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능화폐의 시대, 아이들의 재능 교육

재능화폐의 시대,
아이들의 재능 교육인간적, 감성적 가치에 주목

글. 고리들 (국제미래학회 연구원) | 모델. 김준수 | 사진. 유토이미지 | 2017년 6호

2017. 11. 15 114

기업의 고객 상담을 대신하는 챗봇(chatbot)이 늘어나고, 인공지능 로봇의 작사 실력이 베테랑 가수를 놀라게 하는 시대.
하지만 인공지능의 활약이 커질수록 인간만의 고유한 개성과 감성을 바탕으로 한 재능에 주목하게 될 전망이다.
머지않아 개개의 인간적 재능이 곧 화폐가 될 미래, 우리 아이는 재능 기부와 재능 거래가 가능한 아이로 자라고 있을까?

AI에게 저작권료를 줘야 한다고?

우리는 지금 범용인공지능(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과 사물인터넷, 빅데이터가 만나는 4차 산업혁명 시대로의 본격적인 진입을 앞두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이란 인간이 대가를 받고 수행하던 일이 초지능 AI와 슈퍼파워 로봇의 일로 교체되어가는 변화를 말한다. 인공지능과 로봇은 대가와 구매 욕구 없이 거의 모든 생산적 일과 감성적 일까지 처리한다. 단순한 노동 뿐만 아니라 고도의 정신적 노동으로 분류돼온 의술과 판결까지도 대신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상담원 못지않게 능숙한 답변을 내놓는 챗봇(chatbot)이 빠르게 늘고 있고, 로봇 바텐더가 얼음 깎는 일을 사람보다 더 훌륭하게 해내고 있으며, AI가 의료법과 신약과 신소재를 개발하면서 노벨상을 받고도 남을 연구를 하고 있다.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예술 분야까지 넘보며 작곡을 하고 그림을 그리기도 하는데, 최근 인공지능의 작사 실력을 본 가수 윤상은 ‘로봇에게 저작권료를 줄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앞으로 10년 간 그 속도는 기하급수적으로 빨라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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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능이 곧 화폐가 되는 시대

이제 우리에게는 기하급수적인 상상력이 요구된다. 자본과 기업의 1차 본능은 돈이 되는 모든 곳에 AI와 로봇을 설치하는 것인데, 육체적으로 벡스터(Baxter) 로봇 1대가 5인분의 일을 하고, 정신적으로 AI 변호사나 의사가 인간의 판단과 진단을 능가하는 것으로 증명되었기 때문이다. 보스턴컨설팅그룹의 연구에 의하면 한국이 자동화 속도가 가장 빠르다. 하지만 인공지능 로봇의 서비스가 늘어날수록 인공지능과 거리가 먼 ‘인간적인’ 가치에 주목하게 될 것이다. 인간다운 감성적 가치와 공감, 개성과 즐거움 같은 것들 말이다.
4차 산업혁명기는 진정한 인간적 재능 기부와 봉사 또는 재능화폐 교환의 시대가 열릴 전망이다. 여기서 재능화폐란 기존의 물질적 화폐와는 개념이 다르다. 개인의 ‘재능+개성+인성’에 대한 가치가 화폐처럼 값이 매겨진다는 의미이다. 인간적 재능이 마치 바코드를 인식하듯 실시간으로, 매우 공정하게 가치평가가 이루어지면서 화폐처럼 기능하게 된다. 이를 가능케 하는 것이 바로 빅데이터, 인공지능, 블록체인(일정 시간 동안 형성된 온라인의 거래 내용(Block)을 연결(Chain)한 모음) 같은 기술인데, 이로 인해 재능에 대한 가상의 포인트가 쌓이고 거래된다는 의미이다.

