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지력 훈련으로 몰입을 체화시켜라!

의지력 훈련으로
몰입을 체화시켜라!

글. 최재정(차의과학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의학교육학교실 교수) | 사진. 이미지투데이 | 2019년 8호

2019. 08. 28 133

공부든 기술이든 습관이든 한 가지에 제대로 집중하여 단계를 높여가려면 동기 외에도
온갖 크고작은 유혹과 간섭도 능히 이겨낼 수 있는 강한 의지력, 곧 자기절제력을 갖추어야 한다.
하지만 요즘 환경은 텔레비전, 스마트폰, 게임기 등 아이들을 끊임없이 시험에 들게 하는 유혹으로 가득 차 있다.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하면 아이가 집중할 수 있도록 할까? 몰입 상태 그 자체가 지니는 자기목적성과 의지력에 주목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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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하기 힘든 요즘 아이들

‘생활의 달인’이라는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보면 공장에서 종이를 절삭하는 일, 박스를 포장하는 일 등 매우 반복적이고 얼핏 보면 지루하고 재미없는 일임에도 신기할 만큼 완벽하게 해내는 이들이 있다. 그것이 어떻게 가능할까? 어떻게 그러한 완숙 단계에 이르렀을까? 답은 바로 ‘몰입’이다. 몰입은 단순한 집중, 차분함과는 차원이 완전히 다른, 마법과도 같이 신비로운 심리 상태를 말한다. 아이가 학습에 몰입하게만 된다면 그 순간 바로 ‘게임 끝!’인 것이다.
공부든 기술이든 태도이든 한 가지에 제대로 몰입하기 위해서는 동기 외에도 온갖 크고작은 유혹과 간섭도 능히 이겨낼 수 있는 강한 의지력, 즉 자기절제력을 갖추어야만 한다. 반면 집이라는 환경은 텔레비전, 인터넷, 스마트폰, 게임기 등등 아이들을 끊임없이 시험에 들게 하는 유혹으로 가득 차 있다.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하면 아이가 집중할 수 있도록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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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가장 행복하게 만드는 순간, 몰입

평생 동안 몰입하며 깊이 연구한 헝가리계 미국인 심리학자 미하이 칙센트미하이에 의하면, 몰입(flow)이란 ‘주위의 모든 잡념, 방해물들을 차단하고 원하는 어느 한 곳에 자신의 모든 정신을 집중하는 일’이다. 어떤 대상이나 행위에 에너지가 완전히 흡수되어 일체감을 이루게 되며, 시간의 흐름이나 공간, 더 나아가서는 자기 자신마저도 망각해버리는 심리적 상태에 놓이게 된다는 것이다. 몰입은 그 자체로 ‘자기목적성’을 특징으로 갖게 된다고 한다. 즉 사람은 몰입하게 되면 그 어떠한 외적 보상(상이나 벌)을 위해서가 아니라 몰입 그 자체를 추구하게 된다. 물 흐르는 것처럼 편안하며, 하늘을 날아가는 자유로운 느낌을 가지게 된다는 것이다.
사실 몰입은 인간을 가장 행복하게 만드는 순간이라고 한다. 칙센트미하이에 의하면 행복이란 돈이나 권력으로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스스로 인생의 순간순간 충분히 몰입하고 있을 때 온다. 그가 인터뷰한 수많은 사람들 가운데 자신의 삶 자체에 가장 몰입하며 순수한 행복감을 느끼는 사람들은 예술가들이라고 한다. 영어 단어를 수백 개 외우고 있건, 연산 문제를 하루 종일 풀고 있건 예술의 경지에 이를 정도로 완벽해질 때까지 그 행위에 몰입한다고 상상해보자. 그리하여 아이가 모든 불안, 걱정, 심지어 자기 자신에 대한 의식마저 까맣게 잊은 채 물 흐르는 것처럼 편안하고 하늘을 나는 것처럼 자유롭게 느낀다면, 바로 그 순간이야말로 아이는 천국에 가 있는 셈일 것이다. 이처럼 공부와 혼연일체가 되어 게임은커녕 먹고 자는 것도 잊고 몰입하는 아이의 모습! 모든 부모의 희망사항일 것이다. 부디 아이가 몰입이라는 상태를 학습할 수 있기만을 바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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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지력, 동기보다 안정적인 힘

당연히 몰입의 상태는 기다리고만 있으면 어느 순간 짠! 하고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 일단 몰입의 상태에 이르기 위해서는 제일 먼저 아이의 ‘내재적 동기’가 고도로 활성화되어야 한다. 몰입은 역량과 과제의 난이도가 적절하게 조화를 이룰 때 이루어진다고 한다. 즉 달성해야 할 목표가 매우 구체적이어서 아이가 어떤 길로 가야 할지 명료하게 이해하고 있어야 하며, 동시에 그 목표가 다소 어렵기는 하지만 노력하면 능히 달성할 수 있는 수준에 맞춰져야 비로소 가능해진다. 무엇보다 우리 아이가 현 시점에서 과연 어느 수준에 도달해 있는지 정확히 파악해야 함을 의미한다. 이처럼 정확히 아이의 수준에 맞춘, 정교하게 계획된 개별 학습이 이루어질 때에야 비로소 아이는 공부에 몰입하게 될 것이다.
다만 이처럼 수준에 맞추어 정교하게 설정했다 하더라도 몰입에 이르는 길이 늘 순탄하지만은 않다는 점이 큰 함정이다. 아이의 동기란 순간의 승부욕으로 불타오르며 활성화될 수 있지만 주위 환경으로부터 오는 온갖 크고작은 간섭이나 유혹, 감정의 기복으로 해서 들쭉날쭉하기 일쑤이며, 심지어 어떤 경우 찬물을 끼얹은 듯 확 꺼져버리기도 한다. 가장 좋은 경우는 정해진 목표가 달성될 때까지 내적 동기가 꾸준히, 고르게 유지되는 것인데, 이와 같은 지속력은 과연 어디에서 가져올 수 있을까? 바로 의지력이다. 동기가 횃불이라면, 의지력은 그 횃불이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오랜 시간 꺼지지 않고 타오를 수 있도록 하는 일종의 연료인 셈이다. 평소 의지력을 훈련하여 동기를 꾸준히 유발시키다 보면 어느새 몰입이 체화되어 매일을 하루같이 집중하는 아이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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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 리추얼로 의지력을 훈련하라

