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 긍정의 숲을 가꿔라

마음에
긍정의 숲을 가꿔라

글. 김정호(덕성여대 심리학과 교수) | 사진. 클립아트코리아 | 2019년 11호

2019. 11. 27 81

마음에 안 드는 것이 생기면 어떻게든 원하는 대로 고쳐놓으려는 사람들이 있다.
그럴 수 있으면 그것도 괜찮지만 살다 보면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다. 오히려 고쳐놓으려고 애를 쓰면 쓸수록
문제가 더 커지기도 한다. 긍정심리학에서는 문제보다는 인간의 잠재력 개화와 건강한 동기의 실현에 초점을 둔다.
동양에서는 예로부터 불건강을 없애기보다 건강을 증진시키는 방법을 선호했다.
부모 입장에서 아이를 대할 때 반드시 기억해야 할 근원적인 관점이 아닐까 한다.

문제 제거보다 잠재력과 건강 증진에 초점을

긍정심리학에서는 문제에 초점을 두기보다는 인간의 잠재력을 개화시키고 건강한 동기를 실현시키는 데 초점을 둔다. 심리적 문제로 고통받는 사람들을 도울 때도 문제의 해결만이 아니라 잠재력의 실현을 목표로 삼는다. 예로부터 동양에서는 ‘진기(眞氣)가 있는 곳에 사기(邪氣)는 살 수 없다’고 했다. 불건강을 없애려고 하기보다 건강을 증진시키는 방법을 선호했다.
나는 종종 ‘욕실의 곰팡이’에 비유해 긍정심리를 설명한다. 욕실에 곰팡이가 피면 흔히 세제를 묻혀 솔로 닦아낸다. 하지만 며칠 지나면 다시 곰팡이가 피고 다른 방법을 연구한다. 그 결과 새로운 재료로 만든 A 세제를 사용해 닦으면 곰팡이가 피지 않는 기간이 더 길어져 욕실이 좀 더 오래 깨끗하다. 또다시 연구한 결과 새로 나온 B 솔을 사용하면 곰팡이가 더 잘 닦인다. 그리고 직선으로 닦기보다 곡선으로 닦으면 더 효과적이다···.
이때 전혀 새로운 접근이 있다. 곰팡이가 핀 곳에 초점을 두고 곰팡이를 제거하려고 애쓸 게 아니라 곰팡이가 핀 자리와는 전혀 관계없는 곳, 남쪽 벽에 창문을 내는 것이다. 햇빛이 들어오면 더이상 곰팡이가 피지 않는다. 이제 곰팡이를 제거하기 위해 어떤 세제 어떤 솔을 사용하는 것이 더 좋은지, 어떻게 닦는 방법이 더 좋은지 등에 대한 고민은 의미를 잃어버린다. 일상에서 우리 마음에 피어난 부정을 인식하고 긍정성을 키워갈 때도 이 접근을 생각한다.

서브이미지

긍정정서, 평소에 준비해놓아라

일상에서 ‘남쪽 벽’에 관심을 갖는 것은 유익한 긍정심리의 전략이다. 욕구의 좌절이나 좌절에 대한 예상 등의 스트레스를 경험하고 있다면 감소나 제거에 초점을 두기보다 욕구의 충족 또는 충족 예상, 즉 웰빙의 증진에 초점을 둔다. 긍정심리학의 권위자 바버라 프레드릭슨(Fredrickson)은 웰빙의 긍정정서가 스트레스의 부정정서를 상쇄시킬 수 있으며, 사고-행동의 목록을 확장시키고 나아가 신체적, 심리적, 사회적 자원 등 개인적 자원을 확립하도록 해주며, 스트레스로부터 회복탄력성을 향상시킨다고 말한다.
이렇게 보면 문제가 발생했을 때는 일단 멈추는 것이 필요하다. 부부간의 싸움이든 자녀와의 갈등이든 문제가 발생하여 화가 치밀거나 답답해진다면 먼저 그 마음을 알아차리고 그 상황에서 물러나는 것이 현명하다. 끝장 토론식으로 가면 서로 마음의 상처만 주고받게 된다.
그것이 화든 불안이든 우울이든 스트레스의 부정정서를 발생시킨 원인을 찾고 해결하려 하기보다 우선 그 상황을 받아들이고 새롭게 웰빙의 긍정정서를 만들어내도록 하는 것이 좋다. 상황을 받아들이는 데 도움이 되는 생각을 ‘웰빙인지’라 하고 웰빙의 긍정정서를 만들어내는 행동을 ‘웰빙행동’이라고 하는데, 평소에 준비해놓으면 도움이 된다.

