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소녀가 당당한 연구원으로

평범한 소녀가
당당한 연구원으로한국세라믹기술원 학생연구원 김주연

글. 김수영 | 사진. 김선재(페니레인스튜디오) | 2018년 5호

2018. 05. 25 774

김주연 씨는 올해 경상대 대학원 재료공학과 박사과정 1학기에 들어간 학생이자
국세라믹기술원(KICET)에서 근무하는 학생연구원이다.
경상대의 특성화 분야 중 하나인 나노·신소재 분야의 진로를 생각해 대학을 선택하면서
자신의 적성을 발견한 좋은 케이스라 할 수 있다.
한 가지 분야를 깊이 있게 다루고 연구하면서 박사 과정까지 이르게 되니,
학창 시절 평범하던 학생이 아닌 자신감 넘치는 연구자로서 몰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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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이자 연구원으로 국가 프로젝트 공동연구에 참여

김주연 씨를 만난 날은 마침 그녀가 안양의 한 기업체에서 있을 ‘슈퍼 커패시터(초고용량 축전지)’에 관련된 회의에 참석하려고 출장길에 오른 날이었다. 아침 일찍 경남 진주에서 출발해 사천공항에서 비행기를 타고 먼 길을 찾아온 그녀에게서는 스물여섯에 걸맞은 직장인의 풋풋함이 느껴졌다.
“국가 프로젝트 과제를 학교와 연구소, 산업체가 공동으로 연구 개발하는 ‘학연산’ 과정의 하나예요. 오늘 방문할 코칩이라는 회사와는 첫 미팅인데, ‘그래핀’이라는 탄소 소재로 에너지 저장장치를 만들 때 성능을 좀 더 향상시키는 방법에 대해 논의중이에요.”
그녀가 학생연구원으로 일하고 있는 한국세라믹기술원은 경남 진주 소재의 공공연구기관으로 같은 지역의 경상대와는 기술 및 인재 양성 차원에서 협력을 맺고 있는 여러 곳 가운데 하나다. 주연 씨는 학부생 시절 여름방학을 이용해 기술원의 현장실습생으로 참여했다가 지금 소속된 노광철 박사의 연구팀과 인연을 맺었다고 한다.
“박사님께서 제가 상대의 눈을 똑바로 응시하고 대화하는 모습을 좋게 보셨다고 하던데요.(웃음) 실험 면에서 꾸준한 자세와 정해진 기한을 지켜서 보고하는 성실성을 잘 평가하시고 추천해주신 것 같아요. 저도 실험을 하면서 재미있었고 새로 관심이 생기기도 했고요.”
덕분에 주연 씨는 학교 밖의 연구 현장에서 직접 경험하고 우수한 연구 지도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얻은 것이다. 현재 프로젝트 연구비에서 지급되는 월 보수는 200만 원 정도로 학비와 기숙사 생활비를 충당하기에도 무리가 없다. 논문 심사를 마치고 박사 과정을 끝낼 때까지 짧게는 3년에서 6년 정도는 계속 학생연구원으로 일할 계획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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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 잘하는 사람이 아닌 연구에 맞는 사람

평일은 학교 가는 화요일을 제외하고는 기술원으로 출근하는 김주연 씨는 아침 9시부터 오후 6시 무렵까지 연구실 업무에 몰두한다. 주말에도 평일에 마무리하지 못한 연구를 하거나 학교 발표수업을 준비하느라 시간을 거의 보내기 때문에 ‘일상이 곧 연구’ 라고 할 수 있다.
“공부랑 연구는 별개인 거 같아요. 공부를 잘해도 연구는 안 맞을 수 있거든요. 저는 공부보다는 연구에 맞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알고 싶은 분야를 더 공부하고,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관련 논문을 찾아 읽고 선배들에게 도움을 요청하는데, 뭐 크게 힘든 것은 없어요.”
어린 시절을 돌아보면 그녀는 선생님 말씀을 잘 듣고 규칙을 잘 지키던 모범적인 아이였다. 그 당시 학습지가 재미있어서 막연히 선생님이 되고 싶다고 생각했던 적이 있다.
“제가 재능스스로학습을 하면서 도움을 받은 부분은 수학과 과학에 흥미를 갖게 되었다는 거예요. 다른 과목보다 그 두 과목은 어렵지도 않고 좋았어요. 고등학교 때도 《재능스스로수학》으로 꾸준히 공부했어요.”
고등학교 재학 시절에는 사실 성적에 맞추느라 특별한 꿈을 갖질 못했는데, 어머니가 경상대 특성화 분야에 대한 정보를 알려준 덕에 재료공학과를 선택했다. 결과적으로 참 잘한 선택이었다.
학과 수업은 원리를 알아간다는 면에서 재미있었고, 실험 수업이 특히나 좋았다.

주연 씨는 다른 사람보다도 실험에 강해서 교수님께 칭찬을 많이 받았고 학점도 높게 받았다. 그러다 보니 공부가 즐거워지고 계속 연구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고.
모교인 경상대는 나노·신소재 분야 외에 생명공학과 항공기계시스템 분야에서도 특성화된 대학이다. 주연 씨는 재료공학과에 입학해서 금속과 세라믹 등 여러 소재에 관심을 갖게 되었는데, 향후 유망 분야인 2차 전지 산업에도 취업 기회가 많다며 ‘특히 물리나 화학을 좋아하는 학생이라면 재료공학과에 도전해보라’고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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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운 단계로 접근해 꾸준히 해야 자신감 생겨

주연 씨의 연구 목표는 에너지 밀도가 낮아 보조적으로 쓰이는 슈퍼 커패시터를 단독으로 쓸 수 있도록 성능을 높이는 것이다. 자신의 전문 분야에 대해 막힘없이 설명하는 그녀에게서 당당하고 자신감에 찬 연구원의 모습이 보였다.
자신의 장점으로 밝은 성격과 주어진 일은 정해진 기한 안에 반드시 스스로 해결하는 자세, 싫은 소리도 잘 받아들이는 수용성을 든 주연 씨. 후배들을 위해 한 마디 도움말을 청하자, 자신이 해왔던 것처럼 쉽게 접근해서 꾸준히 집중하는 공부법을 알려주고 싶다고 했다.
“저는 공부할 때 오래 앉아 있기보다는 짧게 집중해서 주어진 양을 공부하고 그 다음에는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했어요. 친구를 만나거나 좋아하는 순정만화를 보기 위해서 그만큼 공부에 집중할 수 있었어요. 또 한 가지는 무리해서 어려운 것을 하지 말라고 하고 싶어요. 어려우면 누구나 하기 싫고 멀어지거든요. 쉬운 단계로 접근해서 매일 꾸준히 하는 편이 좋아요.”
박사 과정에 더해 학생연구원이라는 쉽지 않은 길을 즐기며 가는 그녀야말로 진짜 공부가 무엇인지 아는 사람이 아닐까. 평범하던 그녀에게 엄청난 뒷심을 발휘하게 하는 힘의 근원을 곰곰이 생각해보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