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천히 온전하게, 기초의 힘

천천히 온전하게,
기초의 힘인천고 이루다(1학년)

글. 김문영 | 사진. 이규철(AZA STUDIO) | 2020년 7호

2020. 07. 29 20

무성한 이파리들이 한들거리는 나무 그늘 아래를 천천히 걸으면 무거웠던 머리가 한결 가벼워지는 것 같다.
공부가 잘 안 될 때나 어려운 문제에 막힐 때면 집 앞 공원에 나와 잠시 산책을 한다. 조급했던 마음이 정리되면
다시 공부할 힘을 낸다. 루다는 재능스스로학습과 함께해온 지난 10년 동안 느리더라도 온전하게 자기 지식을 만드는 공부법을 익혔다.

고교 첫 도전, 학급회장이 된 루다

고등학교 입학 후 처음으로 학교에 다녀온 루다는 다소 들떠 있었다. 등교 첫날의 이야기를 들으며 엄마는 걱정을 덜었다. 같은 중학교 친구가 거의 없는 고등학교로 진학한 아이가 잘 적응할 수 있을까 염려한 건 기우였다. 등교일이 많이 늦춰져서 내일 당장 있을 학급회장 선거가 루다에게는 시급한 문제였다. 초등학교 때부터 친구들을 이끌며 뭔가 하기를 좋아했던 루다는 줄곧 임원으로 활동해온 경험과 자질을 친구들에게 알릴 새도 없이 선거를 치르는 게 아쉽다고 했다. 회장이 못 돼도 괜찮으니 너무 기대하지 말자는 엄마의 말을 이해하면서도 속상해하는 기색이었다.

온라인 수업이 진행되는 동안 학급 단체 채팅으로 만났을 뿐인데도 친구들은 루다가 어떤 아이인지 일찌감치 알아본 듯싶다. 선생님 말씀을 주의 깊게 듣고 대답하거나 과제를 빨리 제출하며, 친구들의 질문에 친절하게 답해주는 모습에서 느껴지는 성실함이 짧은 시간에도 모두에게 좋은 인상을 심어준 것 같았다. 회장이 되었다는 사실보다 기쁜 것은 자신을 뽑아준 친구들의 인정과 지지이다. 공부를 잘한다는 이유로만 얻을 수 있는 게 아니어서 더 값지게 느껴지는 신뢰이다.

서브이미지

10년 동안 함께해온 재능스스로학습

등교와 온라인 수업이 격주로 반복되니 학습 리듬을 유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이 적지 않다. 루다도 완전히 예외는 아니지만, 지금껏 공부하고 생활해온 대로 착실하게 적응하고 있다. 온라인 수업을 듣고 스스로 해야 할 공부를 챙기고 남는 시간에는 좋아하는 책을 읽으며 여유를 즐긴다. 시와 소설, 과학, 역사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탐독하는 습관은 어렸을 때부터 길렀다. 엄마가 보기에 차분하고 착실한 루다의 성격은 타고난 것이기도 하고 길러진 것이기도 하다.

집에서 공부하고 책 읽는 시간이 많아진 요즘의 상황은 루다가 여섯 살 무렵 신종플루를 앓던 일을 떠오르게 한다. 어린이집에 다니지 못하게 되면서 대안으로 엄마표 수업을 시작한 게 그때였다. 엄마는 다양한 어린이 도서, 학습지를 찾아서 비교해보고 재능스스로학습을 선택했다. 《생각하는쿠키북》은 다양한 읽을거리를 통해 아이가 책 읽기를 더 좋아하게 해주었고, 《생각하는피자》는 재미있는 게임을 즐기듯 스스로 학습하는 습관을 들이도록 해주었다. 중학교 때는 국어, 영어, 수학, 사회, 과학 같은 주요 과목을 스스로학습교재만으로 공부했다. 재능선생님도 중간에 바뀌는 일 없이 10년 넘게 함께하고 있다. 엄마는 재능선생님과 좋은 호흡으로 착실히 공부해온 덕분에 다른 사교육은 큰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고 했다.

“어렸을 때는 공부를 잘해야 한다는 부담 없이 즐기게 해주고 싶었어요. 사회에서는 예의 바르고 착한 사람으로 자라고, 개인적으로는 행복한 삶을 살도록 돕는 게 부모가 자녀를 교육하는 이유라고 생각해요. 아이가 스스로 좋아하는 것을 찾아 필요한 지식을 쌓는 게 공부의 의미라면 한두 문제 틀리는 데 연연할 필요가 없다고요. 재능선생님도 이런 생각에 충분히 공감하시면서 아이를 이끌어주셨어요.”

서브이미지

내 지식이 될 때까지 반복하기

학년이 올라갈수록 조금씩 어려워지는 공부가 벅찬 적도 있다. 공부할 의지가 꺾이려 할 때마다 루다는 오랫동안 쌓아온 기초의 힘과 반복 학습의 효과를 믿었다. 여섯 살부터 지금까지 공부하면서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대강 넘긴 내용은 없었다. 엄마는 처음부터 재능선생님께 진도를 빨리 나가기보다는 하나라도 확실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지도해달라고 말씀드렸다. 학습을 끝낸 단원이라도 재능선생님이 보기에 아이의 이해가 부족하다 싶으면 같은 교재를 다시 가져와서 반복했다. 루다는 반복을 통해 철저하게 이해한 원리와 자기 것으로 만든 지식이 차곡차곡 쌓여 실력이 된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대학 입시도 3년이라는 짧지 않은 시간 동안 인내심을 갖고 통과해야 할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당장 시험 결과가 기대만큼 좋지 않아도 실망하지 않고 꾸준히 공부하는 게 중요할 것 같아요. 기초가 단단하면 성과는 반드시 나타난다고 믿어요.”

루다는 부모님이 지어주신 이름에 걸맞게 자신이 좋아하는 것, 의미 있는 일을 찾아 이루는 삶을 살고 싶다고 했다. 지구과학을 좋아하고 우주에 관심이 많아서 천문학을 공부할까 생각해보기도 하고, 재미있는 소설이나 멋진 시를 쓰는 작가를 꿈꾸기도 한다. 무엇을 이루고자 하든 나의 지식을 갖는 방법과 재미를 먼저 체득했기에 즐거운 여정이 될 것이고, 그 여정 속에 빛나는 성취도 반드시 따를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