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공부는 속도가 아닌 깊이

진짜 공부는
속도가 아닌 깊이서강대 전자공학과 4학년 김규범

글. 이슬비 | 사진. 이서연(AZA STUDIO) | 2019년 4호

2019. 04. 26 181

김규범 군은 서강대 전자공학과 4학년에 재학 중이다. 3학년 때 이미 삼성전자에
산학협력 장학생으로 선발되었기에 졸업 후에는 삼성전자에 입사할 예정이다. 덕분에 한창 취업 준비에 바쁜
친구들과 달리 전공 공부에 몰두하며 여유로운 대학 4학년을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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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하면 기회는 찾아와

입사 확정. 졸업을 앞두고 있는 대학생들이 제일 부러워하는 말일 것이다. 김규범 군은 이미 3학년 때 입사가 확정되었다. 그것도 전 세계 공대생들이 가장 취업하고 싶은 회사로 열 손가락 안에 손꼽힌다는 삼성전자이다. 서강대와 삼성전자 산학협력 장학생으로 선발되었기 때문이다. 졸업 후에는 본인의 선택에 따라 회사에 바로 입사할 수도 있고 회사의 지원을 받아 대학원 과정을 마친 후 입사할 수도 있다고 한다.
“장학생 선발이라고는 하지만 거의 공채를 준비하는 수준의 고강도 과정이었어요. 전공 공부는 손을 대지 못할 만큼 바빴고요. 4학년 때 해야 하는 것을 미리 한 것 같은 느낌입니다. 지금은 그동안 소홀했던 전공 공부를 보완하느라 바쁘긴 하지만 취업 준비를 하느라 여념이 없는 동기들에 비하면 마음이 한결 여유롭기는 합니다.”
김규범 군이 진로에 대해 본격적으로 고민하기 시작한 것은 2학년 마치고 군에 입대한 후였다고 한다. 그 전까지는 취미 활동이나 동기들과 함께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쓰는 평범한 대학생이었다.
“공부를 시작한 건 군 제대 후였습니다. 1, 2학년 때 소홀히 했던 공부를 만회하기 위해 거의 모든 시간을 공부하는 데 쓴 것 같아요. 컴퓨터 게임을 무척 좋아하는데 그것도 잠자리에 들기 전에 아주 잠깐만 하는 정도였으니까요.”
‘열심히 하면 기회는 찾아온다’는 말이 틀리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는 중에 산학협력 장학생에 응모할 자격을 얻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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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 공부요? 공식보다 생각을

김규범 군은 공대생답게 수학을 잘하기도 하려니와 무척 좋아한다. 요즘은 초등학생 사이에도 수포자들이 나오는데 그의 수학 공부법이 궁금했다.
“수학에 관해서라면 한 가지 확실한 방법이 있어요. 싱거운 말이지만 기초 공부를 탄탄하게 하는 것입니다. 요즘은 모두들 진도를 앞질러 가며 흔히 한 바퀴 돌았다, 두 바퀴 돌았다를 기준으로 공부의 양을 정하잖아요. 그런데 저는 수학 공부를 하면서 한 번도 진도를 앞질러 가본 적이 없어요.”
진도를 앞질러 가다 보면 기초가 무너지기 쉽다며 공부는 양보다 질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친구들이 학원 다니며 짧게는 한 학기 길게는 한 학년을 뛰어넘는 속도로 공부하는 모습을 보며 때로는 불안하기도 했지만 자신의 페이스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한다.
“특히 공식을 외워 수학 문제를 푸는 게 제일 안 좋은 것 같아요. 초등학생들도 공식만 외우면 어려운 문제도 풀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그건 수학 공식의 힘이지 진짜 수학 실력이 아니잖아요. 잘 모르는 문제도 시간을 들여 풀려고 노력하다 보면 어느 순간 방법이 보여요. 그때 느끼는 희열 때문에 수학을 좋아하게 된 것 같아요. 마음 같아서는 해답풀이를 보고 싶지만 꾹 참는 거지요. 어릴 적에 재능선생님께서 늘 강조하시던 말씀이었어요. 해답풀이 보면서 푸는 건 누가 못하냐고요.”
수학 공부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초등학교 시절의 재능스스로학습 이야기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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셈법의 원리와 기초, 재능스스로수학으로

김규범 군이 재능스스로학습을 시작한 것은 초등학교 2학년 무렵이었다. 당시만 해도 공부보다 밖에서 친구들과 공차고 노는 것을 좋아하던 개구쟁이였다. 부모님도 이런 아들이 걱정되었을 법한데 학원에 보낼 생각을 하지 않으셨다고 한다.
“중학교 때까지만 해도 학원에 다니지 않았어요. 특히 어머니가 저희들 공부를 많이 도와주셨거든요. 뭐든지 물어보면 척척 가르쳐주셔서 선생님 같았어요. 그런데 대학 입학하던 날 어머니가 ‘너희들 공부시키느라고 너희들 잘 때 엄마는 공부했다’라고 하시더라고요. 정말 깜짝 놀랐어요.”
그렇다고 어머니가 공부를 엄격하게 시킨 것은 아니었다. 초등학교 시절에는 학습지만 꼬박꼬박 하면 밖에서 얼마든지 공을 찰 수 있도록 허락해 주셨다고. 그렇게 시작한 것이 《재능스스로수학》이었다.
“아주 기초 단계부터 시작했어요. 처음 몇 달 동안은 덧셈, 뺄셈 문제만 지겹도록 풀었던 기억이 있어요. 그땐 어린 마음에 ‘다 할 줄 아는데 왜 맨날 이것만 시키나’ 싶었어요. 그런데 돌이켜보면 셈법의 원리를 이해하고 수학의 기초를 다지는 데는 그만한 학습법이 없는 것 같아요.”
재능선생님도 더 많이 하라고, 더 빨리 하라고 채근하지 않았다고 기억한다. 다만, 답부터 보는 습관만큼은 엄격하게 금지했다.
“답을 보고 풀 바에야 안 푸는 게 더 낫다고 하셨어요. 사실 그때는 그게 무슨 말씀인지 잘 몰랐는데 중학교 가서야 어렴풋이 알겠더라고요. 문제를 푸는 방법은 스스로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요.”

꾸준히 기초를 다지는 공부

김규범 군은 후배들에게도 ‘스스로’ 하는 공부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양보다는 질을, 속도보다는 깊이를 따지는 공부를 조언했다.
“요즘 아이들은 저희들 때보다 더 많이 공부에 매달리는 것 같아 안타까워요. 얼마 전에 방영했던 드라마 ‘스카이 캐슬’ 속 내용이 영 허구는 아니더라고요. ‘학교 진도는 완전히 무시하고 내달리는 공부가 과연 필요할까’ 라는 생각이 들어요. 제 경우에는 고등학교 3학년 때까지도 학교 진도를 꾸준히 따라가며 공부했거든요. 진도 빼는 공부 방식에 대해 한 번쯤 생각해봤으면 좋겠어요.”
너무 앞서가는 공부에 욕심 내지 말고 진도를 꾸준히 따라가며 기초를 다지다 보면 충분히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며 응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