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e more thing, One more step

One more thing,
One more step

글. 박민근(세종사이버대 겸임교수, 《공부호르몬》 저자) | 사진. 클립아트코리아, 게티이미지뱅크 | 2020년 10호

2020. 10. 28 16

끈기에 관한 연구로 명성을 얻은 앤절라 더크워스는 ‘끈기는 한 번에 한 걸음씩 나아가는 것이다.
매일, 몇 주씩, 몇 해씩 도전적으로 연습하는 것’이라고 했다. 또 ‘한계 지점에 다다랐을 때 한
발짝, 두 걸음 더 버티는 것’이라고 했다. 우리는 천재들의 성취와 결과물에 집중하지만,
더크워스는 그들이 결과를 내기까지 흘린 땀과 인내를 주목하라고 당부한다.
뛰어남은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대개 작은 땀과 끈기의 결실이다.

자신을 지키는 힘

최근 끈기의 부족을 넘어 집중력 장애나 과잉행동 증후군을 겪는 아이들이 늘고 있다. 간단한 과제조차 차분히 해내지 못하는 것이다. 이는 기질적 영향이 크지만 후천적 요인도 무시할 수 없다. 독서 부족, 글쓰기 훈련 부재, 과도한 스마트 기기 사용 등 그 원인은 다양하다. 부모의 조바심과 과잉보호가 원인이 되기도 한다. 만약 자녀에게서 이런 문제점을 느낀다면 아이에게 꼭 필요한 끈기를 키울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삶의 가장 큰 영광은 한 번도 실패하지 않음이 아니라, 실패할 때마다 다시 일어섬에 있다”고 했던 넬슨 만델라의 인생은 가시밭길 자체였다. 노벨 평화상 수상자이자 남아프리카공화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이었던 넬슨 롤리랄라 만델라는 흑인 인권을 외치다 무려 27년 6개월 동안 감옥에 투옥당했다. 그런데 구금이 끝나는 순간 그가 여전히 생생한 정신과 뛰어난 체력을 유지하고 있어 많은 이들을 놀라게 했다. 그는 자신의 심신을 지키기 위해 감옥에서도 규칙적인 훈련을 했다. 채석장에서 돌을 캐는 노역조차 심신을 지키는 고마운 일로 여겼다. 독방에 감금돼 채석장 일을 할 수 없게 되자, 매일 제자리 달리기 45분, 손가락 짚고 팔굽혀펴기 200회, 윗몸 일으키기 100회, 허리 굽히기 50회를 하루도 빠짐없이 실천했다. 오프라 윈프리와의 인터뷰에서 “어떻게 감옥생활을 하면서 복수심이 아닌 용서의 마음을 가질 수 있었는가?”라는 질문에 만델라는 “만약 내가 감옥에 있지 않았다면 인생의 가장 어려운 과제, 즉 스스로를 변화시키는 일을 달성하지 못했을 것이다. 감옥에 앉아서 생각하는 시간은 바깥세상에서는 결코 가질 수 없는 기회였다”고 답했다. 만델라의 이야기는 흔히 우리가 아이에게 풍족한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좋은 양육이라고 믿는 착각에서 벗어나게 한다.

