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원하는 길, 치열하게 자신있게

내가 원하는 길,
치열하게 자신있게미국 UCI 로스쿨 김동관

글. 오인숙 | 사진. 남윤중(AZA STUDIO) | 2020년 2호

2020. 02. 26 335

미국 로스쿨에서 공부하는 한국 학생 대부분은 변호사 자격증을 가지고 현직에서 근무하는 이들이다.
그만큼 학부를 졸업하고 바로 미국 로스쿨에 입학하는 경우는 흔치 않다. 올해 2월 한국해양대학교 해사법학부를 졸업한 김동관 군은
지난해 말 미국 로스쿨 여러 곳으로부터 합격 통지를 받았다. 무모한 것처럼 보였던 지난 2년 간의 도전에 결실을 맺었고,
지금은 입학을 위한 후속 준비로 즐겁고 설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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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로스쿨의 문을 열다

합격 통지를 받고 자존감이 많이 높아졌다는 동관 군. 미국 로스쿨을 준비하며 공부를 시작할 때만 해도 자신의 도전에 스스로도 반신반의했었다. 손에 잡히지 않는 꿈을 좇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합격 소식을 들은 후 ‘간절히 원하면 이루어진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다.
동관 군은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USC)를 비롯해 캘리포니아주립대학교 얼바인(UCI), 오하이오주립대학교, 미네소타주립대학교 등 여러 대학에서 합격 통지를 받았다. 덕분에 다양한 선택지를 두고 진학을 결정해야 하는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현재 그가 가장 마음에 두고 있는 곳은 UCI이다. 동관 군은 오는 가을학기에 미국 로스쿨에 입학할 예정이다.
그가 미국 로스쿨 진학을 결심한 것은 지난 2018년 졸업을 앞두고 진로를 결정할 즈음이다. 법학의 역사가 깊은 미국의 명망 있는 대학에서 법학 교육을 받고 싶다는 열망이 컸다. 미국에서는 사법부에 대한 불신이나 문제 등을 어떻게 해결하는지 궁금했고,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미국 법학 교육에 대한 호기심도 컸다. 더 큰 세상에서 다른 법을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에 진학을 결심했다.
로스쿨 준비는 만만치 않았다. 우선 미국 로스쿨에 지원하기 위해서는 국내 법학과 학사 학위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동관 군은 꾸준히 상위권을 유지하며 성적을 관리해 단 한 번도 장학금을 놓친 적이 없지만, 무엇보다 가장 큰 난관은 영어였다. 미국 로스쿨에서 요구하는 공인 영어 성적은 토플(120점 만점) 기준 100~105점. 유학 경험 없이 국내에서 공부한 그는 영어만큼은 ‘정말 울면서’ 공부했다고 털어놓았다. 로스쿨 준비의 70퍼센트가 영어였다고 말할 만큼 치열하게 해야 했다. 학원에 다니면서 영어 백과사전과 영자 신문을 읽고, 미국인 친구와 수시로 대화하며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 노력했다. 꾸준히 성실하게 공부한 결과, 원하는 성적을 얻을 수 있었다.
“현지 대학 인터뷰에서는 로스쿨에 입학하려는 저의 충분한 이유와 함께 제가 얼마나 해당 학교에 적합한 학생인지에 대해 강조했습니다. 아마도 많은 학교에서 저의 가능성을 보고 기회를 준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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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리를 바탕으로 스스로 생각하는 힘

동관 군은 어려서부터 기계적이고 반복적인 공부를 싫어했다고 한다. 원리를 파악해서 결과를 도출하는 과정에 더 흥미를 느끼는 타입이었다. 다섯 살 때 재능스스로학습을 시작해 초등학교 4학년까지 꾸준히 이어갈 수 있었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스스로 생각하면서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즐거움을 느끼는 동관 군에게 개념과 원리 중심의 스스로학습교재는 아주 잘 맞는 학습 도우미였던 셈이다. 이를 통해 이론적인 학습뿐만 아니라 생각하는 힘도 기를 수 있었다고 하니 공부의 기초를 《생각하는피자》를 비롯한 재능스스로학습으로 다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 같다. 이렇게 키운 사고력은 이후에도 꾸준히 영향을 끼쳤다. 중·고등학교에서도 단순히 암기하는 공부에서 그치지 않고 원인과 배경에 대해 꾸준히 묻고 답을 찾아나갔다.
“기본 개념이나 원리 등 근본적인 것을 이해하게 되면 응용력이 생깁니다. 스스로 공부의 영역을 넓힐 수 있는 여지가 생기기 시작하는 거죠.”
그는 어려서부터 호기심이 강하고 궁금한 것이 많았다. 학구적인 호기심뿐만 아니라 사람들이 어떻게 행동하는지, 자신이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궁금증도 컸고 생각도 많았다. 이렇게 생긴 의문은 주로 책을 통해 해결했다. 지금도 궁금한 것이 생기면 관련 서적이나 논문을 찾아 읽는다.

무엇보다 자신이 효율적으로 공부하고 있는지 그렇지 않은지 늘 궁금했다. 평소 동관 군은 학습 내용을 요약해서 머릿속에 뼈대를 세운 후 그 안에 하나씩 세부 내용을 집어넣는 식으로 공부했다.
목차를 만든 후 그 아래에 들어갈 내용을 채워 넣는 식이다. 그런데 간혹 그렇게 만들어놓은 뼈대나 목차가 맞는지 판단이 서지 않더라는 것. 대학에서 법학을 공부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이때는 해당 분야의 연구자들이 쓴 저서나 논문을 참고해 자신이 만들어놓은 체계가 합리적인지 아닌지를 파악했다. 수많은 경험이 쌓이면서 이제는 이를 구분할 수 있는 능력도 자신감도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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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분쟁을 중재해 사회적 비용 줄이고 싶어

동관 군은 공부를 열심히 하기 위해서는 동기 부여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누구나 그렇듯 어린 시절에는 그 동기가 단순하고 부족했다. 초등학교 때는 시험을 잘 보면 맛있는 것을 먹을 수 있다는 것, 중·고등학교 때는 대학 입시에 대한 위기감이 가장 큰 동기였다. 하지만 지금은 자신이 좋아하는 공부를 한다. 그래서 누가 시키지 않아도 더 열심히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확신이 있다. 새로운 시작을 앞두고 걱정과 기대, 설렘이 교차하지만, 워낙 자신이 원하던 길이기에 걱정은 뒤로 미뤄두고 빨리 달려가고 싶은 마음이 더 크다.
로스쿨 공부를 마친 후에는 보다 특화된 무역 분야에서 활동하고 싶다고 했다. 자신의 법률 지식으로 국제적인 분쟁이나 무역 관계에서 도움을 줄 수 있는 국제 변호사의 꿈까지 그려두었다.
“무역 관계나 특허 문제, 회사 간의 법률 문제로 인해 발생하는 분쟁을 주로 다루는 변호사가 되고 싶습니다. 굳이 소송까지 가지 않더라도 적절한 중재를 통해서 문제를 원만하게 해결하고 사회적 비용을 줄일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어요.”
동관 군이 당초 미국 로스쿨로 방향을 잡으면서 마음먹었듯이 한국법과 미국법을 모두 배우고 익혀 아시아와 미국을 연결하는 무역의 매개자로서 성장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