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가짐 콘트롤로 긍정성 키우기

마음가짐 콘트롤로 긍정성 키우기실패와 도전이 두렵지 않은 아이로!

글. 노규식 (연세휴클리닉·노규식공부두뇌연구원 원장) | 모델. 이도운 | 사진. 그림스튜디오, 유토이미지 | 2017년 6호

2017. 11. 15 81

‘영재발굴단’이라는 프로그램을 보면 ‘영재’라 불리는 아이들의 특별한 재능에 놀라게 된다.
그러나 더 놀라운 것은 자기가 하고 싶은 일에 몇 시간이고, 몇 달이고 매달리는 모습이다. 한 가지 일에 매달리는 모습을 보면
어마어마한 열정이 느껴진다. 또 그 활동을 끝마쳤을 때에는 희열이라 할 만한 표정이 아이들의 얼굴을 채우고 있다.
그것은 지능의 문제가 아니다. 그렇다면 무엇이 이런 열정을 만드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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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유치원에 가기 싫어하는 이유

유치원에 가지 않으려고 아침마다 떼를 쓰고 유치원에서는 계속 배가 아프다고 호소하는 여섯 살 사내아이를 만났다. 이런 증상은 한 달 반쯤 전에 유치원을 바꾸고부터 시작되었다고 한다. 평소에 영특하다고 느끼고 있었고 말도 잘하고 한글도 익힌 상태라 학습이 강화되어도 잘 적응하리라 기대했지만, 아이는 옮긴 지 며칠이 지나지 않아 유치원 갈 시간이면 엄마에게서 떨어지지 않으려 했다. 아이의 웩슬러지능검사는 전체 지능이 상위 2퍼센트 이내에 해당할 정도로 우수했다. 언어적 사고력 뿐만 아니라 시공간 지각력과 활용 능력도 최우수 수준이었다. 다만 처리 속도가 상대적으로 떨어져 ‘보통하’ 수준에 머물고 있었다. 시간 압박이 생기면 실수가 늘어났고 틀리지 않으려고 많은 시간을 들여서 문제를 풀려고 했다. 또 한 가지 눈에 띄었던 것은 사회성 발달에 필요한 민감성도 낮은 편이었다.

아이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

부모는 결과에 상당히 당황하는 눈치였다. 아이는 엄마 아빠가 가장 기뻐할 때가 학습지를 다 풀었을 때라고 하였고, 자기의 장점은 ‘똑똑하다’라고 말했다. 그것 말고 엄마 아빠가 칭찬한 것은 무엇이냐는 물음에는 ‘없는 것 같다’고 대답했다. 설마 부모가 그때만 칭찬했을 리는 없다. 아마도 그때의 칭찬이 가장 진심어린(?) 칭찬이었으리라. 더욱이 아이 엄마는 두 살 아래 동생에게 신경쓰느라 아이를 어린이집에 좀 일찍 보냈다. 바쁜 엄마, 그래서 오랜만에 보는 엄마의 얼굴과 입에서 가장 큰 애정과 인정을 느낄 수 있는 때는 자신의 똑똑함을 보여주는 때였다.
이제 수수께끼가 어느 정도 풀려갔다. 새로 옮긴 유치원은 착실히 초등학교 입학 준비를 시켜준다고 해서 부모들로부터 반응이 좋아 교육열이 높은 부모들의 자녀들이 많이 다니고 있었다. 이 아이는 이 유치원에서는 자기가 더 이상 똑똑한 아이가 아님을 며칠 만에 알아차린 것이다. 그리고나서는 자신이 부모를 더 이상 기쁘게 해줄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무의식적 두려움에 사로잡히게 되고 유치원에 가기가 싫어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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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긍정성은 부모의 마음가짐에서

