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기심, 모든 가능성의 출발점

호기심,
모든 가능성의 출발점

글. 김영훈 |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 2016년 2호

2016. 02. 26 2183

아이들의 호기심은 모든 가능성의 출발점이다.
탐구 활동의 기본이 되고, 인지와 정서 발달의 기초가 되며,
학습의 밑거름이 되는 호기심.
하지만 어떻게 변화할지 아무도 모르는 능력이기도 하다.
우리 아이 호기심, 어떻게 접근해야 할까?

호기심의 뇌, 비밀스러운 능력

호기심의 뇌, 비밀스러운 능력

호기심은 누구나 가지고 태어나는 ‘궁금해 하는 마음’이다. 모든 아이는 이런 호기심을 갖고 주변을 탐구한다.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에너지, 성취감을 맛보려는 열망, 과제에 대한 의욕은 여기서 발생한다. 아이가 스스로 과제를 하려면 우선 과제가 아이의 호기심이나 강력한 흥미를 자극하여야 하고 내적 동기와 사명감이 유지되어야 한다.
호기심은 아이가 블록으로 멋진 성을 완성하는 것부터 성인이 되어서 어릴 적 꿈인 글로벌 리더가 되는 것까지 많은 일을 가능케 한다. 호기심의 뇌는 마치 근육과 같아서, 사용할수록 왕성해지고 더욱 발달하게 된다. 따라서 부모는 지속적으로 흥미로운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아이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풍부한 환경을 제공해야 한다.

전전두엽, 복측피개영역, 측좌핵

호기심의 뇌에는 여러 가지 신경전달물질이 작용한다. 그중에서 도파민이 전두엽 전체에 흐르면 호기심뿐 아니라 그것을 충족시키고자 하는 의욕도 함께 생긴다. 도파민이 탐색 시스템을 활성화하는 것이다.
아이는 이러한 탐색 시스템이 활성화되어야 호기심을 가지고 주변을 탐구한다. 공부에 대한 의욕,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에너지, 성취감을 맛보려는 열망은 여기서 비롯된다. 탐색 시스템은 전두엽과 서로 조화를 이루면서 꿈을 실현시키기 위해 노력한다.
아이의 뇌는 패턴을 추구하기 때문에, 아이 스스로 자신이 좋아하는 패턴을 찾고 사고력을 발휘하며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한다. 또한 새로움을 추구하기 때문에 새로운 것을 찾고 그것을 학습하면서 호기심이 충족된다. 신경과학 분야 국제 학술지 [Neuron]에 발표된 그루버(Matthias Gruber)의 연구에 따르면, 문제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한 호기심이 높을 때 정보를 잘 학습한다고 한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일단 호기심이 증가하면 관심을 갖지 않았던 정보에 대한 학습도 증가한다는 것이다. 또한 호기심이 자극되면, 새로운 기억에 중요한 해마와의 상호작용이 늘어 뇌가 정보를 학습하고 배경지식을 쌓게 된다.

호기심 강한 아이들의 특징

호기심 강한 아이들의 특징

아인슈타인은 우주를 관통하는 법칙이 있다고 믿었다. 호기심이 많았던 그는 우주의 질서가 아주 분명하고 단순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 결과 인류에게 ‘상대성 이론’을 선물했다. 아인슈타인처럼 호기심이 많은 아이들은 어떤 특징이 있을까?
호기심이 강한 아이들은 자연현상에 대한 호기심도 강하다. “무지개는 어디에서 시작되는가?”, “별은 왜 밤에도 잘 보일까?” 등등 자연현상에 대한 질문을 많이 한다. 텔레비전이나 컴퓨터와 같은 전자제품이나 자동차 같은 발명품, 도구의 작동 방법에 대해서도 많은 궁금증을 표출한다.
한편, 수집하기를 좋아하는 아이들도 있다. 이런 아이들의 부모들은 간혹 쓸 데 없는 것들을 모은다며 아이들을 나무라기도 한다. 하지만 아이는 무엇인가에 관심이 있으면 열정적으로 수집하게 되고, 이를 토대로 프로젝트를 진행하거나 연구로 발전시킬 수 있다.
관찰하고 체험하는 것을 좋아하는 아이들은 혼자 깊이 파고들어 그 결과를 발표하거나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것을 좋아하고, 부모의 설명에 깊이가 있을 때 큰 관심을 기울인다.

