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의력의 절친, 호기심!

창의력의 절친, 호기심!

글. 문정화(인천재능대학교 아동보육과 교수) | 모델. 전유림, 조무건 | 사진. 그림스튜디오, 유토이미지 | 2017년 2호

2017. 03. 15 234

어린 아이와 과학자 사이에는 공통점이 있다. 그게 뭘까? 바로 호기심과 재미!
아이들은 넘치는 호기심으로 세상을 탐구하고, 재미있게 놀면서 세상을 배운다.
과학자들은 아이와 같은 호기심으로 미지의 분야를 연구하며 희열을 느낀다.
“나는 특별한 재능이 있는 것이 아니라, 단지 호기심이 많았다.”
세상을 변화시킨 아인슈타인의 놀라운 연구 성과 뒤에도 호기심이 있다.
세상에 대한 호기심으로 수많은 관심과 질문을 생산하고,
즐거움과 재미를 느끼면서 그에 대한 답을 찾다보면 바로 창의성과 만나게 된다.
호기심과 재미는 창의성의 문을 여는 열쇠다.

서브이미지

호기심과 재미가 창의적 문제해결의 주역!

2015년 6월 8일 영국의 조간신문 [Daily Mirror] 1면 상단에 ‘D ily Mirr r’ 라고 ‘a’와 ‘o’가 빠진 제호가 게재되었다. 신문뿐 아니라 유명 브랜드 로고와 상점 간판, 네온사인, 방송국 간판 등에서 ‘a’, ‘b’, ‘o’ 가 빠져 있었다. 코카콜라는 ‘C c C l ’로, 스타벅스는 ‘St r ucks’로 표시되어 있었다. 단순히 조판 상의 실수로 인한 사고일까? 내막을 들여다보면, 영국 정부가 헌혈의 중요성을 일깨우기 위해 ‘사라진 ABO를 찾아라(Missing Type)’ 캠페인을 벌인 것이었다. 캠페인은 혈액형이 세 개의 알파벳(A, B, O)으로 표시된다는 점에 착안해서 진행되었다. 세 글자가 들어가는 부분을 빼고 빈 칸으로 남겨 두면서 대중의 관심과 호응을 얻어 결국 캠페인은 대성공을 거두었다. 뿐만 아니라 이 캠페인으로 29개의 홍보 마케팅상과 ‘칸느 라이언즈 국제 창의성 페스티벌’에서 건강과 웰니스 부문 금메달을 거머쥐기도 했다. 캠페인이 성공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완전하다고 생각했던 모양에서 일부 철자가 빠지면서 사람들의 ‘궁금증’을 불러왔기 때문이다. 어떤 철자가 빠졌고 왜 빠졌을까 하는 호기심과 함께 사람들은 불완전한 단어에 대해 주목했다. 그리고 어려운 일도 여럿이 머리를 맞대면 놀라운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재미’ 있는 경험을 하게 됐다.
호기심과 재미는 서로 얽혀 있다. 호기심이 생기면 그 안에 빠져들게 되고, 탐구정신이 싹 트면서 재미라는 불꽃에 부싯돌이 되어 질문을 하게 된다. 호기심과 재미가 힘을 합쳐 창의력이라는 파워가 생겨나게 되는 것이다.

서브이미지

호기심이 강해야 창의성도 강해진다

호기심이 강해 늘 질문을 달고 사는 아이가 오늘은 “엄마, 무지개는 딱딱해요? 물렁물렁해요?”라고 묻는다. 당신이라면 이 질문에 뭐라고 답할 것인가? 매번 대답해 주는 게 귀찮아서 “쪼끄만 게 뭐 그리 궁금한 게 많냐? 그만 좀 해.”라고 말할 것인가? 아니면 과학적으로 입증된 정답을 찾아 주기 위해 애를 쓸 것인가?
사실 꾸중할 필요도 없고, 그렇다고 아이가 호기심으로 질문하는 것에 너무 예민하게 과학적인 답을 찾으려고 애를 쓸 필요도 없다. 꾸중과 지나친 설명은 호기심의 싹을 잘라 버리고,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기를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빼앗아 버리게 된다. 그저 “네 생각은 어떠니?”라고 간단히 되물어 보자. 아이는 나름대로 생각의 날개를 펼쳐갈 수 있을 것이다. 아이는 어쩌면 “아마 딱딱할 거야. 왜냐하면 선녀들은 무지개를 밟고 다니는데 그럼 무지개가 딱딱한 것이 좋을 것 같아.”라고 대답할 수도 있다. 이때 아이의 답이 틀린지 맞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아이 스스로 생각했다는 자체를 칭찬해 주고 아이가 좀 더 생각을 확장시킬 수 있도록 도와주기만 하면 된다.
뉴질랜드의 선생님들은 ‘질문’하는 아이를 높이 평가하고, 아이가 어떤 대답을 하더라도 틀렸다는 말을 하지 않는다고 한다. 아이의 대답 속에는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한 논리나 상상을 바탕으로 한 나름대로의 이야기가 녹아있다. 아이의 대답이 틀리지 않은 것은 이런 아이의 논리와 상상력이 창의성으로 연결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호기심이 부족한 아이는 문제를 찾아내는 민감성과 경험, 지식의 부족으로 문제해결 능력과 의사결정 능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끝없는 호기심이 창의성과 문제해결의 첫 단추라고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서브이미지