영재들에게서 발견되는 공통점은 하고자 하는 일에 몰입하는 ‘과제 집착력’이다. 긍정적이고 건강한 과제 집착력을 가진 아이의 부모들은 아이의 활동을 ‘학습’으로 바라보지 않는다. 부모들에게 그것은 놀이였고 소통의 수단이었다. 반대로 부모가 학습이나 성취, 수월성 등에 관심을 가질수록 아이들은 조금씩 상처가 생기고, 경우에 따라서는 별도의 방식으로 아이들의 상처를 치료해주고 부모들에게 좀 더 나은 방법을 알려주어야 하기도 했다.
놀이로 보는 것과 학습으로 보는 것의 차이는 무엇일까? 그것은 한 마디로 마음가짐의 차이다. [그릿]의 저자인 스탠포드대 심리학과 캐롤 드웩 교수는 이것을 성장형 마인드세트와 고정형 마인드세트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다. 고정형 마인드세트란 능력이 타고난 것이고 바뀌지 않는다는 관점이고, 성장형 마인드세트란 능력도 흥미와 노력에 따라 성장할 것이라는 관점이다. 놀이에는 성취가 필요하지 않다. 오늘 못하면 내일하면 되고, 또 못해도 그만이다.
이렇게 긍정적인 아이는 도전이 두렵지 않다. 어차피 재미로 하는 것이고 오늘 못하면 내일 또 해보면 그만이다. 그렇게 생각하고 보면 주변에 해볼 만한 것이 참 많다. 반대로 성공을 요구받고 결과를 내었을 때만 칭찬과 보상이 온다면 아이는 실패할까봐 두려워하고 새로운 것은 또 어떤 이유로 실패할지 알 수 없어 도전하고 싶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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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처럼 즐겁게, 오늘 못하면 내일 하면 돼

성장형 마인드세트를 키워주는 시작점은 애착을 형성하는 18개월 무렵으로 거슬러 올라갈 수 있다. 이때부터 엄마가 아이와 눈을 맞추며 끝까지 이야기를 들어주고 반응해주는 것이 성장형 마인드세트의 시작이다. 아이는 자신이 인정받고 있고 능력이 충분하다는 자기효능감을 키우게 되고, 결국 이런 긍성성을 바탕으로 적극적이고 도전적인 활동을 하게 되는 것이다. 내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주는 것이 좋아서 그 분야에 더 많은 관심과 노력을 기울이게 되는 것이다.
유치원을 다니기 싫어하던 그 아이는 일단 이번 학기는 쉬기로 하였다. 대신 아이가 좋아하지만 잘 못한다고 생각하던 미술, 운동을 하는 시간을 늘려나가기로 했다. 그리고 즐겁게 놀이처럼, 오늘 못하면 다음에 할 수 있을 거라는 긍정의 말을 많이 해 주기로 했다. 엄마와 단둘이 시간을 갖는 기회를 더 많이 가질 수 있도록 온 가족이 힘을 모을 것이다. 내년에 유치원에서 아이들과 즐겁게 생활하면서 도전하며 지내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긍정적 아이, 역경에 강한 아이로 키우는 Tip

  1. 1. 아이와 눈을 맞추며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주라
    아이는 눈을 맞추는 부모에게 애정과 인정을 느낀다. 그리고 도전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용기를 가진 아이로 자라게 된다.

  2. 2. 자기의 생각이나 느낌을 많이 이야기하게 하라
    자신의 감정을 잘 표현하는 사람이 감정을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울 수 있다. 자신의 감정을 느끼지 못하면 표현할 수 없고 표현하지 못하면 조절할 수도 없다.

  3. 3. 좋은 행동(배려, 인내, 창의성)에 충분히 칭찬하라
    성취나 경쟁의 결과만 칭찬하면 매사에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할까봐 불안해질 가능성이 높다. 경쟁과 상관없는 좋은 품성과 노력하는 과정에 관심을 주고 칭찬을 해주자.

  4. 4. 작은 성공을 많이 경험하게 하라
    노력에 좋은 결과가 동반되면 금상첨화인 것은 사실이다. 너무 큰 시도를 해서 좌절을 경험하는 것보다는 조그만 것이라도 성공하는 성취 경험 자체가 긍정적인 아이로 만든다.

노규식은 현재 연세휴클리닉 원장으로, 공부두뇌연구원도 함께 운영하고 있다. 연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 동 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했고, 서울대학교 임상의학연구소에서 인지과학연구소 책임연구원으로 재직했다. SBS의 [영재발굴단] 자문위원으로 활동 중이며 다양한 강연 활동도 활발하다. 저서로는 [두뇌 맞춤형 학습법], [책 읽는 아이 심리 읽는 엄마], [현대인들은 어떻게 공부할까]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