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기심을 키우는 하브루타 질문놀이

호기심을 키우는
하브루타 질문놀이상상하고, 바꾸고, 표현하라

글. 이진숙(가좌초등학교 수석교사, 《하브루타 질문놀이》 저자) | 사진. 이미지투데이 | 2018년 2호

2018. 02. 28 242

오랫동안 우리나라 부모들은 꼬치꼬치 질문을 많이 하는 아이를 ‘버릇없다, 눈치 없다’며 귀찮아하는 경향이 강했다.
그 틈에서 호기심이 제대로 싹틀 수가 없었을 터. 견딜 수 없는 궁금증을 적당히, ‘눈치껏’ 해결해야 하는 눈치 문화, 나아가 주입식 교육은
더 이상 버틸 수 없는 시대이다. 질문을 통해 대화와 토론을 이끌어내는 유대인의 하브루타 교육 방식은 실제로 아이들에게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쉬우면서도 효과가 큰 하브루타 질문놀이 방식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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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한 아이, 호기심 많은 아이로

배움은 ‘물음표’를 던져 ‘느낌표’를 얻는 과정이다. 배움의 과정에서 호기심과 의문을 통한 물음표를 던지지 않으면, 느낌표와 함께 얻을 수 있는 재미와 기쁨 또한 없다. 아이들이 공부를 지겹고 힘겨운 과정으로 생각하는 가장 큰 이유가 바로 호기심과 의문을 갖지 못함이요, 배움의 재미와 기쁨을 느끼지 못한 채 자신의 궁금증이 아닌 남의 생각만을 억지로 전달받기 때문이다. 다행히 많은 부모들이 자녀의 호기심을 키우기 위해 다양한 매체를 활용하여 질문을 만들게 하고 대화를 시도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이 자칫 자녀에게 또 하나의 부담을 줄 수 있고, 외적인 동기 유발에 의한 일시적인 변화에 그칠 우려가 있다.
질문과 놀이의 조합, ‘하브루타 질문놀이’는 텍스트를 가지고 재미있게 놀다 보면 호기심으로 내적인 동기 유발이 습관화되고 질문과 대화를 통해 생각의 근육을 키워준다. 더욱이 요즘 아이들은 스마트폰이나 컴퓨터로 혼자 노는 것이 익숙한데, 하브루타 질문놀이는 가족 간에 대화를 꽃피우고, 소통과 협력을 통한 경험으로 자녀의 인성을 바꾸는 중요한 매개가 될 것이다.

물음표를 쏟아내는 하브루타 질문놀이 방법

하브루타 질문놀이 방법에는 질문으로 읽기, 질문 노래 부르기, 질문 릴레이, 질문 속담놀이, 6하 원칙 질문놀이, 질문 빙고놀이, 질문 주사위놀이, 질문 퍼즐놀이, 손가락 접어 질문놀이, 질문 사다리타기, 질문 역할놀이 등 수없이 다양하게 할 수 있다. 여기서는 실제로 진행해본 것 가운데 아이들에게 변화를 가져다준 사례를 몇 가지 소개한다. 집에서 함께 시도해보면 좋겠다.

◆  질문으로 바꿔 읽기

4학년 민호는 교과서나 동화책의 ‘봉선화 씨앗은 까만 구슬 알갱이 모양입니다. 참외 씨앗은 갸름한 타원형입니다’와 같은 서술형 문장을 ‘구슬 알갱이 모양입니까?, 타원형입니까?’와 같은 의문형 문장으로 바꾸어 읽은 후부터 궁금증이 생겨 씨앗을 자세히 관찰하고 탐구하는 습관이 생겼다. 마침표로 읽었을 때는 전혀 궁금하지 않던 내용이 신기하게도 물음표로 읽는 순간부터 몹시 궁금해졌다고 한다. 세상이 갑자기 호기심 천국이 되어버렸다고.

◆  질문 노래 부르기

3학년 수민이는 동요나 교과서의 노래를 ‘퐁당퐁당 돌을 던질까? 누나 몰래 돌을 던질까?’와 같이 의문형으로 바꾸어 부르는 걸 좋아한다. 그러면 왠지 노래 가사에 대한 궁금증과 노랫말을 쓴 사람에게 묻고 싶은 것이 아주 많아진다고 한다. 왜 누나 몰래 돌을 던질까?, 누나는 어떤 나물을 씻는 걸까?, 나물을 씻는 누나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누나와 평소 사이가 좋았을까?, 누나는 동생의 마음을 알고 있을까? 등등 궁금증이 꼬리를 문다며 좋아했다.

