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만 잘해도 공부는 저절로 된다!

질문만 잘해도 공부는 저절로 된다!아이의 질문을 통해 알 수 있는 몇 가지 것들

글. 박민근(마인드클린 심리상담센터 원장) | 모델. 김연우, 한채윤 | 사진. 그림스튜디오, 유토이미지 | 2017년 2호

2017. 03. 15 400

아이들이 좋아하는 스무고개 놀이 규칙은 간단합니다. 스무 개의 질문을 던지는 동안 답을 알아내야 하죠.
사고력과 추리력이 충분히 발달하지 않은 유아들은 떠오르는 질문을 마구 던지면서 스무 번의 기회를 쉽게 날립니다.
하지만 조금 더 자란 아이들은 꼭 필요한 질문을 간추려 하고, 이를 통해 추리하며 답을 찾아냅니다.
질문하는 능력이 곧 답을 찾는 능력입니다. 질문을 잘하는 아이는 해답도 잘 찾아냅니다.

상담 센터를 찾는 아이들은 대부분 마음의 상처 문제 때문에 옵니다. 하지만 간혹 더 나은 진로를 위해 스스로 상담을 신청하는 아이들도 있습니다. 그런 아이들과의 상담은 즐거우면서도 스릴이 있습니다. 한결같이 호기심 어린 눈으로 많은 질문을 하기 때문이죠. 아이들이 진로 상담에서 던지는 사회, 직업, 미래에 대한 질문은 당황스러울 정도로 기발합니다. 뛰어난 질문 능력을 가진 아이들이죠. 질문을 잘하는 아이들은 자신의 장래와 학업에도 책임감을 갖고 능동적으로 대처합니다. 아이가 미래 사회가 원하는 창의융합형 인재로 자라려면 날카로운 질문을 멈추지 않는 아이로 키워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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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미래는 엄마가 알아서 하겠죠

진로상담을 위해 상담 센터를 찾은 초등학교 4학년 수빈이는 질문이 없는 아이였습니다. 좀 더 편안한 마음을 가질 수 있게 이끌어 주자 수빈이는 진로에 대한 질문 대신 학업 스트레스로 인한 고통을 호소했습니다. 빡빡한 학원 스케줄과 과외, 동영상 강의 시청 때문에 쉴 틈이 없다는 것입니다. 공부에 대해 긍정적인 마음이 없으니, 공부와 관련된 모든 것이 싫증나고 피하고 싶을 수밖에요. 학습과 관련된 질문을 주고받게 마련인 지금의 시간들이 수빈이에게는 고통스러운 일일 따름이었습니다.
수빈이는 공부하기도 벅차서 다른 책은 전혀 읽지 않고 있었습니다. 해야 할 과제를 모두 마치고 스마트폰을 손에 쥐는 것만이 그날그날의 목표라고 했습니다. 최근에는 엄마와 갈등이 심해져 며칠 동안 엄마와 거의 말을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상담 센터에도 끌려 온 것이니 하고 싶은 질문이 없었고, 제가 던지는 질문들도 몹시 귀찮아했습니다. 한 달 가까이 신경전을 벌이다 제가 자신에게 우호적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나서부터 조금씩 입을 열기 시작했습니다.
“수빈이는 궁금한 게 하나도 없니?”
“엑소 오빠들에 대한 건 모조리 알고 싶죠.”
“너의 미래나 직업 같은 건 어때?”
“그런 건 엄마가 알아서 하겠죠.”
그날의 상담 결과를 수빈이 엄마에게 전하자, 눈물까지 글썽거리며 “다 자기 잘 되라고 한 일인데, 뭐가 문제일까요?”라며 답답해했습니다.
부모의 잘못된 양육과 교육이 아이의 호기심을 죽이고, 학습의 즐거움을 빼앗은 안타까운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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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기심을 꺾지 않는 교육이 참다운 교육

