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이와 왜 이렇게 안 맞을까?

나는 아이와 왜 이렇게 안 맞을까?피할 수 없는 자녀와의 갈등, 어떻게 풀어갈까

글. 이현미(아동청소년상담센터 지오 소장) | 인포그라픽. 김영진 | 2017년 2호

2017. 03. 15 600

“아이를 누구보다 사랑하지만 솔직히, 아이 키우는 일이 이렇게 힘들 줄 몰랐어요.”,
“너무 속이 상해서 한참 혼낸 다음에는 또 한없이 미안한 마음이 들어요.”
가장 사랑하면서도 때론 가장 힘든 존재가 바로 자녀입니다.
특히 사춘기가 점점 빨라지면서 첨예한 갈등이 빚어지는 자녀의 나이가 더 낮아지고 있습니다.
엄마들은 언제, 어떤 상황에서 아이와 갈등을 겪을까요? 또, 왜 이렇게 자녀와 갈등이 생기는 것일까요?
그리고 어떤 방법으로 해결하면 좋을까요?

얘는 누구를 닮아서 이렇게 말을 안 듣지?

“매일 하는 숙제, 잔소리 안 해도 알아서 하면 얼마나 좋을까요?”, “고학년쯤 됐으면 자기 물건은 알아서 정리하면 좋을 텐데, 왜 매번 큰소리를 내야 움직일까요?” 이런 한탄을 하는 엄마들이 많습니다. 아이와 마찰이 빈번해서 집안 분위기까지 냉랭하게 만들 때가 많다며 속상해합니다. 심지어 ‘아이만 잘하면 우리 집이 평온할 텐데, 늘 시끄럽구나.’라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내가 어릴 때는 저 정도는 알아서 했는데, 얘는 정말 왜 그러는지 모르겠어.’라는 생각에 답답해하기도 하고요.
그런데 이것이 정말 아이만의 문제일까요? 아닙니다. 아이의 문제는 결코 아이만의 문제가 아님을 잊지 마세요. 타고난 기질은 어쩔 수가 없지만, 부모가 어떤 태도를 취하느냐에 따라 아이들은 달라집니다. 아이의 기질을 정확히 이해하고 수용해 준다면, 또 남들보다 천천히 가더라도 잘 가고 있다는 믿음을 갖고 대한다면 아이는 조금씩 달라집니다.
때로는 아이가 제대로 하고 있지 않는 이유는 무언가에 대한 ‘불만’이 생겨 그것에 대해 표현하는 것일 수 있습니다. 잘 살펴보면 부모의 부정적 감정이 아이를 향해 날카롭게 표출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부부관계가 원만하지 않아 생긴 부정적인 감정이 아이에게 불똥이 돼서 날아갈 수도 있는 거죠. 부모의 부적절한 양육태도가 부모자녀 갈등에 영향을 주기도 하므로, 아이에게서만 문제를 찾아서는 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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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료 출처: 재능교육, 30~40대 학부모 588명

육아지식, 아는 만큼 되지 않는 이유

여러 매체를 통해 쏟아지는 자녀양육법을 접하면서, 요즘 엄마들은 이미 자녀교육에 있어 준전문가 수준인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육아지식이 많다고 실천으로 옮기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닙니다. 막상 현실 앞에 놓이게 되면 아는 지식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감정이 앞서기 일쑤입니다. 알아도 실천이 안 되니 엄마도, 아이도 괴로울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다면 갈등이 생각보다 잘 풀리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엄마가 자라오는 동안 경험한 가족관계, 아이와 엄마 기질의 부조화, 아이에 대한 지나친 기대, 엄마의 공감능력의 부족 등을 들 수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엄마의 어린 시절 가족 경험은 자녀의 양육 태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칩니다. 자라면서 부모에게 공감받지 못하고 늘 지적만 받았던 사람이 나중에 부모가 돼 자녀를 똑같이 대하기도 합니다. 자신의 부모에 대한 과거 또는 현재의 감정과 가족 구성원들이 나에게 대했던 태도를 내 아이에게도 그대로 취하게 되는 것입니다. 혹시 나의 내면에 이런 모습이 없는지 살펴보고, 건강하지 못한 점이 있다면 이를 끊어내는 노력을 해야 합니다.
기질의 부조화도 아이와의 갈등을 증폭시킵니다. 엄마는 꼼꼼한데 아이는 덜렁대는 기질이라면, 엄마는 답답해하고 아이는 스트레스를 받겠지요. 성격이 급해서 항상 일찍 준비하는 엄마 눈에는 등교 시간이 다 돼 가는데 그제야 준비물을 챙기고 느릿느릿 옷을 입는 아이가 답답할 수밖에 없습니다. 반대의 경우도 있습니다. 아직 시간이 충분히 남았는데도 일찍 가야 된다면서 가뜩이나 바쁜 엄마를 재촉하는 아이도 있습니다. 기질의 차이입니다. 서로 다른 기질을 맞추기는 무척 어려운 데다가, 아이에 대한 지나친 기대까지 더해지면 건강한 육아를 실천하기 어렵습니다. 이에 더해 엄마의 공감능력이 부족한 경우, 아이와의 갈등은 더욱 풀어 가기 어렵습니다. 사람은 이해받는다는 느낌을 받을 때 상대의 말을 받아들입니다. 아이가 이해받고 존중받는다는 느낌을 먼저 주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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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료 출처: 재능교육, 30~40대 학부모 588명

