동료 선생님들과의 공감을 통해 긴장감을 놓지 않는 김옥화 선생님. 현재에 안주하지 않도록 늘 자신을 단단히 세우며 더 큰 목표를 향해 오늘도 집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