전혀 반대의 사례도 있습니다. 평소 잘 알고 지내는 지인의 딸은 올해 남들이 부러워할 만한 학교, 학과에 입학했습니다. 그분의 딸은 어릴 적부터 UN에서 일하는 것이 꿈이어서 중·고등학교 시절 몇 년에 걸쳐 여러 나라에서 교환학생으로 지냈습니다. 모두 스스로 결정한 일이었습니다. 학업 성취도가 높을 뿐 아니라 무척 발랄하고 용감한 친구였습니다.
몇 번 그 아이와 이야기를 한 적이 있는데, 성취 수준이 높은 다른 학생들과 마찬가지로 진로전문가인 저와 이야기하는 동안 쉼 없이 질문을 던졌습니다. “앞으로 얼마 정도 지나면 중국 경제가 침체기로 들어설까요?”, “한국 경제가 하강기로 접어들었다고들 하는데, 지금 대기업들도 생존하기가 쉽지 않겠죠?” 등 답을 해 주기가 어려운 질문들도 있었죠. 저는 날카로운 질문을 칭찬했고, 그 질문들에 대한 답은 서로 좀 더 공부한 뒤 다시 이야기하자며 마무리했습니다.
교육 전문가들은 아이의 호기심을 꺾지 않는 교육이야말로 제대로 된 교육, 참다운 교육이라는 데 입을 모읍니다. 교육에서 가장 멋진 일은 아이들이 날카롭고 가치 있는 질문을 쏟아내고, 여기에 교사가 훌륭한 대답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 교육은 질문이 없습니다. 무조건 시키는 대로 공부하는 우리 아이들은 일찌감치 ‘공부할 때는 질문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배웁니다. 하지만 세상은 공부해야 할 것들, 질문해서 답을 찾아야 할 것들로 가득 차 있습니다. 세상과 대상에 대한 호기심, 질문이 없는 아이들은 결국 세상의 흐름에 뒤처지는 사람으로 자랄 수밖에 없습니다.
부모라면 아이의 호기심이 꺼지지 않도록 배려하고, 날카롭게 탐색하고 바르게 질문하는 힘을 기를 수 있도록 지지와 성원을 아끼지 말아야 합니다. 어떻게 하면 우리 아이가 질문하는 아이, 제대로 묻고 답을 구하는 아이가 될 수 있을까요?

우리 아이는 공부나 세상일에 대한 호기심을 충분히 가지고 있을까요? 제대로 질문하는 법을 알고, 궁금한 것에 대해 제대로 답을 찾는 법을 알고 있을까요? 다음 체크리스트를 통해 우리 아이의 잠재력 발달과 진로성장에 대해 알아볼까요?

우리 아이가 가진 질문의 힘은 어느 정도일까요?

* 아이가 아래 문항에 솔직하게 응답할 수 있도록 편안한 분위기를 조성해 주세요.
만약 아이가 체크한 내용이 부정확하다는 판단이 든다면 부모가 직접 관찰을 통해 체크해 보기 바랍니다.

아래 항목들에 모두 체크해 보시기 바랍니다. (단, 절대 척도는 아닙니다.)

1. 나는 궁금한 것이 무척 많다.

 
 

2. 모르는 것이 생기면 책과 백과사전을 통해 찾는다.

 
 

3. 공부하다가 모르는 것이 생기면 잘 메모해 둔다.

 
 

4. 틀린 문제는 반드시 왜 틀렸는지 그 이유를 따져본다.

 
 

5. 나는 여러 가지 일에 대해 의논할 멘토가 있다(부모 이외의).

 
 

6. 책을 보면서 생긴 질문을 해결하는 나만의 방법이 있다.

 
 

7. 모르는 것이 생겼을 때 바로 인터넷 검색을 하지 않는다.

 
 

8. 질문하고 답을 얻은 내용을 잘 정리해 둔다.

 
 

9. 질문거리가 생기면 혼자서 골똘히 생각하는 시간을 갖는다.

 
 

10. 부모님과 질문하고 답하는 일이 편안하다.

 
 

11. 학교에서 공부하며 생긴 질문들은 반드시 완전히 이해하고 넘어간다.

 
 

12. 주변에 호기심이 많고 창의적인 친구가 한 명 이상 있다.

 
 

13. 선생님들은 내 질문에 만족스러운 대답을 해 준다.

 
 

14. 가족끼리 대화가 많은 편이다.

 
 

15. 내 방에는 모르는 내용을 찾아볼 참고서나 책, 백과사전이 충분하다.

 
 

우리 아이는 어떻게 질문할까?