서브이미지

끈기, 그 토대는 ‘자신’에 대한 믿음

힘들고 어려운 상황을 자주 경험하고 오래 견딘다고 무조건 끈기가 느는 것은 아니다. 바탕이 되는 자신감의 눈금이 채워질 때 끈기 역시 단단해진다. 자신감(self-confidence)은 말 그대로 자신을 믿는 마음이다. 심리학에서는 ‘긍정적 자기개념(self-concept)’이라 하는데, 자기 자신을 의식적 혹은 무의식적으로 평가하는 것이다. 외모나 건강, 소유물, 또래, 학습 능력이나 성취 경험 등 자신과 관련된 거의 모든 것이 자기개념을 형성한다. 그러나 타고난 외모나 소유물 등의 외적 요소가 만드는 자신감은 한계가 있다. 이솝 우화에 나오는 다른 새의 깃털로 자신을 치장한 까마귀 같은 것이기 때문이다. 진짜 자신감은 가치 있는 일을 수행하고 성과를 내는 과정에서 ‘능력의 신장’을 경험할 때 비로소 얻을 수 있다. 긍정적인 성취 경험이 자신감과 끈기 모두를 키우는 것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은, 별것도 아닌 일로 ‘넌 멋져’, ‘넌 대단해’라고 해봐야 아이 마음에는 자기불신과 불안만 가중된다. 그러니 자녀에게 조금 힘들지만 성취감을 느낄 만한 일을 만나게 해야 한다. 호랑이가 낭떠러지로 새끼를 떨어뜨리는 것과 같은 담대함과 용단이 부모에게 요구되는 것이다.

끝까지 믿어주는 ‘한 사람’이어야

미국 대통령 에이브러햄 링컨의 생모는 안타깝게도 그가 여덟 살 되던 해 죽었다. 그러나 새어머니는 링컨을 친아들 이상으로 돌보며 지혜롭게 자라도록 헌신했다. 훗날 링컨은 “나의 현재 삶 전부와 또한 내가 장차 바라는 장래 생활의 전부도 오직 ‘천사 같은 나의 어머니’에게 빚진 것이다”라고 회상했다.

똑같은 경험이라도 끈기의 자양분이 될 수도, 의미 없는 고생이 될 수도 있다. 아이의 경험이 끈기를 키우는 일이 되느냐, 마느냐를 가르는 중심에 부모가 있다. 부모의 말과 행동이 있다. 가령 아이가 힘들게 방 청소를 했다고 하자. 어른이라면 금방, 더 깔끔하게 했겠지만 기특하게 제 스스로 해볼 생각을 한 것이다. 그런데 아이가 치운 방을 보고 “아이고, 이게 뭐니? 그래 한 시간 넘게 치운 게 고작 이거야?”라고 한다면 과연 아이 마음에 어떤 일이 일어날까? 반대로 이렇게 말하는 부모도 있을 것이다. “우리 서준이가 혼자서 방을 다 치웠구나. 고생 많았어. 서준이가 스스로 자기 방을 치우다니 엄마는 무척 기뻐.”

아이의 성장 과정에서 부모의 정서적 지지만큼 소중한 것도 없다. 자신을 믿어주는 사람이 있다는 믿음만큼 큰 힘이 되는 것도 없을 것이다. 그러니 머릿속에 이런 시나리오를 항상 그리면 된다. 아이에게 힘에 조금 부치는 어려운 일을 제안한다. 그리고 아이가 그 일을 끝까지 해낼 때까지 한 걸음 물러서 묵묵히 지켜본다. 마침내 영화 속 한 장면처럼 아이가 그 일을 무사히 마친 순간, 두 팔로 크게 안아주며 “아빠는 네가 잘해낼 줄 믿고 있었어”라며 속삭이는 것이다.

