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작가를 꿈꾸는 아이

동화작가를 꿈꾸는 아이서울상천초 김예은(2학년)

글. 이슬비 | 사진. 남윤중(AZA STUDIO) | 2020년 1호

2020. 01. 29 75

두 갈래로 머리를 묶은 아홉 살 예은이가 현관문을 열었다. 엄마는 동생이 다니는 유치원 셔틀버스가 도착할
시간이라 잠깐 자리를 비우셨다며 집 안으로 안내했다. 어른이 없는 집에서 낯선 손님들을 맞아 그림대회에서 수상한 작품도 보여주고
요즘 읽고 있는 책도 소개하며 집주인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참 잘 키웠다’ 싶은 부러움이 절로 드는 야무진 예은이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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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와 예은이의 규칙 ‘3일 프리 데이’

동화작가가 꿈이라며 종알종알 이야기를 이어가던 예은이가 ‘동생 오는 소리가 들린다’며 얼른 문 쪽으로 뛰어갔다. 엄마와 동생 예빈이 앞에서야 아홉 살 아이다운 모습으로 돌아왔다.
“예은이가 겉으로는 여리여리해 보여도 바깥 활동을 굉장히 좋아해요. 방과후학교도 스포츠 프로그램으로 신청했고 태권도 학원도 다니고 있어요. 친구들과 어울려 시합하고 승부 겨루기를 좋아하는 편이에요. 한창 뛰어놀 때라 생각해 마음껏 하게 두는 편입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축구선수가 되고 싶다더니 요즘은 동화작가 얘기가 부쩍 늘었다. 유치원 시절부터 그림대회에 나가 상도 여러 차례 받았고 책 읽기도 좋아하니 자질이 보이는 것 같아 엄마도 열심히 응원하고 있다.
이런 예은이에게 한 가지 아쉬운 점은 2학년 들어서 스마트폰으로 게임하는 시간이 부쩍 늘었다는 것이다. 엄마는 스마트폰을 빼앗거나 강제로 금지시키는 대신 예은이와 상의해 ‘3일 프리 데이’ 규칙을 정했다. 일주일에 3일은 예은이가 원하는 것을 마음껏 하기로 합의했다. 엄마도 처음엔 온종일 스마트폰만 들여다보고 있으면 어쩌나 걱정했지만, 마냥 하지 말라고 잔소리할 때보다 사용 시간이 오히려 훨씬 줄어들었다며 안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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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습지는 공부보다 습관

예은이는 일곱 살 즈음부터 재능스스로학습을 시작했다. ‘공부보다 습관’이라는 평소 신념에 따라 엄마는 처음부터 학습 습관을 기르는 데 주력했다고 한다. 예은이가 한창 동화책에 흥미를 갖던 시기라 함께 서점 나들이도 하면서 공부에 시너지 효과를 내려고 노력했다.
“저도 학습지 세대라 어릴 때 학습지로 공부하긴 했지만 힘들었던 기억밖에 없어요. 아직도 일부 학습지는 반복 학습 효과를 강조하더라고요. 그에 비하면 《생각하는피자》는 정말 창의적인 교재라고 생각해요. 예은이는 국어와 수학으로 시작해서 한글도 떼고 셈도 깨우쳤어요. 그 후에 《생각하는피자》를 추가했는데 굉장히 좋아하더라고요. 얼마 전에는 한자도 시작했어요.”
예은이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매일 30분씩 진득이 앉아서 스스로학습교재를 풀었다고 한다. 그런데 2학년 들어서 “왜 나는 매일 공부를 해야 하냐”고 볼멘소리를 하기 시작하더니 조금씩 밀리는 날이 늘어났다. 벌써 사춘기가 찾아온 것일까 싶었지만, 알고 보니 학습 난이도가 높아지면서 힘들어하던 터였다. 그렇다면 잠시 쉬는 게 좋을 듯해 의견을 물었더니 오히려 예은이가 반대했다.
“매일 같은 시간에 30분씩 학습지를 해야 한다는 게 부담이었나 봐요. 그래서 예은이와 상의한 후 일주일에 3일만 학습지에 시간을 쓰기로 정했어요. 그랬더니 지금은 그 3일 동안 정말 집중해서 잘하고 있어요.”
이렇듯 예은이는 어려움이 찾아와도 엄마와 상의하면서 공부 습관을 잡아가고 있다. 엄마는 앞으로도 예은이의 공부와 관련해서는 다른 데로 눈을 돌리지 않을 계획이다. 대신 스스로학습교재를 충분히 활용해 학습 효과를 높이고 싶어서 채점을 빠뜨리지 않으며, 한자를 시작한 아이와 발맞춰 한자 공부도 함께 하고 있다. 엄마의 이런 노력 덕분인지 얼마 전에 예은이는 한자능력검정시험 7급에 응시해 통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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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은이는 예은이답게 커가길

얼마 전까지만 해도 엄마 눈에 예은이는 친구들과 좀처럼 속마음을 털어놓지 못하는 눈치였다고 한다. 예은이는 ‘내가 이런 말을 하면 싸우게 되지 않을까’ 미리 걱정하며 친구들과의 갈등을 피하는 편이라 주변에서 원만하다고 하는 소리에도 엄마는 오히려 걱정스러웠다. 그럴 때마다 엄마의 생각과 의견을 솔직히 들려주며 다독인다. “싸우면서 친해지는 거다. 네 솔직한 속마음을 말해야 친구들도 네 마음을 알아주지 않겠니.” 다행히 얼마 전에 단짝 친구가 생기면서 많은 것을 함께 하는 사이가 되었다.
예은이는 책임감이 유난히 강한 아이라고 한다. 무엇이든 잘하려고 애쓰는 모습에 엄마는 대견하기도 하지만 걱정도 된다. 그런 예은이에게 엄마는 늘 마음을 전한다. “예은이 네가 제일 소중하다. 예은이답게 크면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그것이 엄마의 소박한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