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해내는 사람들의 비밀

결국 해내는 사람들의 비밀서두르지도 말고! 멈추지도 말고!

글. 이민규(심리학 박사, 아주대 심리학과 명예교수) | 사진. 이미지투데이 | 2018년 10호

2018. 10. 26 578

‘가장 잘 견디는 자가 무엇이든 가장 잘 할 수 있는 사람이다’라고
영국의 사상가이자 작가인 존 밀턴은 말했다. 공부의 신, 남다른 성과를 내는 CEO, 최고의 운동스타,
불후의 명작을 남긴 예술가, 어떤 분야든 최고의 업적을 내고 일가를 이룬 사람들에겐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참고 견디는 힘이 강하다는 것이다. 성공에 대한 여러 가지 심리학적인 연구 결과들 역시 끈기는 재능이나 천재성,
남다른 배경과 학력보다 예언력이 훨씬 더 크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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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끈기만한 재능은 없다

많은 부모들이 이렇게 호소한다. “우리 아이는 끈기가 없어요”, “뭘 하든 금방 싫증을 내요”, “도대체 끝까지 하는 게 없어요”, “문제집을 풀 때도 몸을 뒤틀고 엉덩이가 들썩들썩 몇 분을 못 버텨요”···. 문제를 해결하려면 먼저 문제의 원인을 알아야 한다. 우리 아이들은 왜 끈기가 없을까? 거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수준에 맞지 않기 때문이다. ‘남들은 선행학습이니 조기교육하면서 이것저것 시키는데···’ 하면서 불안하니까 뇌 발달 수준에 맞지 않는 학습을 시키는 부모들이 많다. 하지만 이런 경우 아이는 아직 이해를 할 수 없기 때문에 끈기 있게 해나갈 수가 없다. 아이의 인지 발달 수준에 맞지 않으면 처음에는 단순한 호기심 때문에 관심을 보이다가도 곧 싫증을 낸다. 이건 지극히 정상적인 모습이다. 끈기 있게 기르고 싶다면 아이의 발달 수준에 맞는 학습을 시켜야 한다. 같은 나이라도 발달 수준은 천차만별이다.
둘째, 흥미를 끌지 못하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끈기가 없다고 생각될 때는 언제인가? 하기 싫고 재미없는 일을 할 때이다. 다시 말해 진득하지 못하고 금방 싫증을 낸다면 그것은 단순히 끈기가 없기 때문이 아니라 그 일에 흥미를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재미없는 것에 쉽게 싫증을 내기는 어른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러므로 아이가 놀이처럼 즐기면서 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셋째, 이유를 찾지 못하기 때문이다. 일찍 일어나면 참 좋은데 왜 못 일어날까? 아침형 인간이 아니라서? 게을러서? 아니다. 아직 이유를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천하에 없는 늦잠꾸러기도 꿈에 그리던 이성이 모닝콜을 부탁하면 알람 없이도 꼭두새벽부터 일어나 설친다. 드디어 일찍 일어날 이유를 찾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아이에게 어떤 것을 가르치건 명령이나 지시 대신 그걸 해야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자신에게 질문하고 답을 찾는 습관을 갖게 해야 한다. 니체도 이렇게 말했다. “살아야 할 이유를 아는 사람은 그 어떤 것도 견딜 수 있다.”
아이에게 끈기를 길러주고 싶다면 부모부터 참고 기다리는 끈기를 보여줘야 한다. 충분히 할 수 있는 일도 끈기를 발휘하지 못한다면 아이가 지속하는 방법을 모르기 때문이다.

낙인찍지 말고 과정을 칭찬하라

“너는 왜 이렇게 끈기가 없니?”라는 식으로 단정하지 말라. 이런 말을 반복해서 듣게 되면 아이의 머릿속에 자기도 모르게 ‘끈기 없는 아이’라는 정체성이 자리를 잡고 결과적으로 끈기 없게 행동하기 때문이다. 어떤 사람을 부정적으로 낙인찍으면 그 사람이 낙인찍힌 대로 행동하게 되는 현상을 심리학에서는 낙인 효과(Stigma Effect)라고 한다. 아이가 뭔가를 시도했다 중도에 포기하더라도 끈기가 없다고 낙인찍는 대신 시도 자체를 높이 평가하라. 당장 성과가 나오지 않더라도 노력하다 보면 좋은 결과가 나온다고 격려하면서 노력하는 과정 자체를 칭찬하라. 사람들은 긍정적으로 기대하면 긍정적으로 행동하게 되는데 이를 심리학에서는 피그말리온 효과(Pygmalion Effect)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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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리하지 말고 스몰스텝으로 접근하라

30분도 집중하지 못하는 아이에게 1시간 동안 공부를 하라고 하면 시작도 하기 전에 인상을 쓰고 짜증을 낼 것이다. 과도한 목표 설정이나 무리한 요구로 실패를 반복하면 학습된 무력감(Learned Helplessness)에 빠지게 된다. 학습된 무력감에 빠지면 얼마든지 끈기를 발휘할 수 있는 일조차도 지레 포기하게 된다. 그러므로 작은 시작으로 자신감을 길러줘야 한다. 집중력을 길러주고 싶다면 ‘단 5분 집중, 5분 쉬기’를 훈련하도록 하고, 일기를 써야 한다면 ‘딱 3줄씩’만 매일 쓰도록 한다. 그렇게 되면 ‘~을 해냈다면 ~도 할 수 있다’는 자기 효능감이 자리를 잡는다. 스몰스텝(Small Step) 전략은 큰 변화를 위해 작게 시작하는 행동심리학적 원리로 자기 조절력을 높이는 가장 효과적인 솔루션이다.