연령별 호기심의 발달

연령별 호기심의 발달

호기심은 개인차가 크지만 개인 내에서도 연령에 따라 호기심의 종류와 그것을 충족시키는 방법이 다르다.
신생아부터 취학 전 아이들의 호기심 변화와 그 특징에 대해 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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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24개월(탐구의 시기)

    출생 후 사물을 명확하게 구별하고 소리의 차이를 구별하게 되면, 아이는 눈에 보이는 새로운 것들에 대한 호기심과 함께 소통하려는 자연스러운 욕구가 생겨 스스로 특정 물체나 소리에 몰입하게 된다. 몰입은 뇌가 선택적으로 주의 집중하는 것을 의미하는데, 아이가 눈에 보이는 수많은 자극 중에서 특정 자극에 호기심을 가지고 눈의 초점을 맞추고, 귀로는 특정 소리에 선택적으로 주의 집중하는 것을 의미한다.
    아이는 자신의 호기심을 채우고 문제를 극복하려고 여러 가지를 시도한다. 문제의식은 아이로 하여금 통찰하고 해결하게 하는 좋은 자극이며 기회를 제공한다. 따라서 이 시기에는 아이의 호기심을 충족시키는 보고, 듣고, 만지고, 맛보고, 냄새 맡는 감각 기관을 자극하는 오감놀이가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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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5~48개월(손조작의 시기)

    아이가 25개월이 되면 여러 가지 자극을 매우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즐거워하며, 주변 사물에 대한 호기심이 최고조에 이른다. 특히 손과 눈의 협응과 손가락 간의 협응이 모두 가능하므로 색칠하기, 모양 따라 그리기, 블록 놀이와 퍼즐 놀이, 종이를 자르거나 접기, 찰흙 놀이 등을 통해 손놀림이 발달한다. 이같은 조작 능력의 발달로 호기심이 충족되고 자기주도성이 키워진다.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회화, 조각 등의 상상력과 창의력을 담당하는 우뇌와 수학, 과학, 의학, 건축 등의 분석력과 논리력을 담당하는 좌뇌가 모두 발달한 예술가이다. 이 시기는 좌뇌와 우뇌를 연결하는 뇌량이 성숙하는 시기이므로 좌뇌와 우뇌를 고르게 발달시키는 ‘손조작 놀이’가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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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9개월~취학 전(역할놀이의 시기)

    역할놀이는 지적인 탐구와 창의성, 호기심과 일반적인 학습 능력을 기르는 기초가 된다. 그것을 통해 아이는 문제해결력, 토론, 읽고 쓰는 능력 그리고 협동과 나눔 같은 사회성을 훈련할 수 있다.
    특히 아이들은 여러 가지 어른 역할을 경험해 보고 싶어 한다. 예를 들어 마트 계산대 앞에서의 상황을 아이와 연출하면서 부모는 물건 값으로 얼마를 내야 하는지 아이에게 알려 준다. 이로써 아이는 수학적 호기심을 충족시킬 수 있고, 어떤 물건은 구입하고 어떤 물건은 그냥 지나쳐야 하는지 자연스레 습득할 수 있다. 이같은 역할놀이는 아이가 자신이 관심을 갖고 있는 분야에 대한 풍부한 사회적 경험도 쌓을 수 있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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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마음속 귀한 보물 상자, 호기심

아이는 본능처럼 솟구치는 호기심을 충족하고 싶어 한다. 하지만 호기심은 저절로 채워지지 않는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아이의 호기심을 충족시킬 수 있을까? 더 나아가 긍정적인 효과를 얻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가장 쉽고 핵심적인 방법은 부모와 대화하는 것이다. 이때 부모는 아이의 신호를 제대로 알아듣고 만족스러운 답을 해 주어야 한다. 말끝마다 “왜?”를 덧붙이는 아이를 향해 “아이고! 제발 말도 안 되는 것은 묻지도 마라!”라는 말로 호기심을 잘라서는 안 된다. 호기심은 아이들의 마음속에 들어 있는 귀한 보물 상자와 같다.