생각의 그물을 넓혀가는 호기심

아이에게 창의성의 토대가 되는 호기심을 길러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여러 가지 방법이 있지만 질문을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질문에는 여러 종류가 있는데, “예.”, “아니오.” 또는 한 가지 정답을 요구하는 질문보다는 여러 가지 대안들을 제시할 수 있는 질문을 해야 아이의 호기심을 발동시킬 수 있다. 예를 들면, “만약 ~하면 어떻게 될까?”, “~할 때는 어떤 일이 일어날까?”, “너는 왜 그렇게 생각하니?”, “~와 같은 것을 상상해 볼까?”와 같이 여러 가지 대답이 가능한 질문이 호기심을 발동시키는 데 더욱 도움이 될 수 있다. 만약 아이가 엉뚱한 대답을 한다고 하더라도 절대 비웃거나 무시하지 말고, “재미있는 답을 생각해 냈구나.”, “어떻게 그렇게 흥미로운 것을 찾아냈니?”라고 격려하면서 “또 다른 이유는 없을까?”라고 생각의 그물을 넓혀갈 수 있도록 해주는 것도 좋다.
이스라엘에서는 ‘하브루타(chavruta)’라는 토론 문화를 통해 식사시간을 이용해 부모와 자녀가 자유롭게 토론을 한다. 이때 오가는 질문과 토론이 창의력을 키운다. 부모와 자녀가 동등한 발언권을 가지고, 아이의 말을 경청하고 질문하는 과정을 통해 생각의 폭을 넓힐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서브이미지

‘하하’에서 시작해 ‘아하!’를 맛보며 창의성이 자란다

하나의 어려운 문제를 가지고, 한 집단에게는 코미디 영화를, 다른 집단에는 수학문제를 푸는 영상을, 나머지는 테레사 수녀 관련 영상을 보여준 다음 문제를 풀도록 했다. 그 결과 코미디 영화를 본 학생들이 문제의 정답을 가장 많이 맞혔다. 이 실험을 통해 미국 코넬대학 앨리스 아이센 교수는 ‘기분이 좋으면 창의성과 문제해결 능력이 높아지고 도전적인 과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도 커진다’는 결론을 도출해 냈다.
세계 최대의 인터넷 검색 서비스 기업 구글은 사무실을 놀이터와 같은 공간으로 배치해 창의적 사고를 부추긴다. 당구대나 미끄럼틀, 사격장 등을 배치해 스트레스를 줄이고 즐겁고 신나는 공간으로 만들었다. 우리 아이가 지금 어떤 공간 속에서 공부하고 있는지 생각해 보자. 스마트폰, 텔레비전만 좋아하고 책상 앞에 진득하게 앉아 있지 못한다고 조바심내고 있는 건 아닌지, 엄마의 잔소리를 피해 억지로 연필만 돌리며 책상 앞에 앉아 있는 건 아닌지.
즐거움 속에서 창의성은 꽃을 피운다. 웃음이 가득한 분위기에서 생활한 아이들의 창의력과 문제해결력이 더욱 높다. 우리는 아이러니하게도 책상 앞에서 엄숙한 시간을 투자해야만 새로운 아이디어나 해결책이 생긴다고 여긴다. 하지만 즐거운 마음을 가지고 스스로 문제해결을 위해 노력해야 정답을 찾아갈 수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아이의 웃음이 호기심을 돋우고 문제해결에 한 걸음 다가가게 한다. ‘하하’거리며 웃는 사이 새로운 뭔가를 깨닫는 ‘아하!’의 세계를 맛보면서 창의성이 자란다.

문정화는 미국 오클라호마주립대학교에서 교육심리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창의성 교육 전문가로 현재 인천재능대학교 아동보육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또한 한국영재학회와 세계영재학회에서 활동하며 영재교육과 창의성 프로그램 개발에 힘쓰고 있다. 저서로는 [또 하나의 교육 창의성], [내 아이를 위한 창의성 코칭], [내 아이를 위한 의사결정능력코칭]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