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의사의 길,  무게를 견딜 것

좋은 의사의 길,
무게를 견딜 것중앙대 의과대학 본과 1학년 한경모

글. 오인숙 | 사진. 현진 (AZA STUDIO) | 2020년 3호

2020. 03. 25 40

의과대학 학생은 예과 2년을 거쳐 본과 4년을 다닌다. 의사가 되기 위해서는 오랜 배움의 시간을
인내하며 치열하게 공부에 매진해야 한다. 만만치 않은 공부량을 소화하며 고된 과정을 거쳐야 비로소 의사가 되는 것이다.
의예과 2학년을 마치고 올해 본과에 들어가는 한경모 군이 새삼 공부에 대한 열정을 다잡는 이유다.

놀며 공부하며··· 예과 2년의 시간

“예과 1학년 때는 많이 놀았어요. 2학년 때는 좀 더 공부를 많이 했고요. 본과에서는 공부해야 할 양이 무척 많아서 놀거나 쉴 시간이 없습니다. 그래서 예과 특히 1학년 때 대학생활을 좀 더 여유롭게 즐기는 편이에요.”
수업이 없는 날은 고등학교 때 친구들과 자주 어울려 시간을 보냈다. 컴퓨터 게임을 좋아해서 공강 시간에는 종종 PC방을 찾았다. 또래 친구들처럼 음악을 즐겨 듣고, 책도 많이 읽었다. 소설책으로 시작해서 자기계발 서적과 평소 흥미를 가졌던 분야의 책까지 두루 섭렵했다. 요즘도 여전히 책을 즐겨 읽는다. 시험에 대한 스트레스가 상대적으로 적어서 시험공부는 일주일로 충분했다. 하지만 예과 2학년은 달랐다. 공부해야 할 것들이 많아졌고, 어려운 과목도 생겼다. 의대생이 되어 힘든 점으로 가장 먼저 공부를 꼽을 정도다. 2학년 2학기 기말고사에서 12과목의 시험을 치러야 했다.
“새로운 학문을 접하는 것이 재미있기도 하지만 힘든 것도 사실입니다. 특히 예과 2학기부터는 본과 때 공부할 과목들을 미리 배우기 때문에 학과 친구들 모두 열심히 공부하는 분위기였어요. 시험공부를 3주 전부터 시작했지만, 몇몇 과목은 시간이 턱없이 부족할 정도로 공부량이 많았습니다. 본과에서는 더 바빠질 텐데, 그냥 열심히 하는 수밖에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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싫은 과목도 좋아지게 하는 ‘칭찬’

경모 군은 초등학생 때 공부를 꽤 잘했다. 특히 수학과 과학에 재미와 흥미를 느꼈고, 그만큼 성적도 좋았다. 중학생 때는 평범했지만, 수학과 과학만큼은 여전히 자신 있는 과목이었다.
“어려서부터 수학, 과학, 게임을 좋아했어요. 세 가지 모두 주변에서 잘한다는 말을 많이 들었습니다. 그런 말을 들으면 더 좋아지더라고요. 뭐든지 잘한다는 소리를 듣거나 혹은 스스로 잘한다고 느끼면 자꾸 하고 싶어지고, 좀 더 잘하기 위해 노력하게 되는 것 같아요.”
중학교 때는 국어와 사회 과목을 싫어했는데, 성적이 잘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못하니까 좋은 성적이 나오지 않았고, 그래서 더 싫어지는 악순환이 이어졌다. 다행히 고등학교에 진학해 성실하게 공부하다 보니 자연스레 성적이 올랐다. 주변에서 잘한다고 칭찬해주니 그렇게 싫어하던 과목이 좋아졌다.
“저는 공부하는 데 큰 어려움을 느끼지 않았어요. 재능스스로학습을 대여섯 살쯤 시작해서 고등학교 1~2학년 무렵까지 했는데, 처음부터 저는 거부감이 없었어요. 공부 자체를 싫어하지도 않았고요.”
학원 수업에 대한 거부감도 없어서 꼬박꼬박 다니며 열심히 수업을 들었다. 어려서부터 ‘일주일에 스스로학습교재 한 권 풀기’를 실천하며 생긴 습관 덕분에 학원 숙제도 빼놓지 않고 했다. 선생님의 질문에 대답을 잘하는 학생이었고, 칭찬을 받으면 그 수업이 더 좋아졌다. 주변 사람들의 칭찬이 자신감으로 이어져 공부 열정을 더욱 부채질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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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한 건 자신에 대한 믿음

공부가 일상이던 경모 군이 가장 힘든 경우는 성적이 기대만큼 나오지 않을 때였다. 내신보다는 수능 위주로 공부했는데, 특히 자신 있는 과목에서 모의고사 등급이 낮게 나오면 큰 충격을 받았다. 하지만 달리 방법이 없었다. 그저 ‘수능에서는 무조건 지금보다 더 높은 점수를 받을 것’이라고 믿으며 계속 공부하는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자신에 대한 믿음을 바탕으로 공부에 매진한 결과, 재수 끝에 의과대학 진학이라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었다.
의대생이 되어 좋은 점 중의 하나는 과외와 학원 아르바이트를 쉽게 구할 수 있다는 것. 학생들을 가르치는 입장에 서 보니 공부에 대해 새로 깨닫는 점도 있는데, 수준별 학습의 중요성이었다.
“예전에는 어려운 문제를 풀면 그 속에 복합적으로 담긴 여러 개념을 한꺼번에 공부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어요. 여러 개념을 모두 이해한 후에 어려운 문제를 풀면서 개념을 적용해보고 연습하는 게 효과적입니다.”
무조건 어려운 문제지를 선호하기보다는 자신의 수준에 맞는 교재를 찾는 게 중요하다는 것이다. 특히 수능이든 학교 시험이든 기출문제를 꼼꼼히 살펴볼 것을 강조한다. 그리고 기출문제를 열 번 푸는 것보다 한 번이라도 문제를 제대로 분석하는 것이 실력 향상에 더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문제 옆에 생각해봐야 할 것들을 적어두고, 복습할 때 이 메모를 위주로 점검하는 방법도 추천한다.
암기 과목의 경우에는 반복이 최선이라고 말한다. 경모 군은 교재를 읽으면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들을 위주로 먼저 외운 후, 다시 한 번 읽으면서 놓친 부분을 추가로 외우는 방식으로 공부한다. 이때 자신만의 그림이나 흐름을 가지고 암기하면 큰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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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게임의 무게도 덤덤하게

어린 시절 허리가 아픈 할머니를 보며 막연하게 의사의 꿈을 키웠다는 경모 군. 그 꿈의 완성을 위해 한동안은 다시 공부와 시험이 반복되는 일상을 보내야 한다.
“이제 본과에 들어가니까 체력도 잘 챙기고 공부도 더 열심히 해야죠. 지금부터는 공부할 양이 많아져서 다른 취미 생활을 즐기기는 힘들 것 같아요. 그 속에서 잘 버텨야죠.”
의사는 정신적으로도 육체적으로도 힘든 직업이다. 그런 만큼 자신의 적성에 맞는 과목을 꼭 찾아서 일하고 싶다는 경모 군. 그것이 환자에게 좋은 의사가 되는 길이고, 스스로 만족하며 일하는 방법임은 두말할 나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