  • 다양한 경험을 하게 하라. 스티브 잡스의 아버지는 아들이 전자회로에 관심을 보이자 아들과 중고 부품 가게를 돌아다니며 라디오, 전축 등을 만드는 데 필요한 부품을 구해 주었다. 또한 스티브 잡스를 이웃에 사는 기술자에게 보내 마이크와 스피커의 작동 원리를 배우게 했으며, 나사(NASA)의 대형 컴퓨터를 보여 주기도 했다.
  • 상호작용을 하라. 아이의 뇌는 흥미를 보이는 것에 대해 대답해 주는 그 순간 가장 발달한다. 따라서 아이의 호기심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자. 아이와 함께 교육 방송을 시청하고, 아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관찰한다. 가능하다면 도서관에서 그 주제에 맞는 어린이용 책들을 빌려 함께 읽는다.
  • 호기심을 충족시키고 배우는 기쁨을 알게 하라. 무언가를 배운다는 건 아이에게는 큰 도전이다. 그리고 아이는 부모가 관심을 기울이고 좋아한다는 것을 알기에 도전한다. 아이가 처음부터 배움에 스스로 즐거움을 얻으리라 생각해서는 안 된다. 부모가 적절한 칭찬과 격려를 하면 아이는 배우는 것을 즐거워한다.
  • 스킨십을 활용하라. 안정 애착이 형성된 아이는 부모의 보호 아래서 호기심을 가지고 적극적이고 자유롭게 탐색한다. 부모가 아이의 활동수준에 맞춰 민감하게 반응하고, 아이가 짜증을 내거나 지루해 하는 모습을 보일 때 빠르게 대응하면 아이는 스트레스도 줄고 긍정적인 마음이 생긴다.
  • 새로운 시도를 해 보자. 평소 아이가 그림책을 즐겨 읽는다면, 그림책이 아닌 이야기책을 보는 시간도 가져 본다. 요리, 역사, 사진 등 아이가 평소 관심 두지 않던 분야도 기웃거린다. 애플이 성공한 이유는 음악가, 화가, 시인, 과학자 등 다양한 인재가 프로젝트에 함께 참여했기 때문이다.
  • 부모의 관심이나 생각을 너무 드러내지 마라. 아이가 이야기한 내용에 대해 부모의 관심이나 생각을 강요하지 않는다. 부모가 과도한 관심이나 생각을 드러내는 순간, 아이의 호기심은 방해 받는다. 아이의 관심이나 생각을 따라가고 아이의 호흡에 맞추어야 한다. 부모 앞에서 자신의 생각을 자유롭게 표현하는 아이로 키운다.
  • 멍하게 아무것도 안 하는 시간도 필요하다. 많은 부모들은 아이들이 학원에 가든 숙제를 하든 무엇을 하고 있어야 안심한다. 그러나 쉴 틈 없이 이어지는 일과 속에서 아이들은 집중력도, 집중하다 발견한 대상에 대한 호기심도 생길 수 없다. 빈둥빈둥 놀면서 생각하고 공상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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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의 ‘왜?’라는 질문, 이렇게 대처하라

대부분의 아이들은 질문의 형태로 호기심을 표현한다. 그리고 부모가 자신의 질문에 잘 반응해 줄 때 긍정적이고 행복한 아이로 자란다. 다음은 끊임없이 이어지는 아이의 ‘왜?’라는 질문에 현명하게 대처하는 방법이다.

  1. 1. 질문을 개방형으로 바꾸어라. 아이에게 “재미있었니?”, “맛있어?”처럼 폐쇄형 질문보다는 “이 색깔 어때?”, “누구랑 놀이할까?”처럼 생각이 필요한 개방형 질문을 자주 한다.
  2. 2. 구체적인 질문을 하자.구체적으로 질문하면 아이는 사람과 주위 사물에 대해 자연스럽게 관심을 돌리고 주의를 기울이게 된다.
  3. 3. 호기심을 키워 주는 질문을 하자.“이게 뭘까?”, “뭘로 만들었을까?”처럼 호기심을 자극하는 질문으로부터 시작한다. 더불어 아이의 시선을 따라가며 아이가 놓친 부분 역시 질문한다.
  4. 4. 부모가 먼저 ‘왜’라는 질문을 던져라. 아이에게 질문한 뒤 처음부터 아이 혼자 답 찾기를 기대해서는 안 된다. 부모가 답을 이끌어 주면서 대화 분위기를 편하게 만든다.
  5. 5. 상상력을 키워 주는 질문을 하자. “만약 공룡이 오늘날까지 살아 있다면 어떤 모습일까?” 같은 가정형 질문은 아이에게 즐거운 상상을 하게 한다.
  6. 6. 묻지만 말고 마음을 열어라. “오늘은 유치원에서 무슨 일이 있었니?”라는 질문보다는 “엄마는 오늘 마트에 갔다가 차가 막혀서 힘들었어.”처럼 부모의 일상을 먼저 이야기한다.
  7. 7. 아이의 질문에 서둘러 대답하지 마라. 대부분의 부모들은 아이의 질문에 명확한 답을 주려고 한다. 단답식의 정답보다 부모의 생각이나 가치를 담고 있는 대답이 더 소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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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훈은 가톨릭대학교 의정부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이자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다. 많은 대중매체에 아이와 부모를 위한 글을 쓰며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특히 EBS <생방송 60분 부모> ‘두뇌 발달을 돕는 육아법’은 부모들로부터 큰 반향을 일으켰다. 저서로는 [닥터 김영훈의 영재 두뇌 만들기], [엄마가 모르는 아빠 효과]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