비난과 지적보다는 노력과 잘한 부분을 먼저 발견하자

아이들이 제일 싫어하는 것은 비교와 비난, 강요입니다. 부모가 욕심이 많고 기대가 높은 경우, 아이가 잘하고 있는 모습보다 잘 하지 못하는 모습이 더욱 크게 보입니다. 아이가 “싫어!”라고 거부하며 부모의 의견에 따라주지 않을 때에는 감정적으로 대응해 아이를 비난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사실 아이의 거부 표현 안에는 “나는 그것보다 이렇게 했으면 좋겠어.”라는 아이 자신만의 판단과 의견이 숨겨져 있습니다. 아이가 바라는 바에 대해 솔직하게 말할 수 있도록 아이를 감정적으로 대하지 말고, 부드럽게 이끌어 보세요. 아이를 가르치고 훈육해야 할 대상으로만 보지 말고 이해해 보려는 엄마의 기다림이 필요합니다.
만일, 부모가 좋아하지 않는 친구와 아이가 어울릴 때에는 아이나 친구의 탓을 해서는 안 됩니다. 친구사귀기에 대해 편안하게 이야기를 나누어 보며 그러한 친구들을 찾게 되는 우리 아이 안의 욕구가 무엇인지 살피고, 근본적으로 그것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주어야 합니다. 그러다 보면 아이가 좋은 친구를 선별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기고, 부모와의 갈등은 최소화될 것입니다.

아이와의 갈등, 이렇게 줄여보세요!


  1. 1. 감정이 조절되지 않을 때는 훈육을 멈춰주세요.
    아이의 행동을 보면서 화가 불쑥 치솟을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그런 감정을 조절하지 못한 채로 훈육할 경우, 갈등의 골이 더 깊어질 뿐 아니라 자칫 아이가 부모의 행동을 따라 감정을 조절하기 힘들게 되기도 합니다. 아이는 부모의 거울, 부모가 감정을 다스리는 모습을 보면서 그대로 따라하게 되니까요.
  2. 2. 비난과 지적보다는 엄마의 ‘바람’을 말해 주세요.
    비난과 지적은 아이와 대화의 문을 닫게 합니다. “네가 이렇게 해서 문제야.”라고 말하는 ‘You-massage’보다는 “네가 그렇게 했으면 좋겠다.”라고 말하는 ‘I-massage’ 방식이 아이가 받아들이기에 좋습니다. 예를 들면, “나는 네가 이 일을 잘 마무리해서 책임감을 배웠으면 좋겠어.”라고 말입니다.
  3. 3. 아이의 행동을 넘어선 비난은 절대로 하지 마세요.
    대화의 주제는 행동에 맞추어야 합니다. 아이의 문제행동을 넘어 “너는 그런 사람이야.”와 같이 인간성에 대한 이야기는 삼가야 합니다. 아이의 인격을 무시하는 투는 자존감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아이의 반발심을 사게 됩니다.
  4. 4. 긍정적인 행동을 ‘강화’하는 칭찬을 아끼지 마세요.
    아이가 잘못했을 때에만 고치려 하지 말고, 잘한 행동을 ‘강화’해 잘 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도록 하세요. 잘못했을 때마다 잔소리하면 오히려 이것이 부정적 행동을 ‘강화’하게 됩니다. 아낌없는 칭찬이 아이에게 약이 됩니다.
  5. 5. 아이의 불만에 귀 기울여 주세요.
    아이가 부모의 말을 잘 듣지 않는 것은, 지금 무언가 불만이 있다는 뜻입니다. 아이의 불만이 무엇인지 알아내야 해요. 관심, 사랑, 놀이 등 아이에 대한 충분한 감정적 보살핌과 동시에 훈육을 해야 아이가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6. 6. 자녀의 이야기에 공감해야 합니다.
    많은 부모들은 논리적으로 설명하고 설득하는 데 익숙하지 자녀의 정서를 공감해 주는 것은 부족한 경우가 많습니다. 아이의 상황과 마음을 충분히 이해하고 공감하면, 일방적으로 아이를 이끌지 않고 아이의 특성과 상황을 인정하게 됩니다.
이현미

이현미는 숙명여자대학교에서 아동심리치료 전공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아동청소년상담센터 지오’를 운영하면서 아이들과 부모들의 삶의 파트너이자 멘토로서 역할을 하고 있다. 한국놀이치료학회 이사, EBS <부모 – 육아를 부탁해> · SBS <우리아이가 달라졌어요> 솔루션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