◆  질문 꼬리잡기

질문-대답-재질문-대답-재질문-대답… 식의 질문 꼬리잡기는 대답에 대한 호기심과 궁금증이 연속적으로 생겨서 아이들이 좀 더 깊이 생각하며 대화하게 되고, 아울러 상대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효과가 있다. 다음은 2학년 다빈이가 교과서에 실린 '훈장님의 꿀단지'를 읽고 엄마와 질문 꼬리잡기를 한 사례이다.

엄마 : 훈장님은 왜 꿀을 독이라고 했을까?
다빈 : 혼자만 드시려고 그런 것 같아요.
엄마 : 왜 혼자만 드시려고 했을까? (질문 꼬리잡기 1회)
다빈 : 옛날에는 꿀이 귀해서 아이들에게 나누어주지 않으려고 그러신 것 같아요.
엄마 : 네가 훈장님이라면 아이들에게 나누어주겠니? (질문 꼬리잡기 2회)
다빈 : 제가 훈장님이라도 나누어주지 않았을 거예요.
엄마 : 왜 나누어주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하니? (질문 꼬리잡기 3회)
다빈 : 아까워서요. 대신 아이들이 모두 집에 돌아간 다음 혼자 먹을 것 같아요.
          (질문 꼬리잡기는 재질문-대답으로 횟수를 더해 계속 이어갈 수 있다)




하브루타 질문놀이를 할 때 아이와의 약속

무엇이든 교육 효과만을 생각해 성급하게 시도하려다 보면 아이들이 거부감을 가질 수도 있다. 그러므로 질문놀이 또한 즐거운 놀이임을 상기시키고, 좋은 점과 즐거움을 미리 이야기하면서 서로 지켜야 할 부분을 다음과 같이 약속으로 정해둔다.
• 장난으로 하거나 대충하지 말고 최선을 다해 함께 하자고 약속한다. • ‘그냥, 몰라, 귀찮아, 나도 같은 생각이야…’ 등의 생각을 막는 말은 하지 않기로 한다. • 질문 후 빠른 대답을 재촉하지 말고 기다려주기로 한다. • 상대가 기분 나쁘거나 감정이 상할 수 있는 말은 서로 하지 않기로 한다. • 상대의 말을 끝까지 잘 들어주기로 한다. • 질문놀이를 한 후에는 서로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하자고 약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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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가 먼저 실천할 것들

아무리 좋은 방식이라도 아이가 공감하고 즐거워하지 않으면 실천하기 어렵다. 배움은 재미있고 즐거운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도록 부모가 먼저 배움의 즐거움을 보여주어야 한다. 또한 좋은 질문을 하는 능력은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길러지는 것이므로, 부모가 먼저 좋은 질문을 하고 아이의 말을 경청하는 모델이 되어야 한다. 그러다 보면 아이의 어떠한 질문도 허용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지고 재질문을 귀찮게 생각하지 않으며 권장하게 될 것이다. 결국 가족 간에 서로 소통하고 공감하는 분위기는 부모의 이런 솔선수범으로 만들어진다는 것은 틀림이 없다.

아이의 호기심을 키우는 나쁜 질문 vs 좋은 질문

  1. 정답이 있는 사실 질문보다는 정답이 없는 상상 질문을 하라.
    우리나라 사계절의 날씨는 어떠니?(×), 좋아하는 계절과 그 이유는 무엇이니?(O)
    주인공의 성격은 어떠니?(×), 주인공의 성격을 생각하면 뒷이야기는 어떻게 될까?(O)

  2. 사고가 닫힌 질문보다 역발상을 할 수 있는 열린 질문을 하라.
    백설 공주는 무엇을 먹고 잠들었을까?(×), 백설 공주가 잠들지 않았다면 어떤 일이 생겼을까?(O)
    젊어지는 샘물을 마신 욕심쟁이 할아버지는 왜 아기로 변했을까?(×)
    욕심쟁이 할아버지가 샘물을 마시지 않고 사람들에게 샘물을 팔았다면 어떻게 되었을까?(O)

  3. 단순한 느낌을 묻는 질문보다 오감을 통해 표현할 수 있는 질문을 하라.
    시(詩)를 읽고 어떤 느낌이 들었니?(×) 시(詩)의 느낌을 색깔로 표현한다면 무슨 색으로 하고 싶니?(O)
    밀레의 ‘이삭줍기’ 그림을 보고 어떤 느낌이 들었니?(×)
    밀레의 ‘이삭줍기’ 그림과 어울리는 음악은 무엇일까?(O)

  4. 경험만 묻는 질문보다 경험을 통해 알게 된 내용을 질문하라.
    선의의 거짓말을 해봤던 경험이 있니?(×), 선의의 거짓말을 한 후 어떤 생각을 했니?(O)
    독서 토론을 해봤니?(×), 독서 토론을 한 후 바뀐 생각은 무엇이니?(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