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의 경계와 책임을 배우며

자유의 경계와 
책임을 배우며한양대 기계공학부 1학년 김준혁

글. 김문영 | 사진. 현진 (AZA STUDIO) | 2019년 12호

2019. 12. 27 236

치열한 입시 경쟁을 통과하고 꿈꾸던 대학생이 되었다.
많은 사람을 만나고 새로운 경험을 하고 기대했던 자유를 즐겼다.
김준혁 군은 빠르게 지나간 대학 첫 일 년을 돌아보며 다음 삼 년의 방향을 고민한다. 아마도 지금보다 더 성숙한 자유,
스스로 정한 책임과 경계 속에서 목표에 다가서기 위해 노력하는 자유를 추구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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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공학부 신입생의 배움과 흥미

기계공학부 1학년이 주로 듣는 수업은 고교 과목의 연장선에 있다. 수학으로 뭉뚱그려 듣던 것이 미적분학, 선형대수학, 이산수학 같은 부문으로 나뉘고 물리 수업은 실험 비중이 커졌다. 더 어렵지만 깊고 세밀한 학문의 세계란 공대생이라면 당연히 적응해야 할 배움의 과정이다. 올해 기계공학부 1학년에 입학한 준혁 군은 익숙한 듯 낯선 공부가 흥미롭다.
긍정적이고 느긋한 성격에다 바뀐 환경에 적응하는 능력은 타고난 것 같기도 하다. 고향인 경남 창녕에서 홀로 올라온 신입생은 낯설 법한 서울 생활에 금세 적응했다. 사람을 좋아하고 운동을 즐기는 성격이라 학과 축구 동아리에서도 맹활약 중이다. 길다고 생각했던 여름 방학도 순식간에 지나갔다. 친구들과 제주도 여행을 했고 학원에서 조교로 아르바이트도 했다. 학생들의 시험지를 채점하고 간단한 질문에 직접 답하기도 하면서 가르치는 일에도 흥미를 느꼈다.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뜻밖의 재능이나 흥미를 발견하는 것은 짜릿한 일이다. 그 동안 들은 수업 중에는 ‘부모교육’이라는 교양 과목이 그랬다. 전공보다 부담이 적고 성적이 잘 나올 것 같아서 선택한 과목인데 듣다 보니 점점 재미가 있었다. 어떤 부모가 좋은 부모인지 생각도 많아졌다. 엄부자모라는 옛말이 있다면 준혁 군은 엄부자부를 꿈꾼다. 엄할 때 엄하고 친근할 때는 친구처럼 격의 없는 아빠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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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갈수록 스스로 공부하는 힘이 중요해

부모님이 자신에게 엄했던 기억은 많지 않다. 공부를 잘하기도 했지만 어머니는 성적에 연연하는 분이 아니었다. 고등학교 때는 성적을 따로 말씀 드린 적이 없어서 대학 입시원서를 쓸 즈음에야 알게 되셨다고. 공부에 관한 어머니의 역할은 어렸을 때 재능스스로학습을 권하신 것 정도이다. 준혁 군은 공부든 생활이든 자신이 하고 싶은 대로 하도록 믿고 맡겨주신 어머니의 교육 방침에 감사한다고 했다.
“초등학교, 중학교까지는 부모님이 적극적으로 공부하도록 이끌어주는 아이들이 잘하는데 고등학생이 되면 달라지는 것 같아요. 부모님이 시키는 것에도 한계가 있어서 고등학교 때부터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고 헤매는 아이들이 많더라고요. 그때부터는 결국 자기 공부잖아요. 스스로 공부하는 힘을 길러주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중학교 3학년 초에 수학 과외를 잠시 받았던 것을 제외하면 고등학교 때까지도 혼자 공부하는 것이 자연스러웠다. 이해력이 좋은 편이었고 놀기를 좋아해도 놀 때와 공부할 때를 구분해 집중했다. 딴짓하기를 싫어하는 성격이기도 했지만 재능스스로학습으로 공부하면서 쌓은 습관 덕분이라고도 생각한다. 초등학교 2학년 때쯤 시작한 《생각하는피자》는 내용이 흥미로워서 전 과정을 마쳤고 수학, 국어, 사회, 과학, 영어 과목들도 모두 스스로학습교재로 공부했다.
“재능스스로학습은 학습 단계에 맞게 학습 내용과 분량을 체계적으로 분류해주고 꾸준히 공부하는 습관을 들이게 해준다는 점이 가장 좋은 것 같아요. 그렇게 공부에 익숙해지면 스스로 학습 목표와 분량을 정해 공부하는 능력이 생기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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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을 믿고 배움을 찾아가는 시간

해야 할 일을 알아서 하는 아이보다 그렇지 않은 아이가 더 많을 거라고는 생각한다. 준혁 군도 부모님의 잔소리가 전혀 필요치 않은 아이는 아니었다. 주말이 되면 밀린 학습지를 엄마에게 들킬까 봐 조마조마한 적도 많았는데, 안 들키고 넘어가는 법이 없었다. 그래도 다음 주 재능선생님이 오시기 전까지는 다 풀어두곤 했다. 아이의 기질과 성향에 따라 하루도 빠짐없이 공부하기가 힘든 아이라면 일주일 단위로 학습 분량을 채우면서 성취감을 느끼게 하는 것도 생각해볼 만한 방식이다. 아직은 어려서 제 할 일을 스스로 챙기지 못 하는 아이에게도 부모나 선생님의 강요가 아니라 기다림이 필요하다고 준혁 군은 생각한다.
지금은 대학생활을 통해 성장할 자신을 스스로 믿고 기다릴 때이다. 대학생이 되어 보니 스스로 선택하고 결정해야 할 일이 이전보다 훨씬 많다. 대학생이 되면 한없이 커진 자유가 마냥 좋을 것만 같았는데 그렇지만은 않다. 스스로 경험하고 배울 것을 적극적으로 찾지 않으면 아무것도 남지 않겠다는 위기감을 느꼈다. 진로는 아직 탐색하는 중이지만 기술고시를 치르면 어떨까 생각하고 있다. 공부하는 내용이 재미있을 것 같고 시험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힘들어도 희열을 느끼는 편이기 때문이다.
준혁 군은 일찍 결혼해서 아이들을 낳고 예쁘게 사는 미래를 꿈꾼다. 예쁜 가정을 이루고 성숙한 시민으로서 사회 속에서 더불어 살아가는 미래란 소박하지만 이루기 쉽지 않은 꿈일 것이다.

그만큼 자신에게 주어진 자유를 더 알차게 누리면서 자신을 채워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할 일이 많아도 일 년에 사십 권 이상 책을 읽자는 목표를 세웠기 때문에 이번 겨울에도 바쁠 것 같다. 고전 속에서 인간의 본성을 이해하는 눈과 깊은 지혜를 얻고 싶다. 지혜와 통찰력이 자신에게 더 많은 자유를 가져다 줄 수 있도록, 자유의 올바른 한계와 책임을 배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