– 질문하는 아이의 5가지 유형

  1. 아이가 질문이 많다고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닙니다. 바르게 묻고 지혜롭게 해결책을 찾는 과정이 담보되지 않으면 많은 질문도 무용지물입니다. 아이가 제대로 질문하고 있는지, 질문에 대한 바른 답을 찾고 있는지 살펴야 할 것입니다.
  2. 1. 생각나는 대로 질문하는 아이
    질문은 많지만 그 질문이 무의미하거나 맥락을 제대로 짚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상을 꼼꼼히 읽고 분석하는 일이 귀찮거나 익숙하지 않은 아이들이 이런 모습을 자주 보입니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질문하는 아이도 곧 흥미를 잃고, 대답을 해 주는 사람 역시 지칩니다. 그러므로 아이에게 제대로 된 질문법을 가르쳐야 합니다. 우선, 체험하고 습득한 정보를 정확하게 분석하는 이해력을 길러 주세요. 그러면 생각하는 힘이 자라 주어진 정보를 잘 파악하고 제대로 질문할 줄도 알게 됩니다.
  3. 2. 제멋대로 질문하고 제멋대로 답을 찾는 아이
    부모가 바쁘고, 주변에 제대로 된 답을 줄 만한 지식 멘토가 없을 때 아이들은 인터넷과 같은 매체들에서 잘못된 정보를 축적하게 됩니다. 이런 과정이 지속되면 아이의 사고는 편견과 비합리적 신념으로 채워질 수 있습니다. 스스로 모든 것을 알아낼 수 있는 아이는 없습니다. 좋은 교사가 필요한 이유죠. 아이가 잘못된 정보를 통해 잘못된 생각들을 쌓는 것을 목격했다면 이를 고치기 위한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할 만한 대안은 역량 있는 지식 멘토를 구하는 것, 건전한 독서 모임을 만들어 주는 것, 백과사전이나 책을 통해 바르게 답을 찾는 법을 알려 주는 것입니다.
  4. 3. 과정에는 관심이 없고 답부터 묻는 아이
    생각을 키우는 교육이 아닌 주입식 교육을 받은 아이들이 이런 성향을 보입니다. 어떤 사건이 생긴 과정, 과학적 사실 속에 숨겨진 체계나 원리를 따지는 것보다는 답부터 고르고, 답만 맞으면 그만인 우리 교육이 만든 기형적인 행태입니다. 지금 당장의 점수, 성적, 진학에만 관심이 가 있어서 왜 그런 사실이나 사건이 생겼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는 것에는 별다른 관심이 없는 것입니다. 부모부터 바뀌어야 합니다. 정답을 맞힌 개수보다 왜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는지 묻고, 틀린 답은 그 이유를 함께 찾아보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5. 4. 다 안다고, 질문할 것이 없다고 얼버무리는 아이
    답을 얻는 과정에 문제가 있는 아이들이 보이는 유형입니다. 아마도 답을 들을 때마다 지루했거나 억압적인 상황이 반복되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질문하고 대답을 듣는 일이 지겹거나 부정적 감정으로 채워졌던 경험이 많을 것입니다. 가령 나름 신중하게 질문했는데, “에이, 아직 이것도 몰라.”라거나 “넌 왜 쓸데없는 것만 묻니?”라는 타박을 들을 때가 많았을 것입니다. 그러면 당연히 질문하는 일 자체가 꺼려지게 됩니다. 만약 잘 모르면서도 물으려고 하지 않는 아이가 있다면 왜 그런 태도와 생각을 갖게 되었는지부터 살피고 조금씩 개선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이 유형의 경우 문제는 아이보다는 어른에게 있습니다. 그러니 어른부터 바르게 대답하는 법을 다시 배워야 합니다.
  6. 5. 질문의 논리성이 떨어지고 완성도가 부족한 아이
    질문 연습이 덜 된 유형입니다. 질문 역시 연습이 필요합니다. 제대로 질문하는 법이 존재하며, 그 방법도 꾸준한 연습을 통해 체득할 수 있습니다. 수동적인 학습 대신 능동적인 학습, 창의성 학습, 글쓰기 수업 등이 꾸준히 병행된다면 아이의 질문하는 능력도 차츰 개선될 수 있습니다. 어른들을 위한 책이긴 하지만 제임스 파일, 메리앤 커린치의 [질문의 힘]은 제대로 질문하는 법을 알려주는 좋은 참고서입니다. 아이의 질문 능력을 키워 주기 위해 부모부터 효과적이고 제대로 된 질문이 무엇인가 배울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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