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다운 길을 찾아

‘나’다운 길을 찾아연세대 경영학과 4학년 박세민

글. 이슬비 | 사진. 이서연(AZA STUDIO) | 2019년 1호

2019. 01. 30 51

연세대 경영학과 4학년 진학을 앞둔 박세민 양은 자신에 대해 ‘무던하고 꾸준하게’ 한 길을 걷는 것을 좋아하는
평범한 학생이라고 소개한다. 어려서부터 예체능 쪽에 특별한 재능이나 흥미는 없었고 유별나게 호기심이 강한 편도 아니었지만,
공부를 정말 좋아하는 아이였다는 건 분명히 알았다고 한다. 그 남다른 무던함과 꾸준함으로 행정고시라는 험한 길을 걷기로 결심했다.
공직에 나아가 우리나라의 교육 환경을 개선하는 데 힘을 쓰고 싶다고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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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장점으로 인정받고 싶어요

“나답게 일하고 싶어서 행정고시를 준비하고 있어요.”
본격적인 행정고시 준비를 앞두고 요즘 가장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는 박세민 양. 4학년 진학을 앞둔 박세민 양은 일반적으로 기업에서 선호한다는 경영학도지만 취업 준비 대신 행정고시 공부를 시작했다. ‘박세민답게’ 일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지 물으니 결코 심오하거나 거창하지 않다고 답한다.
“저는 무던하고 꾸준한 성격이에요. 이런 성격의 장점을 살리며 능력을 인정받고 싶다는 뜻이에요. 대학에 진학하고 보니 열정과 창의력이 넘치는 친구들이 너무 많더라고요. 물론 그들의 장점이 나의 장점보다 더 낫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다르다’는 것은 분명히 느낄 수 있었어요. 저의 재능을 발휘하려면 기업보다는 공직에 어울리겠다고 생각했어요.”
박세민 양은 ‘무던하고, 꾸준하고, 동요 없고, 기복 없고, 차분하고, 침착하다’라는 단어로 자신의 장점을 이야기했다. 꿈이라면 공부 잘하는 사람만 우대받는 교육 시스템을 바꾸는 공무원이 되는 것이라고 한다. 여태 ‘공부 잘하는 학생’으로 살아왔을 게 분명한 박세민 양은 무엇이 불편했던 것일까.
“사람들마다 장점이 다르잖아요. 그런데 우리 교육 시스템에서는 유독 공부를 잘하는 사람에게 더 많은 특혜가 주어지는 것 같아요. 노래를 잘 부르거나 그림을 잘 그리는 아이들이 공부 잘하는 재능이 없다는 이유로 빛을 보지 못하는 경우를 많이 봤어요. 앞으로 공직에 나가면 이런 부조리를 고치는 데 기여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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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기준을 행동으로 보여준 부모님

공부 비결에 대해 종종 질문을 받지만 박세민 양의 대답은 늘 ‘정답은 없다’는 것. 자기 방식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고시 공부를 시작한 요즘은 새벽 4시에 잠자리에 들고 오전 10시에 일어난다. 아침 일찍 일어나 공부할 때보다 더 능률이 오른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물론 방학 기간이라 가능한 공부 리듬이다.
“독서실은 새벽 2시면 끝나지만 집에서도 두세 시간쯤 더 공부하다 보면 새벽 시간이 금방 가더라고요. 부모님은 남들 잘 때 자라고 하시지만 누가 시켜서 하는 공부가 아니잖아요. 내 시간을 스스로 컨트롤하며 공부가 잘 되는 시간을 끌어다 쓰는 중입니다.”
박세민 양이 스스로 공부하는 습관을 갖게 된 것은 꽤 오래되었다고 한다. 언제나 ‘공부는 너의 일이다’라고 강조하며 누군가 대신해줄 수 없는 일이라는 걸 각인시켜준 부모님 덕분이다. 어린 마음에 학원가기 싫다고 할 때도 강요한 적이 없었고, ‘네 일이니 네가 판단하라’는 게 전부였다고 한다. 공부가 적성에 맞지 않는다면 굳이 매달릴 필요 없으니 하고 싶은 일을 찾아보자고 하셨다.
“어머니가 그렇게 말씀하실 때마다 공부하고 싶다는 생각이 더 많이 들었어요. ‘공부는 누가 시켜서 하는 게 아니구나, 내가 정말 공부하는 것을 좋아하는 아이구나’라는 걸 확인하게 되더라고요. 저는 그림을 그리거나 뭔가 창의적으로 만드는 재능도 없고 운동신경도 둔한 편이에요. 오죽하면 친구들이 ‘제발 손으로는 글씨만 쓰고 다리로는 걷기만 하라’고 농담을 했을까요. 게다가 타고난 음치예요. 일찍 제 자신을 깨닫게 된 것 같아요.”

말로 가르치기보다는 늘 행동으로 보여주는 부모님은 박세민 양에게 늘 특별한 존재였다. 사회적으로 높은 지위에 있거나 돈을 많이 벌어서 특별한 분들이 아니다.
“상식적인 가치관과 사회에서 요구하는 배려심, 건전한 상식을 갖춘 아주 평범한 분들이십니다. 하지만 늘 행동으로 삶의 기준을 제시해주셨던 것 같아요. ‘나도 저 정도의 상식은 가져야겠구나, 저만큼은 남을 배려할 수 있어야 하는구나, 주어진 일은 저만큼의 완성도로 해낼 수 있어야 하는구나’ 라는 기준들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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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키운 ‘공부의 일상성’

공부를 강요하는 법이 없었던 부모님도 한 가지만은 고집을 꺾지 않았는데, 바로 재능스스로학습이었다. 덕분에 박세민 양은 《재능스스로수학》, 《재능스스로한자》, 《재능스스로과학》뿐만 아니라 《생각하는피자》까지 골고루 학습했다. 특히 《재능스스로한자》는 중학교 3학년까지도 계속 했다고 한다.
“중학교 때 학습지를 학교에 가져가서 풀 때가 많았는데 친구들이 ‘학습지는 초등학생 때나 하는 것 아니냐’며 신기하게 여기더라고요. 지금 돌아보면 늦게까지 학습지를 놓지 않아서 참 다행이었어요. 특히 한자는 학년이 오를수록 꼭 필요한 공부였다는 걸 깨닫게 됐어요. 낯설고 어려운 단어도 의미를 유추할 수 있으니 지금도 텍스트를 이해하는 데 굉장히 도움이 되고 있어요.”
스스로학습교재로 공부하던 습관은 박세민 양 특유의 무던하고 꾸준한 공부 습관에 큰 영향을 미쳤다. 공부란 시험 기간에 바짝 해서 성적을 올리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것을 일찍 깨달은 것이다. 박세민 양은 이를 ‘공부의 일상성’이라고 표현했다.
“돌아보면 학습지가 공부의 일상성을 일깨워준 것 같아요. 성적을 학원에 의존하지 않을 수 있는 힘도 생긴 것 같고요. 일상 속에서 꾸준히 해나가야 하는 것, 내 힘으로 하는 것이 진짜 공부가 아닐까요.”
이제 그 힘으로 행정고시를 준비하고 있다. 2학년 때 경험 삼아 응시해본 결과 ‘굉장히 어렵지만 꾸준히만 하면 되겠구나’라는 자신감도 얻었다. 이제 짧게 잡아도 1년 동안은 고시생으로 살아갈 계획이다. 늘 그래왔던 것처럼 흔들림 없이, 무던하게 제 가야 할 길을 뚜벅뚜벅 걸어나갈 박세민 양. 1년쯤 후에는 반가운 소식을 전하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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