조급해하지 말고 길게 내다보라

지금은 100세 시대이고, 우리 아이들이 뭔가 해낼 수 있는 시간은 아직 길게 남아 있다. 당장 성과가 나지 않는다고 너무 조급해하지 마라. 아이들이 참을성이 없다고 너무 혼내지 마라. 조급함만큼 끈기에 큰 장애물은 없다. 아이들이 자신이 좋아하는 일, 잘 할 수 있는 자신만의 길을 찾아 끈기를 발휘할 수 있도록 길게 내다보면서 끈기를 갖고 배려하라. 영국 비평가 힐레어 벨록은 이렇게 말했다. “스무 살 때 지렁이에 대해 글을 쓰고 싶어 한다면 그렇게 하도록 내버려둬라. 40년 동안 지렁이 이외에 다른 글을 쓰지 않아도 간섭하지 말라. 그가 예순 살이 되면, 이 세상에서 가장 권위 있는 지렁이 대가인 그의 집 앞에 순례자들이 모여들어 무릎을 꿇을 것이다. 그들은 문을 두드리며 지렁이 대가를 알현하고 싶어 할 것이다.” 이 말은 진정한 의미의 끈기를 위해 우리 부모가 어떤 태도를 지녀야 할지를 잘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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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두르지도 말고! 멈추지도 말고!

프로 볼링계의 전설 넬슨 버튼은 최고의 상금을 받던 날, 성공의 비결을 묻는 기자에게 이렇게 대답했다. “저는 뛰어난 아버지 덕분에 실패한 경험이 없습니다!” 그의 아버지는 특이한 방법으로 아들에게 볼링을 가르쳤다. 열 개의 고정된 핀 외에 추가로 서너 개의 핀을 커터(고랑) 끝에 세워두었다. 아들이 어떻게 공을 던져도 핀을 쓰러뜨릴 수 있게 한 것이다. 아버지는 아들이 핀을 쓰러뜨릴 때마다 박수를 치면서 칭찬해주었고, 아들은 볼을 던질 때마다 자신감을 키울 수 있었다.
열등감 이론의 창시자 A. 아들러는 곱사등이로 태어나 몸도 허약하고 공부도 잘 하지 못했다. 중학교 담임선생님은 아버지에게 아들러가 수학을 너무 못해 진학하기 어려우니 구두 만드는 일이나 시키는 게 좋겠다고 말한다. 하지만 아버지는 아들러를 끊임없이 격려하고, 친척들에게 아들러가 이런저런 재능이 있는 것 같다고 자랑하곤 했다. 아들러는 아버지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기 위해 열심히 공부해 수학 최고 득점자로 중학교를 졸업하고 의대에 입학해 정신과 의사가 되었다. 훗날 《아이의 의욕을 키워주는 방법》 등의 책을 쓰면서 ‘인간의 가장 놀라운 특성 중 하나는 마이너스를 플러스로 바꿀 수 있다는 것이다’는 명언을 남긴다.
가시적인 평가나 다른 사람들의 조언에 너무 휘둘리지 마라! 신속하게 성과를 내기 위해 서두르지 말라! 그리고 다른 아이들과 비교하면서 당신 자녀의 자존심을 꺾고 숨어 있는 재능을 무시하지 말라! 철학과 믿음이 있는 부모는 휘둘리지 않는다. 길게 내다보는 부모는 서두르지 않는다. 숨어 있는 재능과 차이를 인정하는 부모는 비교하지 않는다. 인생은 마라톤이다.

생활 속 실천 가이드-걸림돌을 디딤돌로!

  1. 자기규정을 재설정하게 하라
    정신 속에 깊이 박혀 우리의 생각과 행동을 지배하는 것이 있다. ‘나는 이런 사람’이라는 자기규정이다. 자녀가 끈기 없는 아이라면 무엇보다 ‘나는 끈기 있는 사람’이라는 생각을 갖도록 도와줘야 한다. 세상에 자기 자신이 친 덫보다 더 끔찍한 덫은 없다.

  2. 스스로 목표를 설정하게 하라
    무슨 일이든 타인의 지시나 명령 때문에 할 때보다 스스로 선택했을 때 집중력과 몰입도가 훨씬 더 높다. 공부를 시킬 때도 ‘지금부터 1시간 동안 공부해’라는 명령보다 ‘지금부터 몇 분 동안 공부할래?’라고 질문해서 아이 스스로 선택하도록 하는 게 끈기를 발휘하게 한다.

  3. 스트레스도 관리하게 하라
    끈기 부족의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스트레스 대처 능력이 약하기 때문이다. 회복탄력성은 스트레스를 도약의 발판으로 삼아 더 높이 튀어오르는 마음의 근력을 의미한다. 스트레스를 느낄 때는 하던 것을 멈추고 30~40분 걷기, 좋아하는 만화책 보기, 음악 듣기처럼 작지만 편안한 방법으로 스트레스를 조절해 회복탄력성을 키우도록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