의지력 훈련을 통하여 아이가 몰입의 상태에 도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다음 세 가지 원칙에 각별히 유의하여 계획을 세워야 할 것이다.
첫째, 학습과 유사한 ‘놀이’를 활용해보자. 아이에 따라서 이미 형성된 잘못된 습관으로 학습에 대하여 무관심, 권태, 불안의 심리 상태에 빠져 있는 경우가 있다. 역량이나 능력은 우수한데 과제 난이도가 낮으면 아이는 권태를 느끼며, 과제 난이도는 높은데 능력이 그에 미치지 못하면 불안이 엄습하게 마련이다. 또한 과제 난이도와 능력 모두 저조한 경우라면 무관심의 상태에 빠지는 것이다. 이런 경우 아이들을 바로 몰입의 수준으로 끌어올리기는 결코 쉽지 않다. 이때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이 학습을 위한 행위와 매우 유사한 성격을 가진 ‘놀이’이다. 아무런 부담감 없이 쉽게 다가갈 수 있는 놀이를 통해서 먼저 몰입의 가장 기초가 되는 ‘의지 기초 체력’을 키우는 것이다.
둘째, 일상 속에 아이만의 ‘리추얼(ritual)’을 만들자. 남다른 몰입 습관을 통해 세계 역사를 빛내는 업적을 이룬 대가들을 보면 몇 가지 공통점이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일상 속에 자신만의 규칙적인 패턴이 있다는 것이다. 독일의 저명한 철학자 칸트의 일상은 마치 시계처럼 정확하게 계획에 따라 흘러갔다고 한다. 러시아의 저명한 작곡가 차이코프스키도 매일 아침 45분, 점심 식사 후 2시간 동안 산책하는 버릇이 있었다고 한다. 이와 같은 규칙적인 일상의 습관을 ‘리추얼’이라고 부르는데, 일상을 가지런하게 정돈해주는 효과가 있어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게 한다. 리추얼을 통해서 에너지 효용성이 높아지면 자연스럽게 목표 대상이나 행위에 집중할 수 있는 여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셋째, 놀이든 리추얼이든 의지력 훈련은 반드시 아이의 ‘발달 단계’에 맞추어야 한다. 어떠한 형태의 학습이든 그것이 학습의 첫 번째 단계인 아이의 주의(attention)를 끌어 최소한의 흥미와 동기를 유발시키지 못할 경우 시작조차 힘들기 때문이다. 학습자인 아이의 발달 단계와 관심, 흥미를 섬세하게 파악하고 들어가야 하는 이유이다.

의지력과 집중력 향상, 즐거운 놀이와 함께
뉴트로 시대, 엄마와 아이가 함께하는 아날로그 놀이들

의지력과 집중력을 키우는 훈련에 있어서 아이의 발달 단계를 고려하면 놀이의 종류가 매우 달라질 수 있다. 그러나 오래 전부터 사랑받아온 아날로그 놀이의 가치와 효과에 최근 관심이 다시 집중되고 있다. 연령 제한 없이 할 수 있으며, 비용도 많이 들지 않아 가족이 함께하기에 더욱 좋다.

  1. 1. 종이접기
    의지력, 집중력을 키워줄 뿐 아니라 손놀림을 정교하게 다듬는 훈련으로 두뇌 발달에도 무척 도움이 되는 놀이이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아주 오래 전부터 가장 많이 활용되는 의지력, 집중력 훈련 방법이다. 가장 대표적으로는 독일 교육학자 프뢰벨이 창안한 교육법인 ‘가베(Gabe)’의 15번째 작업에 종이접기가 속해 있다. 처음에는 유아, 아동을 대상으로 활용되었으나, 훗날 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접기 방법이 고도로 발전하여 현재 남녀노소 누구나 즐기는 취미이자 예술 활동으로 자리잡게 되었다. 아이의 발달 단계와 수준에 따라 언제든 즐겁게 접근할 수 있다.

  2. 2. 캘리그라피
    캘리그라피 또한 동·서양을 막론하고 아주 오래 전부터 시작된 기술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붓글씨, 서예로 알려져 있지만 최근 서양식 캘리그라피의 영향을 받으면서 뉴트로 아이템으로 빠르게 확산돼왔는데, 아이들에게도 훌륭한 교육 방식이다. 특히 쓰기를 싫어하거나 힘겨워하는 아이들에게 의성어, 의태어를 중심으로 한 캘리그라피 활동은 표현력과 집중력을 기르는 데 효과가 크다.

  3. 3. 픽셀아트 컬러링
    픽셀은 컴퓨터 디스플레이 또는 컴퓨터상의 이미지를 구성하는 최소 단위의 점(도트)을 뜻하며, 픽셀아트는 이 도트를 예술과 접목한 활동을 말한다. 최근 픽셀아트를 다양한 색칠놀이로 접할 수 있는데, 비어 있는 픽셀을 색칠함으로써 원하는 이미지를 완성하는 과정에서 집중력 향상과 심리적 안정 및 치유의 효과로 주목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