웰빙인지, 부정의 악순환을 차단하라

웰빙인지(Well-Being Cognition)란, 활성화되었을 때 스트레스 정서를 줄이거나 웰빙 정서를 일으키는 인지다. 일반적으로 문장이나 구절로 표현된다. 그럴 수도 있다, 별일 아니다, 이것이 더 좋을 수도 있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 범사에 감사하라, 인간만사 새옹지마, 왕관을 쓰려면 왕관의 무게를 견뎌라 등 흔히 들어본 말들이다. 시, 소설, 에세이, 성경이나 불경의 구절, 속담, 명언, 노래가사 등에서 각자의 취향이나 기호에 따라 발췌될 수 있다.
스트레스에 직면하면, 우리는 선택적 주의로 인해 시야가 좁아지고 주의의 폭이 좁아지고 스트레스 상황을 확대 해석하는 경향을 보인다. 특히 심리학에서 말하는 ‘기분일치성효과’로 인해 화, 불안, 우울 등의 부정정서일 때는 그와 관련된 기억이 더 잘 떠오르므로 부정정서가 더욱 커지고 지속되는 악순환에 빠지게 된다. 이때 웰빙인지를 떠올리는 웰빙인지 문장을 소리 내서 혹은 속으로 반복하여 음미하는 것은 부정적인 인지를 차단하여 부정적 사고와 부정정서의 악순환을 끊음으로써 스트레스를 줄여준다.
우리 속담에 ‘쌀독에서 인심 난다’는 말이 있다. 웰빙인지를 일으키는 문장을 부정정서 상태가 아닌 중립적인 상태에서 적용하면 평상시의 긍정정서 상태가 높아지고, 이것이 스트레스를 일으킬 수 있는 상황을 만났을 때 완충 작용을 해줄 수 있다. 또한 평소에 웰빙인지를 반복하면 부정적 사고를 긍정적 사고로 대체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중요한 것은 여러 스트레스 상황에 도움이 되는 웰빙인지 문장들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웰빙인지목록’을 만들어 카드나 스마트폰에 저장해두고 쉽게 자주 꺼내 보고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위에서 언급한 기분일치성효과로 해서 정작 필요한 부정정서 상태에서는 웰빙인지가 잘 떠오르지 않는다. 따라서 반복 적용해서 숙달될 때까지는 웰빙인지목록에 쉽게 접근하고 적용할 수 있게 미리 준비해두는 것이 필요하다.

서브이미지

웰빙행동, 행동이 바뀌면 정서와 생각이 변한다

웰빙행동(Well-Being Behavior)이란, 실천했을 때 웰빙의 긍정정서를 가져오는 여러 가지 행동들로 정의된다. 음악 듣기, 노래 부르기, 수영하기, 요가, 강변길 걷기, 쇼핑하기, 영화 관람하기 등을 들 수 있다. 웰빙인지도 그렇겠지만 웰빙행동도 개인마다 다를 수 있지만, 적용했을 때 스트레스의 부정정서를 상쇄하거나 긍정정서를 불러올 수 있다.
부정정서가 강하게 경험될 때, 우리는 대개 웰빙인지 문장의 적용이 머리로는 되는 것 같아도 실제 정서 변화는 쉽게 이루어지지 않을 수 있다. 이런 경우에는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웰빙행동을 실천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우선 부정적인 인지나 정서의 반추를 차단할 수 있고, 웰빙행동을 통해 긍정정서가 증가하면 상황의 재해석이 쉬워져 웰빙의 선순환을 가져올 수 있다. 이와 같이 먼저 행동이 바뀌면 정서와 생각이 변화한다.
웰빙행동 역시 웰빙인지처럼 웰빙행동목록을 만들어 쉽게 적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 또한 스트레스 상황에서뿐만 아니라 평상시에도 긍정정서를 높이는 데 활용하면 좋다. 식사를 통해 다양한 영양분을 몸에 제공해주듯이 웰빙행동을 통해 다양한 긍정정서를 경험하는 것이 마음의 건강을 위한 길이다.

부정의 악순환을 끊는 일상 속 자비기원, ‘긍정주문’

  1. 자비(慈悲)수행의 긍정적 효과는 불교뿐 아니라 최근 심리학 연구를 통해서 속속 확인되고 있다.
    자비수행을 실천하면 다양한 긍정적 정서를 더 많이 경험할 뿐 아니라 질병 증상이 호전되며(우울증, 편두통, 정서적 긴장의 감소에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삶의 만족도가 높아지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자(慈)가 사랑의 마음이자 행복을 비는 마음이라면, 비(悲)는 상대의 고통에 공감하며 상대가 고통에서 벗어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즉 상대방에 사랑과 공감의 마음을 보내는 것이다. 웰빙의 긍정정서 중 관계에서 경험할 수 있는 사랑과 공감의 정서만큼 중요한 것이 또 있을까. 부모는 자녀를 가장 사랑하기도 하지만 때로는 가장 미워하기도 하고 가장 걱정하기도 한다. 모르는 사이에 비난하거나 심지어 저주의 말을 하기도 한다. 겉으로는 표현하지 않아도 속으로 그렇게 생각하는 경우도 많다.

  2. 미움, 걱정, 비난, 저주의 말 대신 긍정을 기원하는 자비의 말을 평소에 연습하자.
    자녀가 건강하고 평화롭고 행복하기를, 어려움을 경험할 때 그 어려움을 통해 성장하기를 기원한다. 자녀의 환한 얼굴을 떠올리며 아래의 문장을 수시로 주문처럼 외운다. 그 전에 부모인 나 자신을 위한 자비기원을 먼저 하면 더 긍정적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일상에서 부정의 악순환에 빠지지 말고 자비 연습으로 긍정을 키우자.
    “내가 건강하기를, 내가 평화롭기를, 내가 행복하기를, 내가 성장하기를”
    “○○가 건강하기를, ○○가 평화롭기를, ○○가 행복하기를, ○○가 성장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