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욕심보다는 남매의 뜻

부모 욕심보다는
남매의 뜻이근호, 이지호(7세) 남매

글. 오인숙 | 사진. 이규철(AZA STUDIO) | 2020년 8호

2020. 08. 28 48

근호와 지호는 성향도 꿈도 다르다. 하지만 서로에게 평생 친구가 될 쌍둥이 남매다.
호기심 가득한 초롱초롱한 눈망울의 근호와 부끄러움이 많지만
똑똑한 지호는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며 함께 성장일기를 써 내려가고 있다.
유치원에는 일주일에 한두 번밖에 가지 않는 요즘,
대부분의 시간을 함께 보내고 있는 두 아이의 일상을 들여다봤다.

오빠 아닌 친구 그리고 동생

근호는 최근 포켓몬스터에 푹 빠져 있다.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는 ‘리자몽’이다. 색도 예쁘고 생김새도 멋져서 종종 직접 그려보기도 한다. 지호가 좋아하는 건 훌라후프다. 여섯 살 때부터 유치원에서 했다는데 허리 운동도 되고 재미있단다. 엄마는 “지호가 훌라후프를 좋아하는지 처음 알았다”며 놀라워했다. 매일 유치원에 가지 못하고 친구도 만나기 힘든 요즘, 남매는 함께하는 시간이 더욱 늘었다. 가끔 투닥거릴 때도 있지만 함께해서 좋은 게 더 많다.
“장난감이 부서지면 지호가 똑같은 걸 빌려줘서 좋아요.”
“밤에 깜깜해서 무서운데 같이 있어서 좋아요.”
“오빠랑 같이 자도 안 무서워?”라는 질문에 “오빠 아니에요. 내 친구예요”라고 답하는 지호. 반면 근호는 지호를 ‘동생’이라고 한다. 어디서든 항상 지켜주는 듬직한 오빠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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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사 달라도 《생각하는쿠키북》은 좋아해요

근호의 꿈은 경찰관이다. 아빠처럼 나쁜 사람을 혼내주는 멋진 경찰이 되고 싶단다. 지호의 장래희망은 의사다. 네 살 때, 돌잡이에서 청진기를 잡았다는 말을 들은 후부터 한 번도 바뀐 적이 없다. 물론 병원에서 근무하는 엄마의 영향도 크다.
“근호는 성격이 활달해서 주변에 친구가 많고 두루두루 잘 어울리는 편이에요. 지호는 친구들을 많이 배려하고, 유치원에서 선생님 역할을 할 만큼 의젓하고요.”

남매는 책 읽기를 무척 좋아한다. 엄마가 “어디 갈래?” 물으면 동시에 “서점이요”라고 할 정도다. 한번 책을 잡으면 한 시간이고 두 시간이고 자리를 떠나지 않는다. 좋아하는 책을 사주면 하루종일 반복해서 보고 또 보고, 일주일 내내 헌책이 되도록 읽는다. 그러니 《생각하는쿠키북》을 좋아하는 것은 당연하다. 물론 성향만큼이나 관심사도 다르다. 근호는 공룡, 물고기 등 동식물과 관련된 책을 주로 잡고, 지호는 인체, 의학, 응급처치 같은 내용이 담긴 책에 관심이 많다.

부모는 뒤에서 도와줄 뿐

엄마는 아이들이 스스로 해낼 수 있도록 뒤에서 도와주는 것이 부모의 역할이라고 말한다.
“아이들이 스스로 모든 것을 하지는 못하지만, 그렇다고 부모가 나서서 대신해줄 수는 없잖아요. 아이들이 올바르게 성장할 수 있도록 길을 안내하고, 묵묵히 뒷받침해주는 것이 부모의 역할이라고 생각해요.”

교육도 마찬가지다. 늘 아이들이 원하는 대로 따라갔다. 다행히 남매는 서로 부족한 점을 채워주며 함께 성장해간다.
“지호가 먼저 한글을 떼고 국어를 공부했는데, 근호가 자기도 하고 싶다며 한글 공부를 열심히 하더라고요. 근호가 모르는 걸 물으면 지호가 자세히 설명해줘요. 저에게 배우는 것보다 서로 묻고 답하는 시간을 통해 많은 걸 배우는 것 같아요.” 그렇다고 늘 좋을 수만은 없을 터. 투닥투닥 다툴 때면 엄마는 아이들에게 각자의 공간에서 생각하는 시간을 갖게 한 후 서로에게 편지를 쓰게 한다. 근호는 편지와 함께 그림을 그려 자신의 미안한 마음을 표현하고, 지호는 깜짝 놀랄 만큼 논리적이고 긴 문장으로 엄마를 감동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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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학 전 한글 떼기, 나머지는 차근차근

남매는 네 살 때 재능스스로학습을 시작했다. 스티커를 붙이고 노는 데 흥미를 보이더니 다섯 살 즈음엔 한글을 익히고, 여섯 살에는 막힘없이 술술 읽을 정도가 됐다. 엄마는 퇴근 후 스스로학습교재에 있는 문제를 응용해서 아이들의 학습을 돕는다. 재능선생님에게 배운 수학 문제와 비슷한 문제를 내거나, 받아쓰기를 시키거나, 같은 알파벳으로 시작하는 다른 단어를 알려주는 식이다. 아이들이 잘 따라주니 부모는 욕심이 생기기도 한다. 하지만 그보다는 아이들이 자율적으로 공부할 수 있도록 지켜보며, 원하는 것을 할 수 있도록 도우려 한다. “초등학교 입학 전에 한글을 익힌 것만으로도 안심이 돼요. 나머지는 학교에 들어가서 차근차근 배우면 된다고 생각해 서두르지 않아요. 그보다는 친구 관계가 좋은 아이로 자라면 좋겠어요. 늘 친구와 함께하고 옆에서 도울 수 있는 아이로 성장하길 바랍니다.”

인생에서 서로 의지하며 힘이 되어 줄 수 있는 친구를 찾는 것만큼 소중한 것이 있을까. 엄마의 바람대로 쌍둥이 남매는 분명 서로에게 누구보다 좋은 친구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