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의 생.각.독.립

우리 아이의 생.각.독.립문제해결습관, 부모가 주는 인생의 선물

글. 정찬호 (마음누리학습클리닉 원장) | 모델. 김아림 | 사진. 그림스튜디오, 유토이미지 | 2017년 5호

2017. 09. 13 851

숙제 다 했냐는 물음에 아이가 쭈뼛거리며 고개를 젓는다.
이유를 물으니 너무 어렵단다. “어디 가져와 봐” 답답한 엄마가 이것저것 옆에서 도와주어 겨우 숙제를 마쳤지만,
사실상 아이가 푼 문제보다 엄마가 푼 문제가 더 많다. 엄마는 문득 염려가 된다. “매번 이렇게 도와 줄 수 없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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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문제 너무 어려워!

“나는 안 될 거야. 아마….” 인터넷 세상에 종종 등장하는 우스갯소리다. 웃자고 하는 말이긴 하지만, 한편 걱정되는 것도 사실이다. 도전하기를 두려워하고 사소한 것이든 중요한 것이든 무언가를 쉽게 포기하는 아이들을 많이 만나왔기 때문에 마냥 농담으로만 들리지가 않는다.
쉽게 포기하는 아이들은 숙제를 하다가, 운동을 하다가, 엄마와 약속한 어떤 일을 하다가 손을 놓아버린다. 어쩌다 한두 번이라면 모를까 미루고 포기하는 횟수가 점점 잦아진다면 부모가 나서야 한다. 왜? 포기하는 것도 습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포기하는 습관이 몸에 배기 전에 이를 막아낼 백신을 놔줘야 한다. 바로 ‘문제해결습관’이다. 문제 앞에서 도망치거나 포기하지 않고 해결하고 넘어가는 습관. 공부습관이나 올바른 생활습관 못지않게 중요한 습관이 바로 이 문제해결습관이다. 당장은 학교 숙제가 달려있고 크게는 아이의 일생을 좌우하는 꼭 필요한 습관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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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성공을 반복하기

정훈(가명)이는 기말고사를 앞두고 반등수를 10등 이상 올리면 스마트폰을 바꿔준다는 엄마의 약속에 귀가 번쩍했다. 하지만 시험 첫 날, 집에 온 정훈이는 “엄마, 나 이번에 스마트폰 안 바꿀래.”라며 포기 선언을 했다. 문제는 무엇이었을까? 목표가 너무 컸기 때문이다. 정훈이는 스마트폰에 대한 욕심에 잠시 의욕을 가져봤지만, ‘안 될 거야’라는 두려움 때문에 다시 움츠러들었다. 정훈이에게 10등은 넘을 수 없는 장벽처럼 느껴졌던 것이다. 정훈이가 벽을 넘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방법은 간단하다. 벽의 높이를 낮추면 된다. 나는 정훈이 같은 학생들에게 ‘30%의 룰’을 권한다. 장기적인 최종 목표를 정하고, 그 목표에 도달하기까지의 과정을 3분의 1로 나눠 단기 목표를 설정한다.
짧은 기간에 이를 수 있는 작은 목표에 성공하면 다음 목표도 이룰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긴다. 때로는 아이가 먼저 욕심을 부릴 수도 있다. “엄마, 나 오늘 학습지 10장 할 거야!” 당장은 기특한 소리처럼 들리더라도 현혹되지 말자. “좀 많을 것 같은데? 3장만 해도 괜찮아.” 목표를 크게 잡고 실패하는 것보다 목표를 작게 잡고 성공하는 것을 반복하는 게 훨씬 나은 선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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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한 번 해볼까?

반복 훈련이 가능하려면 끈기가 필요하다. 자칫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 훈련 과정을 이끄는 힘이 바로 끈기이기 때문이다. 끈기의 사전적 의미는 ‘쉽게 단념하지 않고 끈질기게 견디어 나가는 기운’이다. 말 그대로 어떤 일에 대해 끝을 보는 자세를 끈기라고 한다. 그러니까 끈기는 단순히 버티기만 하는 게 아니라 끝까지 이루려는 집념의 행동이다.
미국 펜실베니아 대학 심리학과의 앤절라 더크워스 교수는 “성공의 비결은 타고난 재능이 아니라 ‘그릿(GRIT)’이다”라고 정의했다. ‘그릿’은 우리말로 ‘실패에 굴하지 않고 끝까지 밀고 가는 힘’을 뜻한다. 성공한 사람들을 살펴보니 타고난 재능이나 IQ, 스펙보다 더 크게 작용한 것이 열정과 집념으로 끈기 있게 해내는 힘이었다는 것이다. 문제를 풀다가 잘 안 풀릴 때 “난 안 돼” “못 하겠어”가 아니라 “다시 한 번 더 풀어 봐야지!”하는 마음가짐이 바로 그릿이다. 어렸을 때부터 문제해결습관을 길러 온 아이는 인생에서 마주치는 문제 앞에서도 회피하지 않고 끝내 풀어낼 것이며, 실패에도 좌절하지 않고 다시 도전하는 태도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아이를 만드는 데는 부모의 노력도 중요하다. 따지고 보면 끈기가 아이에게만 필요한 것은 아니다. 아이에게 양치 방법을 알려줄 때를 떠올려 보자. 평생 쓰이는 좋은 습관은 단시간에 물들지 않는다. 부모의 끈기야 말로 포기하지 않는 습관, 결국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아이에게 필요한 필수 요소다.

끈기를 자극하는 엄마의 말, 말, 말!

  1. 1. “잘하지 않아도 괜찮아”
    못하면 혼날 것 같은 두려움 때문에 아예 시도조차 하지 않으려는 아이들이 있다.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포기하는 일이 반복되면 끈기는 기르기 어렵다. 결과보다는 과정과 도전을 칭찬해줄 때 아이는 지속할 수 있는 힘을 얻는다. 아이의 노력을 격려해 줄 것!

  2. 2. “우리 같이 숨은 그림 찾기 할까?”
    집중력이 필요한 놀이는 끈기를 기르는 데 좋다. 만약 아이가 혼자서 끝까지 해내는 것을 힘들어 한다면, 옆에서 부모가 같이 해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특히 일정 시간 집중해 무언가를 찾아내는 숨은그림찾기나 다른그림찾기 놀이는 끈기와 집중력, 관찰력을 키우는 데 좋다.

  3. 3. “너는 어떻게(how) 생각하니?”
    어떤 문제에 대해 깊이 생각하는 일은 끈기와 집중력을 필요로 한다. 스스로 생각하는 훈련이 된 아이는 끝까지 해내는 힘도 키우게 된다. 질문을 통해 아이가 스스로 생각할 기회를 주도록 하자. ‘왜(why)?’라는 질문보다는 ‘어떻게(how)’라고 질문을 받은 아이가 자신의 생각을 존중받고 있다는 생각에 자존감과 자신감을 얻게 된다.

정찬호

정찬호는 중앙대학교 의과대학 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어린이와 청소년 그리고 부모를 위한 학습 클리닉(Edu-clinic)을 국내 최초로 도입하였으며, 교육부 자기주도학습정책자문위원 등을 역임했다. 현재 마음누리 학습 클리닉을 운영하고 있다. EBS [생방송 60분 부모],[생방송 교육마당] 등 출연하는 방송마다 화제를 모으며 ‘행복한 공부’ 멘토로 활약하고 있다. 저서로는 [공부 전문의 정찬호 박사의 헥사 학습법], [내 아이를 위한 끈기의 기술](공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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