재능이 기부되고 거래된다

사실, 재능과 물질, 서비스를 맞교환하는 운동은 이미 10여 년 전부터 곳곳에서 시작되어왔다. 지방 소도시나 시군구별로 지역화폐를 만들어서 미용사의 기술과 잔디를 깎는 노동, 개인 과외 지식을 동등한 가치로 교환하려는 시도가 전개되고 있다. 귀농귀촌을 준비하는 사람들은 쇼핑몰 홈페이지 관리나 포크레인 작동법을 가르치는 등의 일을 해주고 곡물과 야채를 대가로 받기도 한다. 우리 주변에서도 품앗이라는 이름으로 서로의 재능이 교환되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그렇게 사람들은 화폐 없이도 서로 필요한 부분을 채우며 살아갈 수 있다. 물론, 자신이 제공하는 재능은 필요로 하는 곳이 많지만 정작 자신이 원하는 재능을 가진 사람이 주변에 없는 등 다양성 문제가 나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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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준비하는 PBL 교육

그렇다면, 우리 아이는 머지않아 돈벌이와 상관없는 재능을 기부할 준비가 되어가고 있을까? 학교 공부와는 별개로 재능 기부가 가능한 아이로 자라고 있는가?
결국 글로벌 플랫폼이라는 마당에서는 상상력이 가장 큰 재능이 될 것이다. 이제 빌릴 수 있는 것들의 가격은 떨어지고 빌릴 수 없는 것들의 가치는 계속 올라가게 된다. 따라서 우리 아이들은 내부에서 자라고, 발달하는 상상력과 개성 있는 재능에 집중해야 한다. 돈을 주고 배우는 재능이 아니라 학교 동아리나 사회의 동호회 안에서 닮고 싶은 달인과 고수를 따라하며 암묵지를 쌓는 재능이 필요하다. 동아리 활동과 사회적 봉사가 결합되어 돌아가는 라스베가스 은퇴자들의 도시 선시티(Sun City)는 누구나 노동에서 멀어진 이후 재능 기부와 재능 거래로 살아갈 우리의 미래 모습이다. 사람이 인공지능에게 지능은 빌릴 수 있지만 근육에 쌓인 추억과 인간적인 기쁨을 얻기는 어렵다. 그래서 감성인문학과 건강심리학, 쾌적한 환경에서 즐기는 문예체농(스토리텔링+예술체육+농업) 활동이 더욱 중요해진다.
이제 우리 아이들의 교육은 관심과 흥미가 비슷한 사람들이 모인 동아리나 모둠을 중심으로, 문제를 찾아 탐구하고 새로운 해결 방법과 계획을 세워 실천하는 ‘PBL(Problem Based Learning) 교육’이 기본이 되어야 할 것이다. 자연 속에서, 또는 생활 주변에서 다양한 현상을 관찰하고 문제점을 찾아 탐구, 발표하는 ‘거꾸로 교실’이 대표적이다. 예술과 신체 활동이 결합된 활동, 공감 능력을 바탕으로 한 협업 그리고 자기주도성을 키우는 PBL 교육은 결국 체험과 실천을 말한다. 원시의 사냥과도 비슷한 체험학습은 이론과 실제가 구분되지 않는다. 앞으로 학교, 자연, 마을, 사회가 구분되지 말아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인류의 지능을 발달시킨 4대 문화 요소로 사냥과 사랑, 요리와 축제가 손꼽힌다. 인간에게 공부는 스릴 넘치는 사냥이어야 하고, 무언가 더 사랑하기에 알고자 해야 하며, 지식이든 물질이든 더 맛나게 요리해야 하고, 결국 축제를 위해 쓰여야 한다. 매슬로우가 말한 인간의 5대 욕구 가운데, 공동체를 위한 축제는 소속감을 만족시키며 자신을 위한 축제는 자아실현을 만족시킨다. 앞으로 ‘인공지능+블록체인+가상현실+사물인터넷’은 인간의 몸과 마음을 위해 완벽한 서비스와 안전한 환경을 제공할 것이다. 인간에게 남는 가장 중요한 활동은 건강한 몸과 마음으로 사냥과 사랑, 요리와 축제를 어떻게 기획하며 향유할 것인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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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리들

고리들은 국제미래학회 연구원이자 (사)한국인공지능협회 연구원으로, 현재 지방자치단체, 기업 등에서 ‘뇌과학과 미래학’에 대해 강연하며, EBS <미래강연Q> 토론 패널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인공지능과 미래인문학>, <내 아이를 위한 두뇌 사용 설명서>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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