서브이미지

끈기 강화를 돕는 도구 활용법

도구를 활용하면 끈기를 키우기가 좀 더 쉬워진다. 끈기의 첫째 방해 요소는 게으름이나 회피심리이다. 그러니 게으름과 회피심리를 자극하는 사물이나 환경을 제거하는 것이 선결 과제이다. 가령 독서 지구력을 키우고 싶다면, 독서에 방해가 되는 사물들을 주변에서 보이지 않도록 치우는 것이다. 스마트폰, 텔레비전, 침대, 만화책, 각종 음식 등 평소 독서를 방해했던 것을 하나씩 정리한다. 반대로 끈기를 향상시키는 도구도 많다. 다른 기능이 없는 타이머는 다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한 시간 동안 독서를 하겠다고 마음먹었다면 타이머를 설정하고 그 시간이 지날 때까지 독서를 해보는 것이다. 또 손가락에 고무줄을 차고 있다가 하기 싫어지거나 그만하고 싶은 마음이 생길 때 살짝 튕기면 다시 마음을 다잡을 수 있다. 각종 플래너 역시 도움이 된다. 어떤 일을 하기 전에 미리 계획을 세우고, 끝난 후 점검표를 작성하는 것은 가장 보편적인 끈기 강화 기술이다. 단 노트 형태라면 대개 무방하지만, 스마트폰 앱을 활용할 때는 부모의 관리와 감독이 꼭 필요하다. 작지만 자신이 좋아할 만한 어떤 것을 성과의 보상으로 제공하면 좀 더 효과가 크다. 한두 시간 공부를 열심히 하면 초콜릿 케이크 한 조각을 먹을 수 있는 작은 보상도 필요하다. 단 이런 보상은 부모가 정하기보다는 아이 스스로 마련하는 자율적인 방식이 좀 더 효과적이다.

일상의 숲에서 단련해요, ‘끈기근육’

  1. 이왕이면 기록의 즐거움이 있는 운동을!
    끈기 향상에 운동만한 방법은 없다. 운동을 싫어하는 아이라도 쉽고 알맞은 한 가지를 정해 꾸준히 실천하면 효과를 볼 수 있다. 걷기, 달리기 같은 단순한 운동보다는 격투기나 기록 세우기 같은 성취 결과가 눈에 보이는 종목이 좀 더 효과적이다.

  2. 한 가지 예술·공작 활동을 꾸준히!
    아이의 다중지능 프로파일에 따라 가장 친화성이 높은 집중력 향상 작업의 기회를 제공한다. 공간지능이 높은 아이라면 각종 수집, 레고나 프라모델 조립 등을 돕고 점점 난이도를 높여 꾸준히 하도록 이끈다.

  3. 저녁 시간은 온 가족이 함께 글쓰기!
    글쓰기는 그 자체로 대단히 좋은 끈기 훈련 도구이다. 특히 매일 쓰는 일기만큼 좋은 방법도 없다. 아이에게만 맡겨두면 부담이나 싫증을 느껴 지속하기 어려우므로, 저녁 시간, 가족이 함께 거실에 모여 일기쓰기 시간을 가져보자. 가족의 화목까지 챙길 수 있다.

  4. 워터파크보다는 하늘길 트래킹을!
    도보 여행, 하루 일정의 숲 트래킹, 긴 여행처럼 조금 고생스러운 활동도 끈기를 키우는 이상적인 방법이다. 리조트나 워터파크보다는 지도를 보며 이동하는, 다소 힘겨운 여행이 좋다. 지나고 보면 가장 추억이 많이 남는 여행으로 기억될 것이다.

  5. 상대와 겨루는 배틀 게임을!
    바둑, 체스, 각종 보드게임 등은 끈기와 함께 주의력, 지능까지 높이는 종목이다. 서로 겨루는 스포츠, 특히 팀을 짜서 겨루는 게임은 가장 훌륭한 도구이다. 단 컴퓨터나 스마트폰 게임은 득보다는 실이 훨씬 많으니 부모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6. 하루에 20~30분 마음챙김 명상을!
    마음챙김 명상도 끈기와 집중력을 신장하는 뛰어난 방법이다. 최근에는 아이를 위한 명상 방법도 많이 개발되었다. 아이와 함께 하루에 두세 차례, 20분 안팎으로 명상 시간을 갖도록 하자.

  7. 자발적인 몰입은 흐름을 끊지 않도록!
    아이에게 200페이지 이상의 긴 동화책을, 초등 고학년이라면 장편 소설을 읽게 해보자. 몰입하고 있다면 몇 시간이든 흐름을 끊지 말자. 이런 활동을 통해 아이의 뇌신경망이 급속도로 정교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